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조개_봄 못지않게 알차고 쫄깃… 구이·샤부샤부·찜 요리를 배우다

김성윤 기자 gourmet@chosun.com

최종수정: 2012-03-19 14:40

선선하던 바람이 싸늘하게 느껴진다면, 가을이 물러가고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이다. 이럴 때 맛이 드는 음식이 조개다. 따끈한 국물에 조개를 익혀 먹는 조 개 샤부샤부는 조개 고유의 맛을 최대한 살린 요리다./유창우 영상미디어 기자 canyou@chosun.com

조개가 입을 벌릴 때, 그때가 바로 먹을 때

찬바람이 불면 맛이 드는 음식이 여럿이다. 그중 조개도 들어간다. 흔히 '봄 조개'라고 하지만, 가을 조개도 봄 못지않게 알차고 쫄깃하다. 불 피우고 그릴을 얹어 만드는 조개구이도, 뜨끈하면서도 시원한 조개탕도 차츰 쌀쌀해지는 날씨와 절묘하게 어울린다. 여기에 술 한 잔까지 곁들인다면.

요리잡지 '월간 수퍼레시피' 헤드쿡(head cook) 신지연씨와 조개를 사러 이른 새벽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 갔다. 어패류 전문 가게마다 계단형 수족관 진열대에는 다양한 조개로 가득했다. '쌍둥이상회' 주인 박용근씨는 "여름이 안 좋지, 조개는 봄이나 가을이나 똑같다"고 했다. "맛조개하고 소라만 빼고요. 맛조개하고 소라는 여름에 살이 좋죠."

박씨는 "구이나 찜용으로 조개를 여러 가지 모둠으로 파는데 1㎏당 1만원"이라며 "1인당 1㎏쯤으로 잡으면 된다"고 했다. 신지연씨는 "구이나 찜 하기에는 아무래도 작은 조개보다는 씨알 굵은 조개들이 낫다"면서 "백합, 가리비, 웅피, 대합, 떡조개, 우럭조개, 참조개, 웅피, 명주조개, 피조개 따위가 알맞다"고 했다. 그는 "국물 우리기에는 바지락·모시조개·동죽 등이 좋은데, 볶음요리에도 어울린다"고 했다. 키조개도 섞어 달라고 하자, 박씨는 "따로 사야 한다"고 했다. 키조개는 2개 5000원이다. 요즘 귀하다는 피조개도 따로 사야 한다. 1㎏ 1만4000원. 시원한 국물 맛 일품인 홍합도 쌀쌀한 저녁 빠질 수 없다. 쌍둥이상회에 없어서 옆 가게에서 샀다. 5년쯤 자라 씨알 굵은 자연산 1㎏에 3000원, 대개 1년 키워 출하해 알이 작은 양식산은 1㎏에 1500원이었다.

주인 박씨가 검은 비닐봉지에 조개를 찬찬히 골라 담는 동안 신씨가 조개 고르는 법과 보관하는 법을 알려줬다. "입을 꼭 다물어 껍데기가 열리지 않거나, 껍데기가 깨진 조개는 아예 빼버리세요. 껍데기가 닫혔으면 죽은 조개예요. 깨졌다면 상했기 십상이고 죽었을 확률이 높아요. 집에 가져간 다음에는 신선하게 보관하는 것이 중요해요. 해감시켜서 냉장고에 보관하세요. 해감시킬 때는 염도 3% 정도의 옅은 소금물에 하루밤 또는 4~6시간 담가두세요. 해감시킨 다음 씻을 때는 민물도 괜찮아요.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바락바락 주물러 가면서 서너 번 씻으세요."

신씨는 "조개는 살이 질겨지기 쉬우니, 겉에만 익은 척하면 불에서 빼라"고 했다. 조개가 겉만 익은 척하면 빼라니, 쉽지만 애매하기도 하다. 수퍼레시피 쿠킹 스튜디오로 신씨를 따라가 조개구이와 찜, 그리고 집에서 만들어 먹기 쉽고 맛있는 요리 두어 가지 만드는 법을 정확하게 배웠다.

월간‘수퍼레시피’의 헤드쿡 신지연씨(가운데)가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조개를 고르고 있다./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gokorea21@chosun.com
♣ 조개요리 레시피

■ 조개샤부샤부

탕이나 찜과 조금 다르게 조개를 즐길 수 있는 요리. 조개 국물을 우리려면 약한 불에서 10분 이상 끓여야 맛있다.

▶재료(2인분 기준): 모시조개 10개(200g), 백합조개 10개(200g), 맛조개 6개, 대파 1대, 쑥갓 1/3줌(50g), 미나리(또는 참나물) 1줌(50g), 다시마(가로·세로 10㎝) 1장, 청주 1큰술, 물 3컵

▶소스 재료: 양조간장 1큰술, 연겨자 1작은술, 식초 2큰술, 배즙(또는 사과즙) 1큰술

▶준비하기
①조개는 어두운 곳에서 3시간 정도 해감한다.
②대파는 5㎝ 길이로 썬다.
③쑥갓과 참나물은 굵은 줄기를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 씻는다.
③모든 소스 재료를 잘 섞는다.

▶만들기
①냄비에 다시마와 물을 넣고 끓인다. 끓어오르면 다시마를 건진다.
②1에 청주와 대파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조개를 넣고 입이 벌어지면 꺼내서 소스를 찍어 먹는다. 쑥갓과 참나물은 넣어 익혀가며 먹는다.

■ 모듬조개찜

▶재료
(2인분 기준): 각종 조개 400g, 방울토마토 5개, 대파(흰 부분) 8㎝

▶양념 재료: 청주·올리브오일 1큰술씩, 소금 1/5작은술, 후춧가루 1/8작은술

▶미나리간장 양념 재료: 미나리 2줄기, 양조간장·식초·맛술 1큰술씩, 설탕 1/2작은술

▶준비하기
①오븐을 섭씨 200도로 예열한다.
②모시조개는 깨끗이 씻어 헹군다.
③미나리를 0.5㎝ 간격으로 썰어 나머지 미나리간장 재료와 섞는다.
④대파는 폭 2㎝로 썰고, 방울토마토는 2등분한다.

▶만들기
①종이 포일(또는 알루미늄 포일)을 약 1m 길이로 잘라 반으로 접는다. 한쪽 가장자리를 1㎝ 폭으로 두 번 접는다. 오븐 용기에 놓고 접은 쪽의 반대편을 벌려 조개·방울토마토·대파를 넣고 양념 재료를 뿌린다. 나머지 반대편 가장자리도 똑같이 접는다. 양쪽을 비틀어 고정한다.
②1을 오븐에 넣고 20분쯤 굽는다.
③오븐 용기째 낸다. 미나리간장에 찍어 먹는다.

조개구이는 집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요리다. 왼쪽 아래는 키조개 치즈구이./유창우 영상미디어 기자 canyou@chosun.com

■ 키조개 치즈구이


조개구이는 조개를 가장 쉽고 맛있게 즐기는 요리법이다. 숯이 있다면 제일 좋지만, 가스레인지라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불에 그릴을 얹고 거기에 그대로 올리거나 그릴에 알루미늄 포일을 깔고 조개를 얹고 익히면 된다. 조개는 너무 익으면 살이 질기니 덜 익히는 편이 낫다. 노량진시장 쌍둥이수산 박용근씨는 “조개가 입을 벌릴 때까지만 익히라”고 했다. 조개는 자체로도 맛있고 간이 돼 있으니 별다른 양념을 해 구울 필요가 없다. 별미 키조개 치즈구이 만드는 법만 따로 소개한다.


▶재료(3~4인분 기준): 손질한 키조개 4개, 양파 1/4개(80g), 홍·청 피망 1/4개씩, 슈레드 피자치즈 8큰술


▶초고추장 소스 재료: 설탕 1 1/2큰술, 식초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고추장 2큰술


▶만들기
①키조개의 관자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②양파를 굵게 다진다.
③초고추장 소스 재료를 잘 섞는다.
④키조개 껍데기 위에 1의 관자를 올린다. 키조개 1개당 양파, 초고추장 소스 1큰술, 피자치즈 2큰술을 순서대로 뿌린다.
⑤바비큐 그릴에 올려 뒤적이지 말고 굽는다. 피자치즈가 알맞게 익을 때까지 타지 않게 굽는다.


Tip
―양념이 탈 수 있으니 다른 조개들은 가운데 놓고 화력이 약한 가장자리에 키조개를 올려 구워야 양념이 타지 않고 맛있게 익는다.

중국식 조개볶음.

■ 중국식 조개볶음


▶재료: 모시조개 200g, 동죽 200g, 마늘 5쪽, 마른고추 작은 것 4~5개, 청양고추 1개, 홍고추 1개, 생강 1/2톨(마늘 크기), 굴소스 1큰술, 간장 1작은술, 청주 1큰술, 식용유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①조개를 해감해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씻는다. 냄비에 1의 조개와 잠길 만큼의 물, 청주를 넣고 끓인다. 조개의 입이 벌어지기 시작하면 체로 건져 물기를 뺀다.


②마늘은 0.3㎝ 폭으로 썰고, 생강은 가늘게 채를 썰고, 청양고추와 홍고추는 굵게 다진다.


③달군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약한 불에서 마늘을 넣고 1분30초쯤 볶는다. 중간불로 올리고 생강채와 마른고추를 넣고 30초 동안 볶는다. 조개를 넣고 살짝 볶는다. 굴소스와 간장, 후춧가루, 다진 고추를 넣고 센 불에서 1분간 볶다가 참기름을 넣고 불을 끈다.


※조개 해감, 이렇게 하세요


조개를 소금물(물 5컵+소금 3큰술)에 하룻밤 또는 4~6시간 담가둔다. 재첩처럼 민물에 사는 조개는 맹물에 담가두고 이물질을 토해내도록 한다. 시간이 없더라도 최소 2시간은 해감한다. 그늘진 곳에 두거나 신문지 따위로 덮어 어둡게 해둬야 해감이 잘 된다. 조개가 많으면 2시간 정도 담가뒀다가 물을 버리고 다시 받아 같은 방법으로 2~4시간 정도 더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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