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았던 사업 이민자 프로그램 PEI 정부 결국 폐지키로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최종수정: 2018-09-13 14:48

20만 달러만 내면 곧바로 ‘묻지마’ 영주권 제공 대다수 사업체 설립 않고 심지어 살지도 않아
쏟아지는 이의 제기와 연방정부의 조사에 직면한 PEI 정부가 사업체를 설립하면 곧바로 영주권을 제공하는 이민 신청을 결국 중단하기로 했다. 

PEI 주정부는 12일 주정부 사업가 이민(Provincial Nominee Program) 프로그램을 종결한다고 발표했다. 

PEI 주 경제개발부 크리스 팔러(Palmer)장관은 “사업가 이민 프로그램은 주민 및 정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지속되는 우려 제기의 심각성과 연방정부의 조사에 따라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했다. 20일로 예정된 최대 10명의 지원자들에 대한 추첨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이민 프로그램 폐지는 국경수비대(CBSA)의 집중 수사가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두 명이 이민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수비대는 사기 행각을 확신하고 있다. 재판은 11월30일에 열릴 예정이다. 

수비대 관계자는 “현재 이와 유사한 사기에 가까운 방법으로 이미 영주권을 취득한 수백명의 이민자들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며 “셔우드 모텔을 포함, 수백명이 실제로는 살지 않으면서 살고 있는 것처럼 편의상 주소를 사용했다는 혐의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사업가 이민이 폐지되지만 사업 이민 신청자들이 PEI에 올 수 있는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 

차이점은 신청자들이 보증금을 낸 후 곧바로 영주권을 취득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신청자들은 최소 1년 이상 사업체를 성공적으로 지속해서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팔머 장관은 “사업가 이민 프로그램은 주경제에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이 보증금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PEI는 지난 10여년에 걸쳐 공격적인 이민정책을 시행해왔다. 이민은 지난해 PEI를 국내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주로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이전에는 사업가 이민자로 선정된 신청자들이 단지 20만 달러만 보증금으로 예치하면 됐다. 물론 이 돈은 추후 환불된다. 예치금 중 15만 달러는 사업체에, 5만 달러는 거주용으로 쓰이는 돈으로 간주되었다. 

보증금 예치로 주정부는 투자자를 영주권자로 지명했었다. 이민자들은 PEI주로 이주하고 사업체를 설립하기 전에 우편으로 영주권을 수령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대다수의 사업 이민자들이 사업체를 설립하지 않아 문제가 불거지게 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PEI 주정부는 177명의 사업 이민자들에게 사업체 설립 관련 문제로 보증금 1800만 달러를 돌려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심지어 유학생이라는 신분적 약점을 악용해 임금을 갈취하는 사례까지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PNP를 통해 이민 수속을 준비하던 중국 출신 두 명의 유학생은 업체에서 불법 리베이트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PEI 보수당 한 의원은 “PEI에 이주하는 이민자들은 커뮤니티의 일부로 흡수되야 한다”며 “이번 프로그램 폐지는 긍정적 방향”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한인 사회의 중요한 소식을 캐나다 서부 독자에게 전달합니다.
제보 이메일: news@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