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 1.5만 명 진료 대기 중 사망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최종수정: 2025-01-16 10:54

수술·진단 받기도 전에··· BC에선 4516명 숨져
“세금은 많이 내는데··· 의료 시스템 실패인 셈”



최근 1년 사이 수천 명의 캐나다인이 수술이나 진료 순서를 기다리다가 사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 공공 정책 싱크탱크인 세컨드스트리트(SecondStreet.org)는 2023년 4월 1일부터 2024년 3월 31일까지 최소 1만5474명의 환자가 캐나다에서 수술이나 진단 검사를 받기 전에 사망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 정책이 캐나다 국민의 일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는 세컨드스트리트는 캐나다 전역 보건 기관에 정보 공개(FOI) 요청을 하여 이러한 결과를 도출해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 시간은 일주일 미만에서 무려 14년 이상까지 다양했다. 여기에는 심장 수술이나 항암 치료, 백내장 수술 대장내시경, MRI 검사 등이 포함됐다. 진단 검사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1만1682명이 사망했고, 수술을 기다리는 동안엔 3792명이 숨졌다. 

세컨드스트리트의 해리슨 플레밍(Fleming) 입법·정책 책임자는 “전국적으로 수천 명의 캐나다인이 몇 년 동안 대기자 명단에 올랐다가 치료를 받거나 진단을 받기도 전에 비극적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캐나다인들은 정말 높은 세금을 내고 있지만, 우리의 의료 시스템은 유럽의 보편적 의료 시스템과 비교해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진료 대기 중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는 일부 주정부가 아예 사망자를 추적하지 않았거나 부분적인 데이터만 제공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두 배 정도 높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정보 공개(FOI) 요청에 응답한 주정부 보건 기관은 전체 인구의 62%를 차지한다. 데이터를 제공한 주에서 얻은 결과를 제공하지 않은 주에 미루어 추정한 결과로 보면, 진료 순서를 기다리다가 사망한 이들의 숫자는 약 2만8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8년부터 집계한 데이터로는 무려 7만4677명에 달한다. 

주별로 보면, 같은 기간(2023~24년) BC주의 경우 총 4516명의 환자가 수술이나 진료 순서를 기다리다가 세상을 떠났다. 수술을 받기 전 사망한 사례는 988건, 진단 검사를 받기 전 사망한 사례는 3528건으로 집계됐다. 온타리오에서는 총 988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1935명이 수술을 기다리다가 사망했고, 7947명이 진단을 받기 전 숨졌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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