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쌀은 파에야 만들기 딱… 육수에 익힐 때 젓지 말아야”

조선일보=김성윤 기자

최종수정: 2012-04-06 17:01

마르켈 아기레 무히카씨가 자신이 만든 파에야를 들어 보이고 있다. 그는 “파에야에 곁들이는 음료로 약간 달고 과일향이 풍성한 화이트와인이나 상그리아(와인에 과일·과즙 등을 섞은 음료)가 괜찮다”고 했다. / 허재성 영상미디어 기자 heophoto@chosun.com

스페인 국민음식 파에야

스페인 음식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스페인음식점이 여기저기 생겨나고, 뷔페식당에서도 스페인 음식 한두 가지 내놓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고, 가장 많이 아는 스페인 음식은 단연 파에야(paella)이다. 사실 파에야는 일반 가정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그 방법을 제대로 가르쳐줄 스페인 요리사가 한국에 왔다. '르메르디앙 바르셀로나' 호텔 주방장 마르켈 아기레 무히카(32)씨다. 그는 5월 31일까지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스페인의 맛' 행사를 주관하기 위해 방한했다.

아기레씨는 "스페인 음식이 마늘, 쌀 등 한국사람들에게 익숙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사람들도 스페인 음식을 좋아하는 듯하다"고 했다. 그는 "스페인은 지역색이 강해 지방마다 서로 다른 음식이 다양하게 발전했지만, 가장 대표적 국민음식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파에야"라고 했다. 파에야는 본래 둥그렇고 바닥이 납작한 프라이팬을 말한다. 여기에다 쌀과 여러 재료를 넣고 볶다가 육수를 붓고 익힌다. 한국의 영양밥 또는 볶음밥과 비슷하다.

아기레 주방장은 "'파에야 발렌시아나(paella Valenciana)'가 가장 전통적"이라고 했다. '발렌시아식(式) 파에야'라는 뜻이다. "발렌시아 지방에서 파에야를 최초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토끼고기와 달팽이가 들어가죠." 가장 대중적인 건 해산물이 들어가는 '파에야 마리스코(paella marisco)'. 한국사람들이 누룽지를 좋아하듯, 스페인사람들도 파에야를 만들면서 프라이팬 바닥에 눌어붙은 '소카라트(soccarat)'를 별미로 친다.

아기레씨는 "한국쌀은 스페인쌀보다 조금 작지만 파에야 만들기에 아주 적당하다"고 했다. 실제 스페인쌀과 한국쌀은 둘 다 짧고 통통한 자포니카(Japonica) 계열에 속한다. 그가 한국쌀로 만든 파에야를 맛봤다. 한국쌀로 만든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평소 맛보던 쌀밥과 다른 맛이었다. 우리 쌀밥처럼 차지진 않지만, 그렇다고 태국쌀처럼 불면 날아갈 듯 풀기가 없지는 않았다. 아기레 주방장은 "쌀을 물에 씻지 않고, 불리지 않아 그렇다"고 했다. "쌀을 육수에 익힐 때 절대, 절대 젓지 마세요. 육수가 졸아들어 거의 없어질 때까지 그냥 두세요. 전분이 빠져 나와서 끈적해져요. 제대로 만든 파에야는 고슬고슬해야 합니다."

파에야 마리스코(해산물 파에야)

●재료(1인분 기준)

쌀 100g, 새우 3마리, 모시조개 6개, 홍합 4개, 잘게 썬 문어 50g, 토마토 100g, 마늘 30g, 파슬리 30g, 생선육수 200mL, 사프란(saffron) 1g, 완두콩 10g, 올리브오일

●만들기

1. 마늘과 파슬리를 믹서기에 간다. 토마토는 별도로 믹서기에 액체 상태가 될 때까지 간다.

2. 프라이팬을 달구고 올리브오일을 두른 뒤 쌀을 넣고 볶는다. 쌀이 올리브오일에 고루 코팅되면 다진 문어와 새우, 모시조개, 홍합을 더해 센불에서 볶는다.

3. 해산물이 살짝 익으면 생선육수와 갈아둔 마늘, 파슬리, 토마토를 더한다. 중약불에서 끓인다.

4. 국물이 졸아들면 센불로 키우고 국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젓지 말고 익힌다.

5. 프라이팬에 담긴 채 테이블에 내고 각자 덜어 먹는다.

파에야 포요(닭고기 파에야)

●재료(1인분 기준)
 
쌀 100g, 닭가슴살 100g, 빨강·초록 피망 ¼개씩, 완두콩 200g, 토마토 100g, 마늘 30g, 파슬리 30g, 닭육수 200mL, 사프란 1g, 올리브오일

●만들기

1. 닭가슴살은 가로·세로 2㎝, 피망은 가로·세로 0.5㎝ 크기로 썬다. 마늘과 파슬리를 믹서기에 간다. 토마토는 별도로 믹서기에 액체 상태가 될 때까지 간다.

2. 프라이팬을 달구고 올리브오일을 두른 뒤 쌀을 넣고 볶는다. 쌀이 올리브오일에 고루 코팅되면 닭가슴살과 피망, 완두콩을 더해 센불에서 볶는다.

3. 닭고기가 살짝 익으면 닭육수와 믹서기에 갈아둔 마늘과 파슬리, 토마토를 더한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약불에서 끓인다.

4. 파에야 마리스코의 '만들기 4~5'를 반복한다.

파에야 베헤탈(야채 파에야)

●재료(1인분 기준)

쌀 100g, 아스파라거스 2개, 브로콜리 ½개, 빨강 피망 ½개, 감자 ½개, 버섯 ½개, 완두콩 20g, 토마토 100g, 마늘 30g, 파슬리 30g, 채소육수 200mL, 사프란 1g, 올리브오일

●만들기

1.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감자, 버섯을 가로·세로 0.5㎝ 크기로 자른다. 마늘과 파슬리를 믹서기에 간다. 토마토는 별도로 믹서기에 간다.

2. 프라이팬을 달구고 올리브오일을 두른 뒤 쌀을 넣고 볶는다. 쌀이 올리브오일에 고루 코팅되면 1의 준비한 채소를 더해 센불에서 볶는다.

3. 채소가 살짝 익으면 채소육수와 갈아둔 마늘과 파슬리, 토마토를 더한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약불에서 끓인다.

4. 파에야 마리스코의 '만들기 4~5'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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