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버타 총선, 경제가 표심 갈랐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최종수정: 2019-04-17 08:53

보수당, 63개 선거구서 압승...BC주 유가 인상 우려
노틀리 당수의 신민당, 앨버타 유일 단임정부 ‘불명예’



유가 하락에 따른 수년 간의 경제적 고통과 연방정부와의 갈등에 따른 깊은 좌절감이 앨버타주를 원래의 보수당 뿌리로 복귀시켰다. 

16일 실시된 앨버타주 총선에서 제이슨 케니(Kenney)가 이끄는 통합 보수당(United Conservatives)이 레이첼 노틀리 당수의 신민당(NDP)을 압도적인 차이로 이기고 집권당에 오르게 됐다.

이번 보수당의 집권에 따라 앨버타주와 연방 자유당 정부와의 정책적 연대는 물 건너 가게 됐으며 BC주 유가 인상 우려가 커지게 됐다.

UCP는 63개 선거구에서 후보가 당선, 전체 의석의 72%를 차지하는 절대 다수당 지위를 확보했다. NDP는 24석을 차지하는 데 그쳐 소수야당으로 전락했다. NDP는 지난 2015년 선거에서는 40.6%의 지지율로 44년 집권을 이어온 보수당을 이기고 집권에 성공했었다. 여타 군소정당들은 단 1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스티븐 하퍼 내각의 이민장관 등을 역임한 저명한 각료였던 케니 당수는 앨버타주의 보수우파를 통합시킨 후 2년 만에 집권에 성공했다. 

케니 당수는 4년간의 NDP의 정책적 유산을 즉각 해체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하는 한편 트뤼도 연방 총리와의 법적 정치적 전쟁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케니 당수는 캘거리 스탬피드(Calgary Stampede) 행사장에서 열린 ‘UCP 선거의 밤’ 현장에 도착 후 “UCP의 승리는 경제침체로 고통받고 있는 앨버타 주민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분명히 했다. 우리 당은 앨버타주의 이해를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UCP(통합 보수당)의 압승으로 기존의 신민당 정부와는 상당히 다른 기조의 정책 방향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선거 공약으로 전통 에너지산업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선포한 케니 당수는 주정부 탄소세 폐지로 법인세를 향후 4년에 걸쳐 12%에서 8%까지 인하할 방침과 규제 완화 등 전폭적인 지원 확대 의사를 밝혔다.

UCP는 현 탄소세 폐지 대신 신 기술 개발에 1억 달러를 지원하는 신 기술혁신 배출저감(TIER)프로그램으로 대체할 것과 오일샌드 온실가스 배출 상한선 부과 취소, 현 석탄화력 발전소 단계적 폐쇄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외 3천만 달러를 투입해 앨버타 에너지산업 추진 전담반을 운영하는 방안과 에너지 프로젝트 승인 간소화, 원유수송철도 임대 계획 백지화, 트랜스 마운틴 송유관 사업에 비협조적일 경우 BC주에 원유공급 중단을 비롯해 현 최저 임금 인상 계획 중단, 성인과 청소년 보수 차등 지급 허용 등을 주장했다.

이로써 레이첼 노틀리 당수의 신민당은 역사적인 첫 집권 여당의 시대를 막 내리면서 다시 야당으로 되돌아 갔다. 신민당은 집권 기간 내내 이어진 경기 침체로 인해 앨버타주의 유일한 단임 정부라는 불명예를 지게 되었다. 

재선에 실패한 노틀리 당수는 “우리는 때로 이기기도 하고 패배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절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장기 침체된 앨버타주 경제가 케니 당수의 연합 보수당을 이번 선거에서 승리의 길로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앨버타 당의 리더인 스테판 맨델은 에드먼튼-매클렁 선거구에서조차 패퇴했다. 

한편 앨버타주 통합 보수당 승리와 함께 가스 가격 인상 압박에 직면하게 된 BC주 야당인 BC 자유당은 “우리의 이웃을 적으로 돌리는 행태인 파이프라인 공사 진행 방해를 즉각 멈춰라”는 구호를 발표하면서 앨버타주와 갈등을 초래한 존 호건 BC 신민당 정부를 맹렬하게 비난했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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