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인구 너무 빨리, 많이 늘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최종수정: 2024-04-19 13:37

‘역대급’ 인구 급증에 전역에서 주택 부족 시달려
인구 증가는 인력난에 큰 도움··· 신중한 균형 필요



캐나다 인구가 단기간에 급격히 늘어나면서 인력난은 제법 해소됐지만, 주거난은 심각해졌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CIBC의 앤드류 그랜트햄(Grantham) 수석 경제학자는 18일 발표한 심층 경제 보고서를 통해, 캐나다 경제에 호재로 작용했던 인구 증가가 점차 통제 불능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2022년 초만 해도 비영주권자가 주도한 인구 증가가 팬데믹발 구인난으로 심화된 빈 일자리를 채우는 데 큰 도움이 됐지만, 2022년 중반 이후에는 심각한 주택 부족과 임대료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캐나다 정부는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인력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이민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캐나다의 인구는 지난해 40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탔고, 인력 부족난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동시에 역대급수준의 이민자 수를 받아들이면서, 가뜩이나 부족했던 주택 매물은 더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임대료도 치솟았다.

 

캐나다의 인구 증가가 비영주권자, 특히 학생에게 편중되면서 1인 가구가 증가한 것 또한 주택난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6~21년 사이 개인 가구 수는 6.5%가 증가했는데, 이는 전체 인구 증가율인 5.5%를 넘어선 수치다. 게다가 2021년 이후 증가한 인구의 대다수는 비영주권자가 차지하는 만큼, 주거난은 더 심화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이후 캐나다의 인구는 주택 공급이 수용할 수 있는 인구보다 약 110만 명(35%)이 더 증가한 반면에, 늘어난 노동력 수요는 최대 70만 명(20%)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보고서는 신규 이민자들이 노동시장에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랜트햄 경제학자는 캐나다 태생자의 2015년 이후 노동 참여율이 약 3% 감소하는 등 노동 인구는 고령화되고 있었는데, 신규 이민자가 일자리 공백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인구 증가와 노동력 문제 해결 사이에 신중한 균형이 존재해야 하지만, 인구 급증이 너무 빨리, 너무 과하게 이뤄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민자 증가가 주택난을 가중시켰다는 여론이 커지자, 정부는 지난해 말 유학생 수를 제한한다고 발표하는 등 신규 이민자의 유입 속도를 늦추는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의 신규 비영주권자에 대한 새로운 목표가 달성되면 현재 약 3%인 캐나다의 인구 증가율은 2025~261% 미만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에 그랜트햄은 인구 증가율 감소만으로는 지금의 주택 부족난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임대료는 소비자 물가지수(CPI) 수준으로 줄어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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