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위의 음악, 잠들지 않았다

최승현기자

최종수정: 2012-09-25 11:35

[돌아온 '시나위' 신대철·김바다]
거침없는 무대가 우리 스타일 13년 만의 합주, 호흡 잘 맞아
한국 밴드의 미래를 위해 꾸준히 활동할 생각입니다

2006년 이후 활동을 중단해 온 한국 헤비메탈의 간판 '시나위'가 돌아왔다. '나는 가수다2'를 통해서다. 26년간 시나위란 이름을 짊어지고 걸어오다 지난 6년여 대중 앞에 서지 않았던 신대철(45)이 제작진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1990년대 후반 활동했던 보컬리스트 김바다(41)와 함께 프로젝트팀을 꾸렸다.

"지금 시나위가 어느 선에서 청중들과 합의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어요. 경연(競演)이라는 형식이 꼭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잠들지 않은 시나위의 모습을 보여줄 때도 됐죠."

최근 서울 논현동 스튜디오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기타를 품에 안은 신대철은 싱긋 웃으며 "무대에서는 뒤돌아보지 않고 있는 힘껏 달려가는 게 우리 스타일"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청중이 우리를 이해해주는 것 같다"고 했다. 첫 무대에서 '그건 너'를 불러 하위권에 머물렀던 시나위는 23일 방송에서 '나 어떡해'로 1위를 차지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6년여 만에‘시나위’로 다시 대중 앞에 선 신대철(왼쪽)과 김바다가 최근 서울 논현동 스튜디오에서 카메라 앞에 섰다. 두 사람은“아직도 무대에 서면 에너지가 넘친다”고 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시나위는 철저하게 기타리스트의 밴드였다. 임재범, 김종서 같은 절창(絶唱)을 배출해냈지만 신대철은 늘 변신을 꿈꿨고 수시로 보컬리스트는 바뀌었다. 김바다는 90년대 후반 시나위의 간판으로 무대에 섰던 개성 있는 음색의 소유자. 신대철은 "바다는 제가 가장 좋아했던 보컬이었다"며 "지금은 프로젝트 단계지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바다는 "13년 만에 합주를 하는데도 바라보는 곳이 비슷해서 그런지 호흡이 잘 맞았다"며 "한국 밴드 음악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시나위가 데뷔 앨범을 발표한 1986년 중학교 3학년이었던 그는 "시나위 때문에 고교 시절 음악을 시작했고 이후 지금까지 한순간도 록을 떠났던 적이 없다. 90년대 중반 대철이형의 영입 제의를 받았을 때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신대철은 "20대 시절의 바다는 반항기가 너무 강해 툭 건드리면 폭발할 것 같았다. 그래서 노래와 에너지는 일품이었지만 대선배인 나조차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으니 힘들 때도 있었다"며 웃었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든 6집은 9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명반(名盤)으로 통한다. '해랑사' '죽은 나무' '은퇴선언' 등이 수록된 이 앨범은 너바나(Nirvana), 펄잼(Pearl Jam) 등의 밴드가 앞장서 세계를 뒤흔들었던 얼터너티브 록의 완벽한 한국적 해석으로 평가됐다. 신대철은 "우리만의 소리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벽돌 쌓듯 꾸준히 작업한 앨범이었다"고 했다. 김바다는 "음악적 감성이 가장 뛰어났던 시대인 90년대에 사람들에게 기억될 만한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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