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근로자, 임금 걱정 없이 쉴 권리 있어”
연방정부가 연 10일의 유급 병가 제도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지난 25일 오전 정기 기자회견에서 “그 누구도 몸이 좋지 않을 때 출근을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연방정부는 캐나다의 모든 근로자들이 매년 10일간의 유급 병가를 받을 수 있도록 주정부와 논의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뤼도 총리의 이번 유급 병가 제도에 대한 발표는 제3당인 NDP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소수정권인 자유당은 코로나19 사태로 의회 정상화를 한동안 미루는 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최소 1개 야당의 동의가 필요했고,
NDP는 자유당의 안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유급 병가 도입에 대한 공조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 3월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번지기 시작한 코로나19 사태로, 유급 병가 제도를 필수화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었다. 최근 유급 병가를 갖고 있지 않은 근로자들이 몸이 좋지 않음에도,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일자리를 보장받지 못할 거라는 염려로 출근을 강행하다 결국 ‘집단 감염’으로 이어진 사례가 국내에서도 속속 보고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BC NDP 소속의 존 호건 BC주 수상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유급 병가 제도가 없다면 독감 계절이 찾아올 때 2차 확산으로 번질 위험도 높다며, 병가 제도 도입에 대해 연방정부, 다른 주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던 바 있다.
또한, 호건 수상은 유급 병가 제도에 대한 짐을 고용주만이 지게 하는 것은 불공평하기 때문에 연방정부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만약 연방정부의 도움이 없더라도 BC주 만의 유급 병가 프로그램 도입을 고려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뤼도 총리의 발표가 전해지자 호건 수상은 성명을 통해 “연방 정부가 공정한 유급 병가 제도 도입에 대한 우리의 요구에 응답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반가움을 전했다.
재그미트 싱 NDP대표 역시 “NDP가 지난 몇 주에 걸쳐 연방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한 끝에, 유급 병가 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됐다”며 “캐나다의 모든 근로자는 몸이 좋지 않을 때는 임금을 받지 못할 거라는 염려 없이 집에서 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급 병가와 같은 제도의 도입은 주정부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트뤼도 총리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비상사태인 만큼 최대한 빨리 주 수상들과 협의해 이른 시일 내에 유급 병가 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사진=Justin Trudeau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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