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주택 공급법’ 중간 성적표··· 낙제? 선방?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최종수정: 2024-05-07 13:14

지자체 4곳 중 3곳, 6개월간 목표치 밑돌아
빅토리아시 유일하게 주택 목표치 초과 달성



BC정부가 지난해 BC주의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 '주택 공급법'(Housing Supply Act)의 첫 중간 성적표가 나왔다. 지자체 10곳의 공급 실적이 모두 공개되진 않았지만, 낙제점을 겨우 면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BC정부는 앞서 지난해 9월 말 주택 공급법을 신설해 주택 개발 속도를 높일 지자체 10곳을 선정하고 첫 해 6개월마다, 그 이후 매년 신규 주택 건설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하도록 지시했다. 

먼저 지난 한 주 동안 오크베이, 사니치, 델타 및 빅토리아 등 4개 지자체가 주택 공급 진행 상황을 집계한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지금까지 BC정부의 주택 의무 건설 목표치를 달성한 지자체는 빅토리아가 유일하다. 

빅토리아 시는 6개월 만에 753호(unit)의 신규 주택 건설을 완공하며 지난해 BC정부가 설정한 주택 공급 목표치(659호)를 초과 달성했다. 이로써 빅토리아 시는 5년 주택 목표치인 4902호 중 15%를 달성한 셈이 됐다. 

반면에 10개 지자체 중 가장 작은 오크베이는 첫 해에 56호의 신규 주택을 건설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지난 6개월 동안 7호의 순 신규 주택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2028년까지는 664호의 주택을 건설해야 하는데, 정부가 제시한 기간 내에 목표치를 도달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광역 빅토리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자체인 사니치도 6개월 동안 195개의 순 신규 주택이 완공되며 목표치를 크게 밑돌았다. 사니치의 첫 해 주택 건설 목표치는 440호, 5년 주택 공급 목표치는 4610호다. 

델타 시는 첫 6개월 동안 242호에 대한 입주 허가(occupancy permits)를 발급하면서 비교적 선방을 했다. 델타 시의 첫 해 목표치는 514호다. 다만 이 수치는 순(net) 신규 주택 수를 알아내는 데 필요한 철거 주택 수를 고려하지 않고 집계된 것이어서 수치가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BC정부는 중간 평가 보고서가 모두 공개되는 대로 각 지자체 상황에 맞게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활용하여 주택 공급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에 따르면 목표치를 달성하는 지자체엔 공원, 자전거 도로 및 레크리에이션 센터와 같은 편의 시설을 위한 현금 형태의 자금이 제공될 예정이다. 

반대로 정부는 6개월 이내에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지자체엔 특별 고문을 임명하여 주택 공급에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 마저도 효과가 없을 경우엔 더 큰 강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한편, 정부가 선정한 나머지 지자체 6곳은 △밴쿠버 △노스 밴쿠버(디스트릭트) △포트 무디 △웨스트 밴쿠버 △애보츠포드 △캠룹스로, 오는 5월 중순까지 중간 진행 보고서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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