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쫄깃 도다리·오돌오돌 간재미… 겨우내 기다렸다, 이 맛

조선일보 최홍렬 기자

최종수정: 2012-03-07 10:20

봄의 맛 여행지 6選

여행은 음식으로 완성된다. 한낮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초봄, 겨우내 잃었던 입맛도 살랑살랑 봄바람을 타고 되돌아온다. 한국관광공사가 봄철 입맛을 돋워주는 '계절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여행지 6곳을 선정했다.

제철인 봄을 맞아 살이 통통하게 오른 도다리. 어떻게 먹어도 맛있지만 사천, 통영, 거제 등 경남 남해안 지역에서는 도다리와 눈을 뚫고 올라온 여린 햇쑥을 넣고 담백하게 끓인 도다리쑥국을 즐긴다. “도다리쑥국을 먹 지 않고서는 봄을 맞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다. / 한국관광공사 제공
◇봄도다리: 경남 사천시 서동(삼천포항)

봄맛을 미리 만나고 싶다면 경남 사천 삼천포항에 가보자. 제주도 근처에서 겨울 산란기를 지낸 도다리가 매년 3월쯤 삼천포 앞바다로 올라온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에 맛이 좋다. 뼈째 썰어내는 세꼬시로 먹는데 살이 꽉 차서 차지고 쫄깃하며 하얀 살과 함께 씹히는 뼈는 씹을수록 고소하다.

봄의 향기를 오감으로 느끼고 싶으면 도다리 쑥국이 제격이다. 삼천포어시장에서 1kg에 3만5000~4만원. 사천에는 해안 데크를 따라 바닷가를 산책할 수 있는 노산공원을 비롯, 삼천포~창선도를 잇는 삼천포대교, 낙조가 아름다운 실안해안도로,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으로 왜구를 물리친 사천해전 현장 등도 있다. 사천시청 문화관광과 (055)831-2727

◇태백 한우: 강원 태백시 황지동

예전의 탄광도시에서 1990년대 이후 관광레저도시로 변신한 강원도 태백은 질 좋은 소고기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으로도 손꼽힌다. 1등급 이상의 한우를 연탄불에 구워먹는다. 푸짐한 양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었다. 황지시장골목을 중심으로 40여개의 한우식당이 있다. 갈빗살·주물럭·모듬·육회무침·육회 등 주요 메뉴가 모두 1인분 200g에 2만5000원선이다. 모듬 메뉴는 안창살, 치맛살, 제비추리 등 고급 부위를 골고루 맛볼 수 있어 인기다. 시원한 배를 넣고 비빈 육회무침은 고소한 맛이 일품이고, 기름기 없는 우둔살을 얇게 저며 고추냉이간장에 찍어 먹는 육회는 씹을수록 감칠맛이 난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033)550-2379

◇나주 곰탕: 전남 나주시 금계동

뜨끈한 국밥에 묵은 김치나 깍두기를 얹어 먹는 맛! 전남 나주에 가면 '나주 곰탕'이라고 하는 쇠고기국밥을 맛볼 수 있다. 예로부터 나주 읍내에 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소 머리고기·내장 등을 푹 고아 우려내 팔던 장국밥에서 유래했다. 나주곰탕은 소의 내장 가운데 가장 맛이 좋다는 곤자소니(소의 창자 끝에 달린 기름기가 많은 부위), 아롱사태, 양지머리 등을 넣고 오래 고았다. 나주 곰탕 국물이 다른 지방의 곰탕처럼 뽀얗지 않고 맑은 것은 소뼈 대신 양지나 사태 등 고기 위주로 육수를 내기 때문이다. 나주에는 또 영산포 홍어삼합, 구진포나루 장어구이도 별미로 꼽힌다. 나주시청 관광기획팀 (061)339-8592

충남 당진의 간재미.
◇당진 간재미: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리

3월 당진에서는 간재미가 제철이다. 장고항에서 배를 타고 10~20분 거리의 근해에서 낚시를 이용해 건져 올린다. 간재미는 홍어새끼처럼 생겼다. 홍어는 삭힌 뒤 톡 쏘는 맛을 즐기는데 반해 간재미는 삭히지 않고 막 잡은 놈들을 회무침으로 즐겨먹는다.

당진 간재미는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수놈보다는 암놈이 더 부드럽고 맛있다. 장고항에서는 3월 중순이 지나면 실치회도 맛볼 수 있다. 인근에 일출·일몰로 유명한 왜목마을이 있다. 김대건 신부 생가가 있는 솔뫼성지, 필경사, 함상공원 등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당진시청 관광개발사업소 (041)360-6551

◇세계 각국 음식: 경기도 안산 원곡동 다문화1길

지하철 4호선 안산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안산시 원곡동 다문화거리다. 세계 각국의 언어로 쓰인 간판들이 곳곳에 걸려 있고, 세계 각국 사람이 거리를 누빈다. 다양한 인종이 몰려드는 거리인 만큼 먹거리도 여러 가지다. 네팔·중국·인도네시아·스리랑카·방글라데시·태국·베트남 등의 음식과 과일을 맛볼 수 있다. 중국식 꽈배기와 과자, 옌볜순대, 만두, 양고기 꼬치, 닭발 등은 길거리 음식이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한 게 아니라 현지 스타일의 음식맛 그대로다. 각국의 식료품점에서 구하기 힘든 식재료도 구할 수 있다. 인근의 경기도미술관과 최용신 기념관, 안산식물원 등도 볼거리다. 안산시청 관광해양과 (031)481-3059

◇영광굴비: 전남 영광군 법성면 법성리

조기는 서해 어디서나 잡히지만 유독 전남 영광 법성포 조기를 제일로 알아주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봄철 영광 앞바다인 칠산어장을 지나는 조기가 최고의 맛으로 손꼽는 알을 많이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싱싱한 조기를 살짝 염장해 말려 굴비로 만든다. 영광에서 생산된 천일염을 사용한다. 촉촉함이 살아있는 굴비는 불에 굽기만 해도 밥도둑이 된다. 바싹 말린 굴비를 쌀뜨물에 담갔다가 쪄내는 굴비찜도 일품이다. 법성포의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 백수해안도로의 영광해수온천랜드와 노을전시관, 영광 연안김씨 종택 등도 볼거리다. 영광군청 홍보계 (061)350-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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