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고안내
밴쿠버 조선일보에 투고는 편집부 이메일(news@vanchosun.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투고 시에는 본인 사진과 간단한 소개, 연락처를 첨부해 주십시오.
"할머니!" " 왜야." " 유나 깼어?"재잘거리는 유쾌한 목소리와 함께 유나가 이층에서 내려오며 부산한 아침이 시작 된다. 내가 일찍 일어나 준비해 둔 잼 바른 빵, 바나나 반개, 계란 후라이, 우유, 야채 스프 그리고 여러가지 과일이 차려져 있다. 사과, 딸기, 블루베리, 방울 토마토, 포도 등등 거의 날마다 다섯가지 정도가 약간씩 종류별로 바뀌며 접시에 담겨진다.두살 반인 손녀는 요즘 들어 부쩍 자란 것이 눈에 띈다. 다행히 먹성이 좋아서 잡채부터...
박인애
끝없이 넘어지며뜨겁게 일어서는 바다 우리가 닿아야 할 푸른 시간들이거기에 모여 출렁이고 있다 높이 높이 솟아오르는 꿈도 잠재우고끓어오르는 혈압도 끌어내리고낮게 낮게 속사기며때로는 불끈거리며, 절망할 줄도 알고부서질 줄도 아는 바다 그러나 바다가 넘치지 않음은언제나 가장 낮은 곳에몸을 두기 때문이다
권천학(權千鶴) 시인
감자꽃 한 다발 2015.07.10 (금)
노란 꽃술을 내민 흰 감자꽃 한 다발을 남편이 말없이 건넨다. 수확기를 앞두고 감자 알을 굵게 만들기 위해 꽃을 따내는 남편 옆에서 나는 잠시 감자꽃을 들여다 본다. 희고 보드라운 꽃잎 가운데 샛노란 꽃술을 뾰족이 내민 감자꽃은 너무나 앙증맞다.키 큰 미루나무 가지에 모여 앉은 멧새들이 소리 높혀 재잘대기 시작한다.“하얀꽃 피면 하얀 감자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바람을 타는 억새들의 사열을 받으며 콜로니 농장으로 가는 길 풍경은...
조정
얼과 꼴 2015.07.03 (금)
한국을 떠나 밴쿠버에 온 지 십여년이 훌쩍 넘어갑니다. 더 이상 가면 안될 것 같아 서둘러 내려 버린 낯선 역, 이미 제 두 발은 이 땅을 어설프게 밟고 있었고  설레임과 새로움을 서둘러 담기엔 역부족이라 눈꼬리마저 파리하게 떨리고 있었던 순간, 머릿속에는 온통 숨막일 듯한 혼돈만이 윙윙거리고….. 밴쿠버는 제게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본디 논리적이며 철저한 성격도 아닌지라, 인생의 이정표를 새로 정하는 일에도...
이인애
뜨락의 단풍이 나를 섬겨 그늘을 만들고목련 나무는 우편의 전사처럼 내 옆을 지키며무수한 잎이 머리 위에서따가운 여름의 뙤양을 가려줄 때예쁜 암캉아지 두 마리 내 품에 와 안겨나의 심장이 사랑으로 고동을 친다왕이 되어 총애하는 후궁 났다고꽃을 손보던 왕비가 눈썰미를 찌푸리며지나던 참새들이 허다한 시녀같이재잘재잘 험담이다나는 가끔 왕처럼 대접을 받고시중을 드는 무리에 둘러싸여 밥을 먹는다깨끗지 못한 수족을 위해선 물수건을...
김경래
한국전쟁이 끝나고 재건 운동이 한창이던 50년대 말, 한 소년의 고향에서는 다양한 춤사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뒷산 마루에 흐드러지게 피기 시작한 진달래 꽃은 빨간 꽃잎을 연신 떨며 정열적인 탱고의 유혹을 담아내고, 기웃기웃 조용히 올라오던 강아지 풀의 뽀송뽀송한 몸놀림은 지나가던 강아지의 마음까지도 간질이는 듯 했다. 겨우내 깊이 파여 물 고인 웅덩이에는 빙글빙글 올챙이가 끝 없는 부채춤을 추고, 그 수면 위에선 엿장수가 사뿐사뿐...
김덕원
오 캐나다 2015.06.26 (금)
그대는 제다른 피부 색깔 민족들의제다른 언어와 풍습과제다른 문화와 예술이 아우러진아름다운 모자이크 그림 액자 태평양과 대서양, 빛나는 두 대양 사이에서도시들은 다민족 문화로 풍요롭고대평원은 황금빛 밀밭의 요람강들은 꽃과 초목들을 살찌우나니 그대, 젊고 착한 캐나다여,꿈꾸는 자에게는 무한한 꿈을 안겨주고모험가들에게는 끝없는 모험을 제공하는축복받은 기회의 땅이여. 그대의 품 안에서우리는 평안과 안식을...
안봉자
핏빛 꽃잎들 2015.06.19 (금)
참 긴 터널이었다 우리는 얼마나 어리석었던가별빛 다 쓰러져 버린 날별빛 그리워 눈물짓는 날 섬나라철썩이는 세상파도에 곤한 몸 웅크린 채 새우잠 드는 섬들 기다림과 그리움그리고 서러움과 또 애닮픈 것들 때론 이 섬과 그 섬 이어주는 무지개다리그 아래 세월강 거품 물고 흐르고 끝내 흐르지 못하는 너의 얼굴발목 묶인 채 제자리 부유하는 익사체 봄이 온단다너는 아직 그 자리 맴돌고 있는데 터널만큼이나 긴...
백철현
Let it Be, Let it Be 2015.06.19 (금)
           오월 초 한국에서는 폴 매카트니가 콘서트를 하고 갔다고 한다. 존 레논의 스키플(1950년대에 유행했던 재즈와 포크음악이 혼합된 형태의 음악)밴드를 바탕으로 1960년도 영국 북서부의 항구 도시 리버풀에서 결성된 비틀즈는 록 시대에 가장 위대하고 영향력 있는 그룹으로 각광을 받았다. 폴 매카트니는 비틀즈의 한 멤버로 여러 명곡들을 직접 작곡한 Singer Song Writer이며, 그들의 노래 중 이십여 곡이...
앤김
수박을 먹다보면 2015.06.12 (금)
빠~알갛게잘 여문수박을 먹다보면생각이콱 찬 아이를 보는것 같아단물이 흥건히고이는 걸 보면그 녀석은 분명 진국일 거야햇살을 자알받은 탓에내 머리 속에도생각의 씨앗들이꼭 꼭 꼭 여무는 것 같아가슴 속에도사랑이
이봉란
싱글맘이 된 딸 2015.06.12 (금)
미혼모란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게 된 여성을 말하고, 싱글맘이란 자기가 원해서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여성을 지칭한다고 한다. 한국도 이젠 갈수록 혼자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늘다보니 이런 세분화된 호칭까지 생긴 것 같다. 갑자기 싱글맘 이야기를 꺼낸 건, 고등학생인 딸이 얼마 전에 치렀던 ‘3일 동안 싱글맘 체험하기’, 바로 그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싶어서다.           딸이...
박정은(Kristine Kim)
실존주의 철학용어 가운데 한계상황 이란 것이 있다. 이는 삶의 정황이 너무나 힘든 상태로, 마치 죽음 앞에서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극한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와 같은 상황 앞에서 인간은 대체적으로 도피하려 하거나 현실에 눈을 감아버림으로써 자기 존재가 상실되는 길로 빠져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반대로 그와 같은 상황 가운데서도 진지하게 그 과정을 성찰하노라면 하나뿐이며, 한 번 뿐인...
권순욱
유월의 꿈 2015.06.05 (금)
새순의 시절은 지났다.바다는 끓어 오르기 시작했다.소년의 가슴도 뜨거워진다.닻을 올리고 돛에 가득 바람을 품고 출발이다! 소년의 단단한 눈빛은저 뭉게구름들 너머 먼 곳을 향한다. 푸른 바람 안겨주던 하늘도 바다도불시에 배반의 몸짓으로 끓어 넘쳐소년 따위 패대기칠지도 모르나그는 지금 모른다.전진할 뿐이다, 화살처럼 날고 싶을 뿐이다,미지를 향해 아우성치며 두근거리는마음의 소리를 좇을 뿐이다. 붉고 뜨거운 태양 아래...
이재연
출근길에서 2015.05.29 (금)
이른 아침의 한강은 적도다. 잔잔한 강의 표면은 마치 유리판을 깔아 놓은 듯하고 흔한 철새들도, 시끌벅적한 나들이 인파조차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막 떠오른 햇빛을 받은 강은 어딘지 쓸쓸하고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어디서나 상대성이론은 늘 작용한다. 압구정역에서 옥수역을 잇는 전철의 철로가 그렇게 짧게 느껴질 수가 없다. 정해진 짧은 시간은 늘 우리를 들뜨게도 하고 아쉬움으로 몸부림치게도 한다. 그 짧은 구간의 시간에 내다본 강의...
조일엽
빈 의자 2015.05.29 (금)
소곤소곤 내 소리 들리나요?나 항상 그대로 있어요큰 나무 아래 지킴이에요강아지들 벌판에 뛰놀고아이들 달리기 시합하고어른들 걷는 연습하고난 빈 의자에요봄에는 바람에 날리는꽃잎에 내어주고민들레 꽃씨도 살포시 날아와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다 저만치 날아가지요여름엔 뜨거움을 소나기에 적시며빗물로 내 눈물 씻어요가을엔 먼 여행길잠시 쉬어가는 낙엽에 빈자리 내어주지요겨울엔 함박눈이 내려요솜이불을 만들어 날 덮어 주네요난 빈...
혜성 이봉희
가정 2015.05.22 (금)
가정이란 가족으로 이루어진 작은 사회이다.가정은 선장인 아버지와 항해사인 어머니 그리고 선원인 아이들과 함께 한 배를 타고 항해하는 것과도 같다. 그 선원 중 누구 하나 자기의 임무를 충실하게 하지 않거나 다른 생각을 할 때 그 배는 암초에 부딪히고 풍랑을 만났을 때 파선되고 만다.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부부이다. 성격이나 환경, 취미 등 모든 것이 다른 남녀가 대부분 처음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만나 살지만 시간이 갈수록...
심현숙
목련 꽃 지던 날 2015.05.22 (금)
누가 이 지구를 ,  간밤 내이리도 멀미 나게 흔들어 놓았나 ? 옆 울섶 자목련 백목련 꽃잎들 ,잔디 가득성자의 눈물 자욱으로 얼룩져 있다 지난 밤,  네팔의 그 많은 생령들이애처롭고 여린 꽃잎들로 이울던 밤, 두더지 처럼 웅크린 우리들의 기원은다 어디로 헛되이 , 돌이킬 수 없는어느 나락으로 허물어져 갔는가 ? 저 자목련 꽃잎들은 허물 가득한우리 인생들에 대한연민의 눈물 방울로, 저 백목련 꽃잎들은 영원을...
늘물 남윤성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밴쿠버는 쾌적한 자연 환경,  안락한 주거,   그리고 여러가지로 조사한 생활 조건들의 평가로 세계에서 가장 상위권에 있는 곳이다. 카나다 정부는 이민 신청자들의 재산, 학력,경력,  나이 그리고 언어등등을 점수로 환산하여 이민을 허락하는 정책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민을 온 많은 분들은 어느정도 본국에서 성공한 계층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상당수의  이민자들은 한국에서...
김유훈
너희들의 젊은 날 2015.05.15 (금)
       절망은 멀리 가르치고         희망은 조금쯤 숨어있다고 말해준다 인생은        월화수목금토일        아직 도착하지 않은 내일과        풀씨처럼 도도히 태어나는 아이들은        황홀한 꿈을 몰고 오리라        인생은 바쁜듯이 아주 바쁜듯이...
김영주
이별의 공항 2015.05.09 (토)
시계가 오후 10시 늦은 밤임을 알릴 때쯤 우리 가족은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공항을 가기 위해 문밖을 나섰다.  큰아들이 세 달간의 일정을 가지고 한국과 대만 방문을 위해 장도의 길을 오늘 새벽 출발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밴쿠버 공항은 늦은 밤인데다 비행기 이착륙 횟수가 적어서인지 일부의 쇼핑 부수가 문이 닫혀 있고 간단한 스낵 음료 부수만이 손님을 힘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늘 상 분주했던 공항 분위기 와는 사뭇 다른 한가함과...
김종섭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