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 내집에서 계속 살았으면”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최종수정: 2016-09-23 16:56

대부분 캐나다인 희망… 물거품되는 이유는?
대부분 캐나다인은 자기 집에서 평생 거주를 희망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캐나다주택모기지공사(CMHC)는 23일 시니어(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늘면서 노후 주거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고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체로 캐나다인은 노년에 이사를 잘 하지 않는다. CMHC는 “노년에 이사는 배우자와 사별 등 부정적인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노년 이사의 주 원인으로 ▲소외 ▲생활 도우미 부족 ▲독립적인 생활 불가를 들었다.

소외는 배우자 사후에 외로운 감정뿐만 아니라 집을 돌보고 유지할 일손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다. 대체로 부부가 함께해야 한  집에서 오래 살 수 있다. 다른 가족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캐나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자녀 또는 손자녀와 함께 사는 할머니·할아버지는 2011년 기준 전체 시니어의 약 8%에 불과하다. 함께 사는 조부모 비율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CMHC는 “시니어 대부분은 자손과 함께 사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며 “캐나다에 산 기간이 짧은 이들만 예외로 자녀·손자녀와 함께 살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가족의 해체가 일반화되면서 노인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부분도 있다. 시니어 5명 중 1명(18%)은 2013년 한 해 동안 일손이 필요한 데 도움을 받지 못해 불편을 감수했다.

가족이 아닌 전문적인 생활 도우미 부족도 노인이 자기 집에서 살기 어려운 원인 중에 하나다.  도우미 일손 자체가 부족하지는 않으나, 수요와 공급이 어긋나 있다. CMHC는 “현재 제공되는 서비스와 시니어의 필요가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이 결과로 이른 시점에 요양시설로 옮기게 된다”고 밝혔다. CMHC연구원들은 “장기 요양시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노인 2명 중 1명은 약간의 도움만 받으면 집에서 생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립적인 생활 불가는 대부분 재정이 원인이다. 시니어나 중년 2명 중 1명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닥쳤을 때 비상금 부족을 걱정하고 있다. 주택·건강에 큰 문제가 생기면 비상금이 없어 독립적인 생활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CMHC는 지적했다.

캐나다의 시니어는 2013년 기준 54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5%이나 향후 2063년까지 시니어인구는 1110만명, 전체 인구의 26%로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권민수 기자/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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