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맨”박찬호, 서로 잘 아는 게 팀의 힘이다

조선일보

최종수정: 2012-01-26 16:56

"후배들이 너무 편하게 잘 해준다".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스프링캠프를 한지도 벌써 열흘이 지났다. 그는 빠른 속도로 팀에 녹아들고 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박찬호의 말이 정말 많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훈련시간 중 틈날 때뿐만 아니라 식사시간에도 코치 및 후배들과 끊임없이 대화한다. 스스로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함께 하려는 의지를 보였고, 후배들과 급속도로 가까워질 수 있게 됐다.

26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훈련을 마친 후 만난 박찬호는 "서로 잘 아는 게 팀의 힘"이라고 역설했다. '팀'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빠르게 녹아드려는 이유다. 단순히 자신의 말을 하는 것만이 아니라 여기저기 물어볼 정도로 궁금한 것도 많다. 선수들이 박찬호의 별명 '찹(Chop)'에 빗대 '찹 퀘스쳔(question)'이라고 부를 정도다.

박찬호는 "팀에 들어와 보니 후배들이 굉장히 열심히 한다. 열정적이고, 강해져야 한다는 마음으로 단합이 잘 된다. 내게 고참 대우나 배려도 잘 해준다. 내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와 달리 선배를 '모시는' 분위기를 오랜만에 느낀다. 박찬호는 "원래 내가 알던 문화라 적응하는 데에는 문제없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후배들이 시키지도 않은 걸 알아서 먼저 챙겨준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조금씩 적응되고 있다. 지금도 내가 직접 설거지하면 후배들이 어려워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며 내가 오히려 도움을 받고 있다"며 "후배들에게도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려 한다. 일방적인 배려는 좋지 않다. 안 좋은 건 안 좋다고 딱 표현을 하고, 칭찬할 건 칭찬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 서로 잘 아는게 힘이다. 그게 바로 팀"이라고 말했다.



 

한국 감독·코치·선수들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박찬호에게는 큰 힘이다. 그는 "즐겁고 반갑고 고맙다. 코치님·후배들과 항상 숙식하며 하나의 팀이라는걸 느낀다. 서로 공유를 많이 하며 뜻깊고 값진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앞으로도 얻을게 많을 것이다. 시즌이 개막하면 팬들과도 함께 하게 된다"며 기대했다.

이날 스프링캠프 3번째 불펜피칭으로 30개의 공을 던진 박찬호는 "12월부터 몸을 만들어놓고 훈련했다. 팀에 합류하기 위해 페이스를 미리 올려놓는 게 우선이었다"며 "여기 날씨가 생각보다 쌀쌀하지만, 운동량이 많아 커버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팀 모든 선수들이 각자 맡은 영역에서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선수들 모두가 뭔가 달라지고 싶어하고,노력하려는 게 보인다. 훈련을 많이 해도 불평불만 없이 잘하고 있다. 이기려고, 나아지려고, 강해지려고 한다. 오렌지색 한마음으로 팬들의 응원에 멋진 경기로 보답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끊임없이 말하는 박찬호를 중심으로 하나가 된 한화. 애초 걱정한 팀 융화 문제는 기우였다. 박찬호는 어느덧 선수들의 리더이자 구심점이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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