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비즈]'1조거부'가 박진영을 선택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연예계-재계, 인맥을 찾아라

스포츠조선=이정혁 기자

최종수정: 2012-12-18 11:12

JYP의 대표 프로듀서인 박진영. 스포츠조선DB
'1조 거부' 이민주 회장은 왜 박진영을 택했을까. 지난달 적자에 허덕이던 JYP Ent에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이 거액을 투자하기로 결정,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1조 거부로 잘 알려진 이 회장은 증권가에 '이민주 효과'란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영향을 미치는 큰손이다. 재계와 연예계, 두 거물의 만남을 둘러싸고 관심을 집중됐는데, 역시 파워맨들의 만남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목표 또한 확실하다.

SM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인 이수만.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이민주 날개' 단 박진영, 2013년 대공세에 나선다

KT 이석채 회장(가운데). 스포츠조선DB
JYP Ent는 지난달 14일 총 120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민주 회장이 무려 60억원을 '쐈다'. 개인 자격으로 40억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에이티넘팬아시아조합'을 통해 20억 원을 투자한 것. 이중 40억원은 원금이 보장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였고, 유상증자에 참여한 금액은 20억원이다. 이에 앞서 아주IB투자-나우IB캐피탈 컨소시엄도 6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증자 및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참여를 통해 이민주 회장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최대 5%의 지분을 가진 주요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둘의 만남을 놓고 증권가는 물론 연예가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는데, 이민주 회장과 박진영 사이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바로 연세대 동문이란 점이다. 이민주 회장은 1972년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했다. 박진영은 연세대 지질학과 90학번이다.

물론 JYP Ent의 미래에 대한 확신 속에 투자가 이뤄진 것이지만, 이같은 학맥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당연하다. 동문회 밑에서 이 둘을 이어주는 다양한 인맥이 작용했으리란 것이 업계 분석이다.

한편 박진영은 이민주 회장의 지원을 등에 업고 2013년 대공세에 나설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벌써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 5일 공시에 따르면, 박진영은 이민주 회장과 에이티넘팬아시아조합으로부터 신주인수권증서 27만8137주를 215.72원에 인수했다. 규모는 총 60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서 주목해야할 지점은 이 신주인수권증서를 행사할 경우 박진영의 JYP Ent 지분율이 확 올라간다는 점이다. 박진영의 지분율은 현재 5.82%로, 6.94%까지 높아질 수 있다. 나아가 박진영과 JYP 등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지분율도 16.83%에서 17.95%로 상승한다.

따라서 증권업계는 이번 박진영의 움직임을 JYP Ent와 이 회사 최대주주인 JYP의 합병이 임박한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합병 이후 두 거물이 벌일 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박진영은 원더걸스 2PM 등이 소속된 JYP와 살림을 합치면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오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총알을 마련한 것인데, 3분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JYP Ent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무려 35억 원에 달한다.

▶K-POP 시장 석권을 위해 손 잡은 두 거물, 이수만과 이석채

KT와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200억 빅딜을 성사시켰다. KT가 자회사인 KT뮤직을 통해 음반·음원유통 업체인 KMP홀딩스의 지분 100%를 199억원에 인수한 것. 이로써 연간 2조4000억원대(2010년 기준) 음악 유통시장에 초강자가 탄생하게 됐다.

국내 메이저 업체들의 음원 독점 유통권을 누려온 KMP홀딩스는 실제 멜론, 엠넷 등 주요 음원사이트에 의존해 콘텐츠를 팔아왔다. KT의 자회사인 KT뮤직은 음원사이트 '올레뮤직'을 운영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이 업계 4위권. KT가 보유한 1600만명의 가입자와 국내외 플랫폼을 활용해 시너지를 도모하게 되면, 이 두 회사의 결합은 엄청난 파괴력을 기대하게 된다.

이같은 빅딜엔 KT 이석채 회장과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프로듀서의 의지가 강력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채 회장과 이수만 프로듀서는 경복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동문이다. 특히 이석채 회장은 오늘날 K-POP의 수출을 가능하게 한 이수만 프로듀서의 혜안과 탁월한 비즈니스 감각을 높이 평가한다는 후문. 이들은 평소 사석에서 자주 만나며 인연을 쌓아왔고, KT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찬 강연회에 이수만 프로듀서를 깜짝 강사로 초청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상상품(Virtual Goods) 유통이란 공통의 관심사가 이 둘을 더욱 강하게 묶어준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 전언이다.

한편 이수만 프로듀서는 재계의 경복고 파워맨들과 다양한 인연을 맺어왔는데, 역시 경복고 출신인 유니베라 이병훈 대표와의 친분 또한 잘 알려져있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지난 2007년 유니베라가 중국 진출을 기념해 해남도에서 대규모 기념 행사를 할 때 슈퍼주니어 등 소속사 가수들을 대거 참여시켰다. 기념식 당일엔 직접 행사에 참여하며 깊은 인연을 과시하기도했다.

▶재계와 엔터비즈니스계의 만남 가속화

그간 접점을 찾기 힘들었던 재계와 엔터비즈니스계. 그러나 이젠 흐름이 변했다. 일시적인 '치고 빠지는' 단기 자금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익모델을 함께 찾아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엔터계엔 2013년 파워맨들의 새로운 '짝짓기'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엔터 산업에 눈을 돌린 재계에서도 학연이든 지연이든 엔터계 파워맨들과 인연 고리를 찾아내기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엔터산업에 대한 관심은 쉽사리 식지 않을 것이다. 엔터계 또한 투자를 받는, 수동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사업 파트너로 관계를 재정립하게됐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콘텐츠를 보유한 회사들의 스펙트럼은 그리 폭넓지 못하다. 이 극소수 회사의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파워맨들을 향해 오히려 재계가 러브콜을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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