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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사랑 2022.07.07 (목)
제목만 보면 뭔 사랑이기에 사랑 앞에 개가 붙나? 할 것 같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자조적인 탄식을 토로하며 내뱉는 말처럼 들릴 것도 같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목숨을 내던진 운명적인 사랑인가? 그렇게도 생각할 것 같다. 한탄하듯 체념마저 깃든 좋지 않은 어감의 개탄하는 말투. 남모르는 누군가의 지독한 사랑을 두고 도대체 뭔 사랑을 했기에? 그렇게들 생각할 것 같다. 상스러운 욕지거리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혐오스러운 경멸을 보낼 것도...
김줄리아헤븐
이 말씀은 자기 마음을 속이지 말라는 뜻이다. 이렇게 사는 것은 결국 남을 속이지 않거나 세상(世上)을 속이지 않으며 사는 것으로 귀결(歸結)하게 된다. 그리되면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고 떳떳하여, 항상(恒常) 마음의 평화(平和)가 있을 것이다. 스스로 무애인(無碍人)이요 자유인(自由人)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안락(安樂)한 삶을 떼어놓고 무엇이 더 중요(重要)하겠는가? 내가 안락하면 세상 또한 안락한 법(法)이고, 이것은 곧...
김토마스
두 바퀴의 수레 2022.07.07 (목)
  아침마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서울 변두리 어디에 산다는 이들 부부는 새벽이면 싱싱한 채소를 한 수레 싣고 골목을 누비며 파는 평범한 상인 들이다. 그런데 내가 유독 이 부부에게 정이 가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서른을 넘어 보이는 남자는 그저 쑬쑬하게 생겼는데 여인은 그렇지 못하다. 오른쪽 볼은 갸름하고 눈이 맑은 것이 삽상하나 왼쪽은 벌거죽죽하고 번쩍번쩍 하며 아래 입술은 일그러져 있는 것이 꽤...
반숙자
그가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있다그의 머릿속으로 무슨 생각이 지나가는지그의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저장하는지새 소리 물소리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그러나 그는 듣고 있나 보다가끔 뭔가 생각하면서 희죽- 웃는 걸 보면나는 그의 등 뒤에서 그의 가슴 한쪽을 긋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 듣는다어느 궤도에서인가 잘려 나온 푸른 이파리 같은 그의 목덜미목덜미는 가끔 죽음으로 가는 붉은 신호등 앞에 망연히 서서혹은 의자에 앉아서 귀에는...
이영춘
캠핑 단상 2022.06.28 (화)
  오월은 싱그러운 봄빛으로 눈부시다. 골든 이어스 캠핑장을 향하는 듀드니 트렁크 로드 주변은, 색의 연금술사들이 펼쳐놓은 화사한 화폭 같다. 신록의 나무 사이로 뭉게뭉게 흰 불두화가 피어있고 짙고 연한 초록빛이 서로 스미고 어우러진 산자락은, 마크 샤갈의 파스텔화처럼 몽환적이다. 버드 그린, 모스 그린, 파인 그린…, 보드라움으로 마른 가지를 뚫고 나온 연둣빛 잎새들이 시나브로 생동감 넘실대는 초록의 물결을 이룬다.  캠핑은...
조정
지붕 2022.06.28 (화)
태양의 고문도우박의 뭇매도묵묵히 견뎌내는지붕은장화도 소용없는눈의 무게도용케 버티지만기둥은 지붕을 업고주춧돌은 기둥을 받들고땅은 이 모두를 지탱하니지붕은혼자 인고하지 않듯이내게도기둥이, 주춧돌이그리고, 땅이 있을 텐데
송무석
한국 방문하고 2019년 10월 중순에 출국할 때 어머니께 “6개월 후에 다시 만나요”라고 경쾌하게 인사하고 헤어졌다. 그전에도 여러 번 방문하고 어머니와 같이 지내다가 헤어졌지만 언제나 눈물을 흘리곤 하였는데, 다시 곧 만난다며 처음으로 씩씩하게 인사하고 헤어졌다. 캐나다로 귀국하여 2020년 4월 중순에 한국 방문하고자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기다리는데 악몽의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것이다. 캐나다 정부에서 해외여행을 전면 금지하고...
김현옥
꿈 그리고 미련 2022.06.28 (화)
늘아주 큰 것을 바라며많이 이루고자 하지만하나도 가지지 못하고 마는그 꿈, 그저 쓸모없는개꿈 같은 것이라는 걸이제 와 돌아보니겨우 알게 되었죠꼭하고 싶은 게 많아도할 게 별로 없고갖고 싶은 게 있어도가질 수 없고폼 나게 살려고 해도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생그게 바람처럼 지나가는헛꿈이라는 것을 말이죠난그럼에도쉼 없이 꿈을 꾸려 애를 쓰는 건잡을 수 없는 그 꿈에때론 울기도 하고때론 웃기도 하며내일을 위해 오늘을 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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