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C 이민자 영어 수업 폐지에 “철회하라” 농성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최종수정: 2025-01-15 16:53

무료 LINC 프로그램, 오는 3월 말 종료
정부 예산 삭감에··· 피해 수강생만 800명
밴쿠버 커뮤니티 컬리지(VCC)에서 운영해오던 이민자 영어 교육 프로그램(LINC)이 오는 3월 말 정부의 예산 전액 삭감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지난 14일 VCC 캠퍼스에서는 100여 명의 이민자 수강생과 강사가 모여 LINC 프로그램의 예산이 예기치 않게 삭감된 것에 반발하는 규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LINC STOP CUTS’(링크 삭감을 멈춰라), ‘English for Everyone’(영어는 모두를 위한 것이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프로그램의 존속을 촉구했다. 

LINC는 캐나다 전역 영주권자와 난민을 대상으로 무료 영어 수업을 제공하는 30년 역사의 이민 정착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정부가 캐나다 전역의 이민 수준을 낮추면서 VCC에 투입되는 예산을 전면 삭감하기로 했다. 

VCC 교수 협회에 따르면 이번 결정으로 약 800명의 LINC 수강생들이 학업 중단의 영향을 받게 됐다. 강사 30명에게는 이미 일시 해고 통지가 내려졌다. 

VCC의 LINC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케이티 응우옌(Nguyen) 수강생은 “경력을 쌓기 위해 레벨 8 LINC 프로그램을 마칠 계획이었으나 이번 정부의 결정으로 4월에 시작하려던 두 번째 학기 수업을 더이상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며 “정부는 기회와 희망을 찾아 이곳에 오는 이민자들을 버리고 떠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VCC의 LINC 프로그램은 실제로 한인 영주권자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BC주에는 모자익, 석세스 등 이민자 정착 기관에서 운영하는 다른 LINC 프로그램도 있지만, 대학 환경을 제공하는 코스는 드물기 때문이다. 

심지어 연방정부는 LINC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삭감 결정을 작년 겨울 방학 직전에 VCC에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랭크 코스코(Cosco) VCC 교수 협회장은 “이는 수강생들이 받을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전문적이고 비캐나다적인 방식”이라며 “우리는 적절한 대책을 세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적어도 다음 해까지는 자금 지원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방정부는 앞서 VCC의 LINC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이민자와 난민 정착을 지원하는 다른 프로그램도 예산을 삭감한다는 계획을 알린 바 있다. 

비영리 단체 데코다 문해력 솔루션(Decoda Literacy Solution)이 운영하는 이민자 부모 문해력 지원 프로그램(IPALS)도 그 중 하나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10년 동안 연방 보조금으로 전액 자금을 지원받았으나 지난해 11월 말 중단이 결정됐다. 이 프로그램에는 지금까지 연간 약 45만 달러의 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 프린스루퍼트의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던 헤케이트 해협 고용 개발 협회(Hecate Strait Employment Development Society)의 정착 서비스도 자금 중단 리스트에 포함됐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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