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은둔 끝, '페이스오프'로 얼굴 되찾은 남성

조선일보=한상혁 기자

최종수정: 2012-03-28 10:05

왼쪽부터 사고로 얼굴을 잃기 전, 사고 후, 수술로 얼굴을 되찾은 리처드 노리스/사진출처=워싱턴포스트
총기사고로 얼굴을 잃고 은둔 생활을 하던 30대 미국 청년이 15년 만에 안면 이식 수술로 얼굴을 되찾았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이 28일 보도했다.

올해 37세인 리처드 노리스는 15년 전 총기사고로 이마와 코, 턱, 입 등 얼굴 대부분을 잃었다. 음식을 씹거나 이를 닦을 수도 없고, 냄새조차 맡을 수 없게 됐다. 버지니아의 시골에서 부모와 살고 있는 그는 얼굴 때문에 결혼하지 못한 것은 물론 직장도 얻지 못했다.

미 볼티모어 메릴랜드대학 병원 수술팀은 얼마 전 36시간에 걸쳐 뇌사자의 얼굴을 노리스에게 이식했다. 수술에 참여한 의료진만 100여명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노리스는 수술 후 3일 만에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떴다. 그가 가장 먼저 찾은 것은 거울이었다. 새 얼굴을 본 그는 조용히 거울을 내려놓고 가족들과 주치의를 끌어안았다고 한다.

그는 수술 6일 만에 말을 할 수 있었다. 냄새를 맡고 눈을 깜빡이며, 면도를 하고, 이도 닦을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텍사스 포스워스와 매사추세츠 보스턴에서도 안면수술이 이뤄졌지만, 이번 수술이 가장 완벽하게 얼굴을 재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외신은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완벽한 전면 얼굴 이식으로는 미국에서 첫 번째 케이스”라고 전했다.

세계 최초의 전면 얼굴 이식은 7년 전인 2005년 프랑스에서 이뤄졌다. 개에게 물린 여성을 상대로 한 수술이었다. 노리스의 얼굴 이식 수술은 세계에서 23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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