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총영사관(총영사 정병원)과 한인 단체 KCWN, KOWIN이 공동 주최한 캐나다 한인 공직자들의 토크 콘서트가 지난 24일 오전 10시 버나비 알렌 에모트 센터에서 성황리 개최됐다.  

학부모와 학생 등 한인 동포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행사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우리 자녀 꿈 찾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돼, 캐나다 공직의 세계와 공직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진솔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는 주정부 아동 가족부에서 근무하는 홍태화씨의 진행으로 정주현(대중교통 경찰·주정부), 박찬홍(소비자 보호청·주정부), 이요한(감정 평가원·주정부), 강형욱(해군·연방 정부), 이경민 (서비스 캐나다·연방 정부)씨가 패널로 참석해 공직 진출을 위한 노하우를 생생하고 풍부하게 전달했다.

이에 120분간 진행된 행사의 핵심 내용을 요약, 각 패널들의 발언과 질의·응답을 정리해봤다.




#1. 정주현 트랜짓폴리스 경찰

어릴 적 이민 와 일반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졸업하고 국세청에서 7년 반정도 일을 하다 경찰직으로 전향했다. 연방 경찰인 RCMP로 먼저 경찰직에 몸을 담았다가 현재는 메트로밴쿠버 트랜짓 폴리스에서 대중교통 경찰(Neighbourhood Police Officer)로 일하고 있다. 관할 구역은 에버그린 라인과 밀레니엄 라인 등 스카인트레인을 중심으로, 노스 버나비와 트라이시티 지역 전체의 치안활동(community policing)을 담당하고 있다. 

[조언 한마디] 

경찰이 되기 위해서는 꼭 범죄학(criminology)을 전공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학 수사를 희망하는 사람은 과학을 공부하는 것이 낫고, 화이트 칼라 범죄 수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경영학을 공부하는 것이 다른 사람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가장 빠른 길이다. 

또 매일 40파운드에 달하는 경찰복을 입고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경찰에게 체력은 필수 항목이다. 체력과 더불어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혹은 소수민족 출신)은 경찰 합격이나 진급에도 도움이 된다. 

시경찰이나 주경찰 등의 RCMP는 대학이나 컬리지에서 30학점을 이수한 19세 이상부터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그러나 상황 대처능력과 다양한 경력 등을 갖춘 사람을 우선시 하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중요하다. 

#2. 박찬홍 소비자 보호청 인스펙터

SFU 정치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첫 직장으로 밴쿠버 총영사관에서 경찰 영사와 함께 사건사고 담당을 도맡았다. 그 이후 서비스 캐나다에서 고용보험 담당으로 근무를 했고, 2년 간의 준비 끝에 올해 4월부터 BC주 소비자 보호청(Consumer Protection BC)에서 인스펙터로 일하고 있다. 총 7명의 동료들과 함께 BC주의 여러 유수 산업체들에 대한 라이센스 권한을 담당·규제하고 있으며, 주로 BC주 전체의 영화관이나 영화를 판매하는 업체들을 관할하고 있다.

[조언 한마디]

소비자 보호청은 사업 관행과 소비자 보호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그 관할 하에 있는 인스펙터는 영장없이 BC주 사업체들을 은행 잔고부터 모든사업에 관련된 자료들을 압수수사할 수 있다. 때문에 해당 직업은 채용 시 대학 졸업자(필수)와 법대 졸업자를 우대하고 있으며, 실제 7명의 인스펙터 중 5명이 법대 출신이다. 

또한 이 직업은 경력직 위주의 수시채용이 대부분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인스펙터는 수년의 수사경력과 법률 적용 응용 경험, 수사리포트 작성 경험, 변호사나 퍼블릭을 상대로 일해 본 경험, 회계자료 분석 경험 등을 필수로 요구하고 있다. 
 
학생 신분으로 해야할 일은 대학을 졸업하고 이 직업을 지원하기 전까지 자신만의 이력서를 만드는 것이다. JIBC 같은 학교 경찰 트레이닝 기관에서 수사 과정 수업을 듣거나 법률자료 라이팅(글쓰기) 스킬을 길러놓는 것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도움이 된다. 

또한 전문가들에게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며, 비슷한 수사기관들이 많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분야를 알아보고 지원해볼 것을 조언한다. 

#3. 홍태화 아동 가족부 소셜 워커
 
한국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직장을 다니다가 서른살 넘어서 캐나다로 이민을 왔다. 이민 후 온타리오와 사스캐처원주 등 지역을 옮겨 살다가 아는 지인에게 현재 직업을 추천받고 아동가족부 소셜워커로 일하고 있다. 아직까지 영어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공무원으로서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 하나로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소수민족으로서 공직 사회로 진출해서 일을 한다는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조언 한마디]

소셜워커는 주변의 아동이나 청소년, 여성, 장애인, 노인 등 복지대상자를 선별하여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병원이나 후원자 등의 자원들을 연결해 주고 도움을 주는 일을 한다. 때문에 정신적 의식장애 환자의 평가(Assessment)를 위해 병원에서 근무하기도 하고, 장애인들의 평가와 서비스를 제공해주기 위해 양로원에서 일하기도 한다. 소셜워커의 업무는 크게 현장 업무와 정책·행정업무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소셜워커는 언어 구사적인 능력이 뛰어나야 하는 직업으로, 웬만한 캐내디언보다 영어를 잘 구사해야 한다. 또한 조사를 위한 폴리스적인 요소와 카운셀링적인 요소가 반으로 나뉘어져 있어, 우수한 리포트 작성 능력이 요구된다.

소셜워커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관련 회사나 전문가들을 찾아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 지 적극적으로 물어보는 등의 자세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 나머지 패널들의 발언과 질의·응답 등의 내용은 오는 30일(금)자 지면에서 계속됩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