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에도 자녀 부양"··· 정년 퇴직 미뤄진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최종수정: 2024-05-03 12:49

加 부모 59%, 자녀 부양에 재정적 희생 감수
예비 은퇴자 43% “당초 계획보다 늦게 퇴직”



캐나다 부모 대다수가 은퇴 이후에도 여전히 성인 자녀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은퇴 시점을 미루는 중장년 세대도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투자 전문회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캐나다’(Fidelity Investments Canada)는 연령 중앙값이 62세인 캐나다 은퇴자 2000명(남성 49%, 여성 51%)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 연간 은퇴 보고서(2024)를 1일 발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59%)이 은퇴 후 성인 자녀에게 생활비와 주택 구입 자금, 결혼식 비용 및 손주를 위한 교육 적금과 같은 큰 비용을 모두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정년을 앞둔 캐나다인 5명 중 2명 이상은 이러한 경제적인 이유로 은퇴를 미룰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예비 은퇴자의 43%는 당초 예상 또는 계획했던 것보다 늦게 은퇴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2023년의 37%보다 증가한 수치다. 

고물가 현상도 캐나다인들의 은퇴 시점 연기에 한몫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2%는 인플레이션이 은퇴 후 재정에 있어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캐나다의 전체 인플레이션은 2022년 6월 8.1%에서 크게 하락했지만, 식료품, 주거비 및 기름값은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조사 결과, 예비 은퇴자의 32%는 정년이 되면 노동 시간을 줄여 다니던 회사에서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고용주와 함께 일하겠다는 응답자는 29%, 프리랜서로 일하겠다는 응답자는 27%에 달했다. 

은퇴 계획은 주별로 차이가 있었다. 앨버타·서스캐치원·매니토바 3개주(The Prairies)에 거주하는 캐나다인(50%)과 BC주에 거주하는 캐나다인(49%)은 전국 평균(41%)에 비해 은퇴 후 일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반면 퀘벡 주민들은 캐나다 평균(26%)과 비교해 은퇴를 위한 재무 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보고서는 자녀 부양이나 인플레이션과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은퇴를 위한 재무 계획을 세우는 사람일수록 노후 생활을 더 낙관적으로 바라본다고 분석했다. 재무 계획이 서면으로 작성되어 있는 캐나다인은 88%가 재정적으로 은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느끼는 반면, 그렇지 않은 캐나다인은 이 비율이 56%에 그쳤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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