9월 새학기가 시작되고 학교 수업이 어느덧 3주차에 접어들었다. 새학기는 모든 학생들에게 새롭고 낯설지만,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신입생에겐 더더욱 그렇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혹은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진학하는 신입생들은 전혀 다른 환경을 접하며 설렘을 넘어서 종종 큰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에 전문가들의 최근 연구에서 신입생의 원만한 적응을 위해 교사나 학부모, 혹은 학생 스스로 시도할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알아봤다. 


신입생-상급생 연결 위한 학교측 노력 필요 



위스콘신 대학교 매디슨(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의 조프리 보먼(Borman) 교육학 교수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의 진학이 특히나 넘기 어려운 '큰 산'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은 자신들을 배려하고 보살피는 친숙한 환경을 뒤로 한 채 전혀 짐작조차 가지 않는 미지의 세계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보먼 교수 연구팀은 신입생의 적응을 위해 제도적 차원에서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기 위해 위스콘신 지역 11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갓 중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게는 새로운 학교의 적응에 있어 어려운 점을 글로 써보도록 하고 상급생들과의 대화 시간 또한 제공했고, 다른 한 그룹에게는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했다.

분석 결과 상급생들의 도움을 받은 첫번째 그룹의 출석률이 12% 증가한 한편 학칙 위반 등 징계 건수가 34% 감소했으며, 낙제 과목의 수도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상급생들의 도움을 받은 학생들은 이후 "학교 안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교사 및 학우들과의 관계에서 더 유대감을 느꼈으며,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초조함과 불안감을 덜 느꼈다"고 대답했다.  

이에 보먼 교수는 "아이들은 성인보다는 본인의 또래, 즉 자기 자신과 똑같은 아이들과 대화할때 더 편안함을 느낀다"며 신입생과 상급생이 소통할 기회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부모의 적극적인 참여



요크 대학교(York University)의 존 이폴리토(Ippolito) 교육학 교수는 적어도 상급 학교로 진학하는 시기만큼은 조금은 헬리콥터 부모(헬리콥터처럼 자녀를 항시 맴돌며 간섭하는 부모)가 되는 것도 괜찮다고 말하며 새로운 학교 적응 시 부모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폴리토 교수는 학교에서 열리는 행사에 부모가 적극 참여할 것을 조언했고, 부모들이 자녀의 교사들과 '동맹 관계'를 맺는다는 전략적인 입장으로 교사와 연락을 취할 것을 권고했다.

교수는 "교사에게 전화하고 이메일을 보내는 적극적인 자세는 좋지만, 해당 교사에게 보내는 첫 번째 이메일이 '항의'나 '자녀의 위기'에 관한 내용이 되는 건 좋은 전략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하며 "자녀가 해당 교사의 수업을 즐거워한다 등 긍정적인 내용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귀띔했다. 


교외활동으로 대학 입학시 적응 능력 고취



지난 몇 년간 캐나다 학생 연합(Canadian Federation of Students)은 캐나다 전역의 대학 캠퍼스 내에서 더 많은 대학생들에게 정신 상담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해당 인력 확충을 요청해온 바 있다.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이전의 학교와 전혀 다른 새로운 학교생활의 여러 가지 문제들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그리고 왜 몇몇은 더 고군분투 하는지가 콘코디아 대학교(Concordia University) 에린 바커(Barker) 심리학 교수의 주 연구 분야다.

바커 교수 연구진은 고등학교나 대학교의 교외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건강하면서도 학업 성적 또한 우수하며 스트레스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바커 교수는 "대학생들이 좌절감과 우울함을 느끼는 수치가 왜 증가했는 지에 대한 몇 가지 이론이 있는데, 좋은 학업 성취에 대한 압박감 뿐 아니라 폭넓은 사회적 계층에서 오는 수많은 학생 수 자체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초·중·고등학교와 비교했을 때 급격하게 방대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며 그 다양성 때문에 대학이라는 곳의 성격을 파악하고 전반적인 이해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바커 교수는 오늘날 젊은층이 기성 세대에 비해 혼자 역경에 부딪치고 문제를 해결했던 경험이 부족한 것을 원인으로 꼽는 또 다른 이론을 언급했다. 이를 두고 바커는 '헬리콥터 부모'의 부정적인 측면이라고 지적하며, "부모가 과도하게 자녀들의 모든 일을 좌지우지하면 자녀들은 (대학에 가고) 홀로 무언가를 해야 하는 시점이 왔을 때,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자신의 결정에 책임지는 상황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버거워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대학 입학시 겪을 수 있는 고충에 대해 다양한 사람과의 교류, 자립적인 결정 및 문제상황 극복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교외 활동이 완충제 역할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