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 신용대출(HELOC) ‘묻지 마’ 대출 심각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최종수정: 2019-01-17 11:52

25% 이자만 상환...18%는 대출총액이 얼마인지도 몰라
금융소비자연맹 조사…HELOC 부채자 3백만명
주택담보 신용대출(Home Equity Line of Credit, HELOC)이 가계 부채로 크게 급증하고 있는 반면, 사용자들의 절반 이상이 정확한 이해 없이 대출하고 있어 이에 대한 심각성이 지적됐다.

연방 금융 소비자연맹(FCAC)이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백여만 명의 캐나다인들이 평균 6만5000달러의 주택담보 신용대출을 받았다. 이들 중 약 1/4은 대출금이 15만 달러를 넘었다. 

지난 15년에 걸쳐 HELOC는 비모기지 부채를 늘리는 주요 수단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많은 캐나다인들이 대출금 내역 및 상환 조치 등에 대한 이해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로 25%는 매달 이자만을 갚고 있어 원금은 줄지 않는 등 부채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았다. 

HELOC는 집을 담보로 신용상품을 회전하는 것이다. 금융 기관들은 주택 가치의 65%까지 대출해준다. 이런 신용상품은 대출받기가 쉬워 은행들은 주택 소유자들에게 디폴트 크레딧 옵션(default credit option)으로 이를 제공한다. 따라서 HELOC는 현금 확보 수단으로 인기가 높다. 

이번 조사대상 주택 소유주들 중 54%는 모기지를 갖고 있었으며, 35%는 금융권으로부터 HELOC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맹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주택담보 신용대출은 접근하기 쉽고 값 싼 크레딧 출처로 인기가 크지만 본인의 재정 능력을 고려해 선택하지 않으면 곤경에 처할 수 있어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계자의 지적대로 사람들이 자신들이 의도했던 것보다 더 많이 빌려서 이를 상환하는데 허덕이고 있다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주택 소유자들 가운데 2/3이 현금 순환을 위해 대출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 중 절반만이 HELOC에 대한 기본적 사실을 알고 있는 등 상당수가 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실태였다.

주택담보 신용대출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은 다음과 같다. 
·금융기관들은 언제든지 HELOC의 이자율을 올릴 수 있다.
·금융기관들은 언제든지 HELOC 잔고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HELOC을 다른 금융기관으로 이전할 때 수수료가 발생한다. 
·금융기관들은 HELOC의 신용한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현재 이자율은 지난 두 해에 걸쳐 상승곡선을 그렸으며 올해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는 HELOC의 이자 비용과 전체적인 상환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각 금융기관들은 연방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에 기초해서 설정한 우대금리(prime rate)에 프리미엄을 더해서 HELOC의 이자율을 결정한다. 이때 각 은행들은 자사의 재량으로 프리미엄을 변경할 수 있다,

HELOC은 한편으로 부를 축적하려는 노력을 갉아먹을 수 있는 위험상품이기도 하다.

모기지를 상환하면서 자신의 주택에 쌓은 자산은 국내인들의 주요한 부의 축적 방법이다. 그러나 주택에 담보된 부채가 크다면 이는 실현되지 못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주택에 설정된 모기지의 장기 가치를 상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17년 보고서에서 소비자 연맹은 주택담보 신용대출이 일부 캐나다인들을 과다 대출 위험으로 내몰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대부분 대출자들은 집을 팔 때까지 HELOC을 전액 상환하지 않았으며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19%는 의도했던 것보다 더 많이 대출받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18%는 자신들의 총 HELOC 대출액이 정확하게 얼마인지도 몰랐다. 또한 단지 이자만 갚고 있는 대출자들의 대다수는 25세-35세 사이의 젊은이들이었다. 

이 연령대는 일반적으로 소득이 높지 않으며 이들은 모기지에 더해 학자금 대출 부담까지 지고 있다. 젊은 층들의 주택담보 신용대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다. 

조사에서 이자만 갚고 있는 대출자들의 62%가 5년 이내에 HELOC을 전액 상환하기를 기대했지만 그들의 수입을 고려하면 이는 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대출자의 절반은 집 개조를 위해, 22%는 자동차 구입, 생활비용과 함께 부채를 위한 상품으로 모으기 위해 빌렸다. 

연맹 관계자는 “HELOC의 사용 목적 및 상환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 대출금은 영원히 갚지 못하는 악성 부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연맹의 의뢰를 받아 입소스(Ipsos)사가 전국 주택 소유자 4천8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5일-28일 사이에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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