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퀴틀람 산에서 길잃고 밤새운 남매 구출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

최종수정: 2019-05-21 08:55

구조대, 버크 마운틴에서 아버지 신고받고 하루만에 헬기로


코퀴틀람 구조대가 연휴 마지막날 시민들에게 해피 스토리를 선물했다.

 

CBC 뉴스에 따르면 19일 오후 코퀴틀람 버크 마운틴(Burke Mountain)에서 등산로를 잃고 밤을 새운 6세와 7세 미국인 남매를 아버지의 신고를 받은 코퀴틀람 구조대(Coquitlam Search and Rescue, CSR)가 20일 오후 무사히 구출했다.

 

이들 남매는 미국 조지아 주에서 BC를 방문 중이었는데, 아버지와 함께 버크 마운틴 내 먼로 레이크(Munro Lake)에서 낚시를 하기 위해 산을 오르다 길을 잃고 계곡 밑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길을 찾는 과정에서 백팩을 잃고 부상까지 당한 아버지는 세 사람이 있던 계곡물 배수지역에서 휴대전화도 없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계곡을 어린 아이들이 올라가기는 무리이며 위험하다고 판단, 애들을 두고 자신이 혼자서 올라가 구조 요청을 하기로 한 것이다.

 

아버지는 딸과 아들 몸에 스웨터를 둘러준 뒤 절대로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다. 남매는 아버지의 그 말에 따라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꼼짝 않고 스웨터 속에 숨어 있었다.

 

19일 오후 7시쯤 아버지가 1km 이상 올라가 다른 등산객휴대전화를 빌려 신고함으로써 출동한 CSR과 릿지메도우스(RidgeMeadows) 지원부대가 헬기와 드론을 동원해 밤새워 이들을 찾았으나 어둠과 빽빽한 숲, 가파른 경사 때문에 일단 실패했다.  


다음날 아침 8시 반릿지메도우즈 대원들이 파란 백팩과 신발을 발견했다. 아이들이 곧이어 보였다. 스웨터를 뒤집어쓴 남매는 두 개의 바위처럼 보였다고 경찰은 말했다.

 

그들은 살아 있었으며 정신이 말똥말똥했다. 그리고 경찰을 보자 살았다는 듯 밝게 웃었다.

 

구조대는 산세가 험하고 남매가 있는 곳이 낭떠러지 밑이어서 긴급 구조를 하기로 결정, 이들을 묶어 헬리콥터에 의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

 

남매는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와 감격적인 재회의 포옹을 나눈 뒤 구급를 타고 로얄 콜럼비안 병원으로 가 전면 검사를 받았다.   

 

CSR 대장 이언 맥도널드(Ian MacDonald)는 "정말 기적적인 구조였다. 그들이 길을 잃은 곳은 매우 험한 곳이어서 우리는 그들이 다치지 않고 살아있어 정말, 정말 감사했다"고 기자들에게 구조 성공담을 전했다.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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