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과 관련된 커리어는 경영 혹은 금융 전공자만이 갈 수 있는 직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런 통념을 부수고 프랑스어를 전공했음에도 고객 관리직부터 시작해, 오로지 실력과 열정으로 은행 지점의 가장 높은 직에 오른 TD 은행 브렌트우드점의 그레이스 김 지점장을 만나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은행 지점장의 역할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지점장은 한 은행 지점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총괄하고 책임지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더불어, 직원들을 고용하고 교육하는 직원 관리 또한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나의 경우에는 직원 교육과 전문화에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있다. 직원을 평가할 때는 현재 직책에서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다른 직책에서의 잠재적 역량을 고려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밖에도 직원들이 현재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잠재력을 끌어내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어떻게 은행에서 일하고 됐고, 지점장이 되기까지 어떤 경험이 있었는가?

 

대학교 3학년이 되던 해 새로운 경력을 쌓고 싶어 여러 기업에 이력서를 넣었다. 그중 TD 은행과 애플에서 연락이 와서, 두 기업에서 고객 서비스직으로 동시에 일하기 시작했다. 학업은 물론 두 직장에서 업무를 병행해야 했지만, 근무 첫해에 BC 내 TD 은행에서 실적 1위를 달성했다. 덕분에 은행으로부터 금융 설계직을 제안받아, 애플을 퇴사하고 TD 은행에서의 경력에 집중했다. 그리고 졸업 직후에는 풀타임으로 전환되면서, 별다른 취업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됐다. 프랑스어 전공이라 금융과 관련된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했는데, 차근차근 개인 능력을 쌓아가다 보니, 지점장까지 맡을 수 있게 됐다.

 

지점장으로서의 특별한 성과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는가?

 

2020년에 개업한 현 지점에서 처음으로 지점장을 맡게 되면서, 내게 인사 권한이 주어졌다. 자연스럽게 지점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지만, 지점 개업 시점과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치면서 초반에는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우리 지점의 한 금융 설계 직원이 'TD Legend Award' 후보에 올랐다. 이 상은 부서별로 높은 실적을 달성한 극소수의 직원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이때까지 해왔던 노력이 보답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원들의 성과가 곧 지점 전체의 성과이기에 때문에, 직원들이 잘되면 나 또한 지점장으로서 큰 성취감을 느낀다.

 

지점장으로서 중대한 결정들을 내려야 할 때, 효과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방법이 있다면?

 

사안이 얼마나 중대한가에 따라 혼자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다른 부서와 협업해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보통 내가 혼자 내리는 결정들은 경험들에 기반하고, 비슷한 상황에서 이전 지점장분들이 어떠한 결정을 했는지를 참고한다. 그러나 혼자 내릴 수 없는 결정의 경우에는 다른 지점의 지점장들에게 조언을 듣기도 한다. 이미 수년간 일해오며 서로의 업무를 이해하고 팀워크를 쌓아왔기 때문에,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여성, 혹은 한인으로서 현재 직위에 이르기까지 겪었던 장애물들이 있었는가?

 

별다른 어려움이나 장애물은 없었다. TD 은행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적 업무 환경을 추구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여러 워크숍을 주최해 사회적 소수자나 무의식적 편견과 관련해 주기적으로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다. 다른 여성 경영진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이벤트 또한 많이 열리기에, 한인 여성으로서 차별이나 무시당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커뮤니티에 속할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금융 관련 직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하자면?

 

은행은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나의 경우에도 학교에 다니며 파트타임으로 근무를 시작했기에, 시간 관리에 신경 쓴다면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학생 신분으로도 충분히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다. 은행장으로서 직원을 고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대인관계 능력이다. 사람을 상대하는 직종인 만큼, 대인관계 능력 향상을 위한 경험을 풍부하게 가진 사람이 은행에서의 커리어를 구축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UBC K.I.S.S. 12.5기 하늬바람 학생 기자단

진예지 인턴기자 aprilyeji@gmail.com

정아현 인턴기자 a0105182588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