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얼굴에 화장시연도 해… 남성고객까지 잡아 일석이조

채민기 기자

최종수정: 2012-02-07 16:18

고객 얼굴에 화장시연도 해… 남성고객까지 잡아 일석이조
채용때 눈썹정리·모공 체크

최근 수입 화장품 브랜드 A사 본부의 회의에서 드문 일이 벌어졌다. 이 회사의 매장 말단 점원인 '훈남 B씨'가 화제가 된 것. "행사 때 여자 점원들한테는 샘플만 받아 가던 고객들이 B씨가 설명을 해 주면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 많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화장품 매장에서 '구색용'으로 여겨졌던 남자 직원들이 이젠 '필수'가 되고 있다.

화장품 회사 관계자들은 "남자 점원은 회사 입장에서 일석이조"라고 입을 모은다. 여성들의 시선을 끌 수 있고, 피부 관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남성 고객들을 대할 때도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덕에 뷰티업계도 이들을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뷰티컨설턴트 피현정씨는 "대부분 브랜드가 여성 고객의 얼굴을 직접 매만지는 화장 시연(試演)을 남자 점원에게 맡긴다"며 "여자 고객들이 남자가 해주는 것을 선호해 구매를 유도하기 좋다"고 했다. 피씨는 "남자 점원들이 특히 신경 쓰는 곳이 손"이라며 "손이 투박하면 손님들이 사기 싫어해서 보통 남자들이 잘 신경 쓰지 않는 손톱까지 철저히 관리한다"고 했다. 남자 점원들이 이처럼 외모에 신경 쓰는 것은 "명품 가방과 달리 '말만 잘하면 하나 더 살 수도 있는' 화장품은 누가 설명을 해주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A사 관계자는 "남성용 상담 테이블을 따로 만들 만큼 화장품에 대한 남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남자 점원이 필요한 이유"라며 "매장 점원을 채용할 때 '남자여서' 뽑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남자 점원의 인기는 저가화장품 매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저가브랜드 관계자는 "백화점에 화장품을 사러 가기는 부담스러운 남자들이 저가화장품 매장을 많이 찾는다"며 "같은 남자 입장에서 설명해줄 수 있도록 남자 점원을 최근 많이 쓰는 추세"라고 했다. 그는 "저가화장품은 상품 회전이 빨라서 짐 옮길 일이 많은데, 남자 직원은 힘쓰는 일까지 잘하니 우리 입장에선 일석삼조"라고 했다.

하는 일이 일인 만큼 화장품 매장 남자직원을 고르는 중요한 기준은 '용모 단정'(수입 화장품 브랜드 C사 관계자)이다.

"남자 점원을 뽑는 평가 항목에 '그루밍(가꾸기)'이 있다. 과거엔 여자 점원 뽑을 때만 보는 화장 기술을 이젠 남자 직원 뽑을 때도 본다"는 것이다. "피부 모공이 작아야 하는 건 기본이에요. 눈썹 정리한 솜씨까지 꼼꼼하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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