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배우들, 시상식서 손가방대신 책을 든다?

조선일보 최보윤 기자

최종수정: 2012-02-13 10:26

영화제는 레드 카펫에 등장하는 여배우들의 화려한 드레스와 액세사리로도 주목받는다. 어떤 배우가 어느 디자이너의 드레스를 입었는지, 어떤 주얼리를 했는지, 어떤 신발을 신었는지 그 모든 게 뉴스다.

일부 배우들은 유명 디자이너 제품을 먼저 입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고, 레드 카펫만을 위한 의상을 따로 주문하기도 한다. 명품 업체들 사이에선 그야말로 협찬 전쟁이 벌어진다. 경쟁 브랜드 제품을 동시에 착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매번 아찔한 장외 신경전이 벌어진다.

그런데 요즘 그 풍경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협찬을 거부하고 자신이 직접 드레스를 사서 입는 여배우가 나타나는 가하면, 최근 ‘메릴린 먼로와 함께 한 일주일’이란 영화에서 메릴린으로 변신한 배우 미셸 윌리엄스는 12일 열린 BAFTA(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중저가 패션으로 유명한 H&M의 드레스를 입어 화제가 됐다.


 
미셸 윌리엄스(왼쪽)과 롤리타 클러치를 든 나탈리 포트먼. /출처=데일리메일


싸구려를 명품처럼 소화해낸 그녀의 패션 감각도 이슈가 됐지만, 사람들이 그녀를 보고 놀란 건 그뿐이 아니다. 바로 그녀의 손에 안겨 있던 가방 때문.

메릴린 먼로의 남편이었던 극작가 아서 밀러의 책 ‘미스피츠(The Misfits·어울리지 않는 사람들)’ 표지가 선명히 눈에 띄었다. 메릴린을 추모하기 위해 아서 밀러의 책을 일부러 골랐다는 것. 이 책은 아서 밀러가 메릴린 먼로를 위해 쓴 희곡이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언뜻 책인 줄 알았던 이 물건이 클러치(손가방)라는것

올림피아 르 탱이 디자인한 작품으로 겉모습은 책의 표지를 닮아 있다. 이런 아이디어는 여배우들의 사랑을 푹 받았다. 틸다 스윈튼, 나탈리 포트먼 등 여배우들이 그녀의 손가방을 들었다. 특히 나탈리 포트먼은 2010년 영화 블랙 스완 시사회 때 ‘롤리타’ 표지의 손가방을 든 이후 이 가방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았고, 이제 여배우들의 ‘매너’처럼 여겨지게 됐다.

올림피아 르 탱은 2009년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기 이전에 샤넬과 발망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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