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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들이친 소나기처럼한 줄기 빛으로 날아와별 꽃처럼 빛나다찰라의 무지개 언덕을뜨거이 너머그리운 긴 그림자를 드리워애틋이 설레다시린 슬픔 고여 놓고기다림 깃든 여운 속을차거이 흩날려머물지 않는 사랑은영영 살아서그리운 불꽃으로서늘히 흔들려가는 바람
백혜순
 작년 9월에 주문했던 차가 일주일 내로 나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팬데믹으로 반도체 공급 난이 심해지면서, 신차 출고가 일 년씩 미뤄진 상태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새 차를 받게 되었다. 자동차 딜러는 운이 좋아 주문한 차가 빨리 나왔다며 좋아했지만, 나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십 년을 함께한 노후한 차와 이별해야 하는 순간이 왔기 때문이다. 살아있지 않은 대상에게서 생명체에서만 기대할 수 있는 어떤 감정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
권은경
유월이 오네요 2023.06.05 (월)
당신의 마당에 우뚝실유카 꽃대 올라오네요꽃샘 바람, 황사 먼지 바람메케한 연기 바람 모두 쏟아내고지친 봄 날 서둘러 떠나가네요주렁주렁 실유카 꽃봉오리피어나려는 소리 울려 퍼지는하이얀 종소리 들리나요유월이 오네요우리 흩어진 마음 다독이면실유카 꽃송이 활짝 피겠지요단단한 열매도 낳겠지요
강은소
2학년 2학기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한밤중에 엄마는 나를 깨워 황급히 옷을 입혔다. 잠이 덜 깬 채 엄마 손에 이끌려 밖으로 나왔다. 겨울바람이 쌩쌩 불었다.“에취! 추워!”며칠 집에 오시지 않던 아빠가 어둠 속에 서 있었다. “아빠!”나는 달려가 아빠 품에 안겼다.“세진아! 이제부터 우리 세진이가 엄마 보호자야.”“왜? 아빠는 어디 가는데요?”아빠는 나를 한 번 안아주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엄마는 나를 붙들고 떨고 있었다. “아빠,...
이정순
마음의 거울 2023.05.29 (월)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에고요한 하늘이 들어와 앉는 오월장미가 향기를 발하고 있다 살아온 시간 들이 세월로 엮여갯내만큼 깊이 스민다 무심코 뿌려놓은 말의 씨들이지금쯤 다른 사람의 가슴에서무슨 색깔로 자라고 있을까늦은 저녁 찬찬히거울 속의 나를 본다 때 묻은 마음속엔자신을 감싸는 지혜를 키우면서남보다 나를 먼저 놓는 잣대는굵어져 갔을 것이다부끄러운 마음을 가슴에 안고거울 속의 나를 본다 내가 뿌린 말의...
강숙려
“향수” 2023.05.29 (월)
“넓은 벌 동쪽 끝으로 ~, 옛 이야기 지즐대는 ~ ”으로 시작되는 이 노랫말은 정지용 시인이 100년전 일본 유학생활 중 쓴 시이다. 이 시가 다시 빛을 보게 된 것은 작곡가 김희갑에 의해 곡이 완성됨으로 인해 지금은 대한민국 국민의 “불후의 명곡”이 되었다. 우리 민족에게 고향은 눈을 감아도 잊지 못하는 곳이다.  우리 부모님들 세대에 6.25전쟁으로 북에서 피난 내려와서 두고온 땅을 그리워 하며 얼마나 애타게 고향노래를 불렀던가?...
김유훈
 이제 캐나다 밴쿠버 생활 6년 차에 접어든 나는 캐나다 운전에도 얼추 익숙해졌다. 아주 많이 다른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 20년 가까이 운전했던 것에 비해 처음 밴쿠버에 도착해 운전 문화가 아주 약간 다르다고 느꼈다. 한국,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바쁘게 하루를 살고, 또 거기에 맞춰 움직이는 것은 무척 익숙했기 때문에 늘 쫓기는 듯 살았기 때문이다.  마흔이 가까워 왔던 캐나다 밴쿠버는 조금 달랐다. 물론 밴쿠버는 캐나다의 또 다른...
윤의정
세월이 가면 2023.05.29 (월)
지금은 모르지만세월이 가면 알게 될 거야지금 보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보지 못 한 것, 알지 못한 것놓치고 있다는 것이 많다는 것을무슨 사연이 있는지어떤 까닭이 있는지세월이 가야 그때 알게 될 거야너무 두려워 말자너무 걱정도 말자지금은 모르지만인생이 모두에게 다 똑같지 않다는 것을살다 보면 알게 될 거야다른 이유가 뭔지결과가 다른 건 어떤 건지살다 보면 그때 깨닫게 될 테니지금은 원망을 말아야지세월이 가야 알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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