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밴쿠버 주택 시장이 2월에도 침체 흐름을 이어갔다. 거래는 줄고, 가격은 약세를 보였으며, 매수 대기자들은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4일 광역 밴쿠버 부동산 협회(GVR)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광역 밴쿠버 지역 주거용 부동산 거래는 164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9.8% 감소한 수치이며, 최근 10년 평균과 비교하면 약 29% 낮은 수준이다. 

전체 주택 유형을 합산한 종합 기준 가격은 110만300달러로, 전년 대비 6.8% 하락했다. 전달과 비교하면 0.1% 낮아 사실상 보합권에 머물렀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활성 매물) 중에서 실제로 팔린 비율을 뜻하는 ‘sales‑to‑active‑listings ratio’은 12.6%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이 비율이 일정 기간 12% 안팎에 머물 경우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는 구간으로 본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단독주택은 9%로 가장 낮았고, 타운하우스는 16.6%, 아파트는 14.1%를 기록했다. 단독주택 시장의 위축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셈이다.

협회의 앤드루 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장기 평균을 크게 밑도는 거래 흐름이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닌, 새로운 기준이 됐다”고 진단했다.

◇매물은 줄었지만, 재고는 늘어

2월 신규 매물은 4734건으로 전년 대비 6.4% 감소했다. 특히 아파트 부문에서 신규 공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하지만 전체 매물 재고는 1만3545채로 1년 전보다 6.3% 증가했고, 10년 평균보다 37% 높은 수준이다. 즉, 새로 나오는 매물은 줄었지만 기존에 쌓인 물량이 시장에 남아 있어 선택지는 여전히 넉넉한 상황이다.

리스 이코노미스트는 “봄철 수요가 살아날 경우 재고가 빠르게 줄지 않고 일정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가격을 현재 수준에서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누적 거래가 2026년 전망치를 소폭 웃돌고 있어, 이번 봄 시장이 향후 흐름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둔화 흐름은 전국적인 현상과도 맞물린다. BMO가 2025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잠재 구매자의 67%가 금리 인하를 기다리며 주택 구입을 미루고 있다고 답했다. 경기 침체 우려와 높은 주거비 부담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결국 밴쿠버 시장은 수요는 대기 중이고, 공급은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가격은 완만히 조정되는 국면에 들어선 모습이다. 다가오는 봄 시장이 이 ‘저속 주행’이 굳어질지, 아니면 반등의 계기가 될지 판가름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