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마다 먹은 '진통제'가 통증 원인이었다니···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이해림 헬스조선 인턴기자 news@vanchosun.com

최종수정: 2022-05-16 08:47




통증이 생길 때마다 소염제를 찾는 습관은 버리는 게 좋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급성 통증이 생길 때마다 복용한 소염제가 오히려 통증을 만성화시킨다.

캐나다 맥길대 연구진은 급성 허리 통증을 앓는 참가자 98명을 3개월간 추적 조사해, 체내 염증 반응을 거친 사람은 통증이 사라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통증이 사라진 사람들은 백혈구의 일종인 중성구(neutrophils)가 활성화돼 몸에 염증이 생겼고, 염증이 점차 가라앉음에 따라 중성구 수치도 감소했다. 반면, 통증이 만성화된 사람들은 염증 반응이 미미했으며 중성구 수치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백혈구의 40~70%를 차지하는 중성구는 체내로 들어온 세균을 죽이고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데 관여한다.

이후 연구진은 소염제를 복용해 염증 반응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통증을 만성화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허리에 급성 통증이 있는 사람들이 ▲비스테로이드 소염제(NSAIDs) ▲아세트아미노펜(해열진통제) ▲항우울제를 복용한 후, 이들의 통증이 어떻게 변했는지 분석했다. 연구에 활용한 데이터는 영국 바이오뱅크 프로젝트(UK Biobank project)에서 가져왔다.

그 결과, 급성 허리 통증이 생겼을 때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를 먹으면 통증이 만성화될 가능성이 1.76배 커졌다. 연구진의 추측에 따르면 이는 소염제의 염증 완화 작용이 몸의 자연스러운 회복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아세트아미노펜과 항우울제는 급성 허리 통증이 만성화되는 것과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었다.

통증을 연구하는 맥길대 심리학과 제프리 모길 교수는 “중성구는 염증이 생긴 후 조직이 재생되는 과정에 관여한다”며 “몸에서 염증이 생기는 덴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에, 약을 먹어서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을 방해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저널에 지난 11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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