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경간 경계가 느슨해지는 요즘, 미래를 책임질 우리 아이들에게 수학 공식 하나 더 암기시키는 것보다 세계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에 동참할 수 있는 자세를 길러주는 편이 더 값어치 있을 것이다.  왜 지구 반대편 나라에서는 아이들이 굶고 있는지, 시리아 사태의 쟁점은 무엇인지, 지속 가능한 미래란 무엇인지, 아름다운 지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무엇인지 등 캐나다 학교에서도 이같은 교육을 강조한다.

BC교사연맹(BCTF) 웹사이트에는 교사들이 직접 제작한 글로벌 교육 자료를 한 곳에 모아놓은 페이지(www.bctf.ca/GlobalClassroom.aspx)가 있다. 일반 학부모도 페이지 무료 열람이 가능해 아이의 나이와 흥미에 맞는 글로벌 교육을 집에서도 실시할 수 있다. ‘글로벌 교육이란 무엇인지’ 개념부터 학년별∙주제별로 나뉜 300여개의 ‘학습 계획(Lesson Plans)’까지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어 유용하다.

학년별 학습 계획은 유치원∙초중고∙성인까지 분류됐고, 과목은 음악∙비쥬얼 아트∙사이언스∙영어 등 세분화되어 있다. 심화 주제는 남녀평등, 환경, 인권, 시장경제 등에 대한 세계의 여러 시사 이슈를 깊이 있게 가르칠 수 있도록 짜여졌다. PDF 파일에 담겨진 각 교육계획 안에는 수업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교육 순서는 물론, 아이들에게 나눠줄 문제지와 평가지 등도 담겨있다.  

한 예로 초등학생들을 위한 비쥬얼 아트 과목의 환경을 다룬 교육 계획 중 ‘봉투에 담아라(Bag it up!)’란 수업이 있다. 학생이 삼림 벌채, 기후 변화 등 환경 문제를 배운 뒤, 일반 플라스틱 봉투를 각종 미술 재료를 이용해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와 그림으로 꾸미는 것이다. 토론과 아이디어 공유법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가정에서의 글로벌 교육이 막연한 학부모들에게 이처럼 가이드라인과 방법을 제공하는 학습계획은 반갑다. 초등학생 자녀 둘이 있다는  코퀴틀람의 한 학부모는 “무조건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신문만 열심히 읽혔는데 아이들 나이와 눈높이에 맞는 교육 방법을 알게 됐다”며 “학교에서도 배우겠지만, 한달에 두 번만이라도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어 글로벌 교육을 해보려한다”고 밝혔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사진=조선일보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