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입자 물건 함부로 처분한 집주인··· 소송 결과는?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최종수정: 2024-05-01 15:51

세입자 개인재산 처분 시, 배상 책임 발생



전 세입자의 물건을 함부로 처분한 집주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BC주 민사해결재판소는 세입자를 퇴거시킨 뒤 버린 소지품에 대한 보상금으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2500달러를 지급하라고 30일 명령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집주인 마이클 존스(Jones)는 세입자 브렌트 로웰 고프누어(Goughnour)에게 5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방을 렌트해 줬다. 두 사람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부엌 시설과 공용 공간을 공유하며 함께 살았다.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 건 2022년 11월부터다. 크리스토퍼 리버스 재판 위원은 “2023년 1월 5일 문자메시지를 보면 존스가 고프누어에게 렌트비 납부와 방 정리를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고 했다. 존스는 이후 2023년 4월 고프누어에게 렌트비 미납 문제와 불결한 청소 상태 등을 이유로 4월 21일까지 나가달라고 통지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의 주장이 엇갈렸다. 고프누어는 존스가 자신의 개인 소지품을 함부로 처분했다고 주장했다. 퇴거날 아침 남아있던 짐들을 옮기기 위해 문 밖에 잠시 나 뒀는데, 돌아와보니 고가의 오디오 장비들을 포함한 짐들이 다시 집 안으로 옮겨졌고 집 열쇠가 바뀌어 있었다는 것이다. 

고프노어는 5월 1일 새로운 세입자가 입주하기 전까지 열흘 동안 이사와 청소를 마치겠다고 제안했지만, 접근을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소지품의 가치에 대해 5000달러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반대로 존스의 주장은 이렇다. 존스는 고프누어가 4월분 임대료를 내지도 않았고, 떠날 때 쓰레기만 남기고 값비싼 모든 짐들은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프누어가 벌려 놓고 간 난장판을 청소할 책임이 있다며 리버스 재판 위원 측에 청구 기각을 요청했다. 

그러나 고프노어의 친구 네이트 로즈(Rose)가 5월 2일 존스의 집을 방문하면서 진실이 드러났다. 로즈는 이날 존스가 고프노어의 소지품을 ‘오픈 하우스’(open house) 형태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그 곳에는 애완 물고기가 있는 어항을 비롯해 금시계, 헤드폰, 옷가지 등 고프노어의 물건들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리버스 위원은 "또한 존스의 베이스먼트 세입자인 첼시 김비(Gimby)로부터 추가적인 증언도 확보했다”며 “이러한 증언에 따라 존스는 앞으로 14일 이내에 고프노어에게 개인 재산에 대한 보상금 2500달러와 재판 비용 87.5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한편 판결문에 따르면 존스는 고프노어로부터 집세, 수리비, 쓰레기 처리 비용 등을 받아낼 목적으로 고프노어의 물건들을 무기 삼아 가지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리버스는 “존스가 미납 임대료에 대한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대가를 위해 고프노어의 물건들을 함부로 소지할 자격은 없다”고 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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