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신청 처리 지연으로 인해 캐나다 내 일부 임시 거주자들이 노동 자격을 상실하고, 의료 서비스 등 기본 권리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로이터가 입수한 캐나다 고용부 자료에 따르면, 임시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시장영향평가서(LMIA) 처리 기간은 2023년 9월 58영업일에서 2025년 3월 165영업일로, 거의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한 로이터가 확보한 서비스 캐나다의 내부 문서에 따르면, 2025년 4월 1일 기준으로 해당 부서는 2024년 4월에 접수된 LMIA 신청도 아직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민 전문가들은 “처리 지연이 1년을 넘긴 건 처음”이라며, “현재 많은 이들이 신분을 잃고 있으며, 일부는 불법 고용주에게 착취당하거나, 자격 요건이 부족한 난민 신청을 권유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체류 신분을 잃게 되면, 세금을 성실히 납부해온 임시 거주자라도 합법적으로 일할 수 없고, 공공 의료 서비스(MSP 등) 이용은 물론 자녀의 무상 학교 등록도 제한될 수 있다.
이민부는 “신청이 진행 중인 동안에도 근로는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장기 지연으로 인해 신분을 상실한 경우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민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취업비자(워크퍼밋) 갱신 신청 후 60일 이내에 LMIA를 제출한 경우에만 기존처럼 일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LMIA를 신청한 한 인도계 부부는 아직까지도 결과를 받지 못했다. 이들은 현재 캐나다에 합법적으로 체류 중이지만, 취업비자가 만료돼 일할 수 없고, 다섯 살 아들도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상황이다.
연방 자유당 정부는 과거 신분을 잃은 이민자들에게 정착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후 일부 특정 산업 종사자에 한정해 소규모로 적용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민 전문가들은 최근 캐나다 정부가 이민자 증가로 공공 서비스에 부담이 커졌다는 비판 속에, 이민 규모 축소로 정책 기조를 전환했으며, 자발적인 출국을 유도해 목표 인원을 줄이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부는 신청 급증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월별 신청 건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몇 명이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민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캐나다 내에서 취업비자를 신청하는 이주민 수는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승인율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정 변화와 신청자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연을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