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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서막 2023.08.14 (월)
새벽엔 꿈을 꾼다꿈이 사라진이 나이에 찾아오는 꿈이 아심찮아은빛 포대기로 얼싸안고 어른다짜릿한 비상도 없고현란한 색채 마술쇼도 멈추어 버린밋밋한 흑백의 영상이지만감내못할 욕망의 질주가 아니어서 좋다사구(沙丘)처럼 허물어지지 않고고스란히기억의 풀섶에 남아풋풋이 적셔주는 투명함이 좋다그가 던져주고 간 화두-영원 속에 나는 어떤 존재일까 -에 잠겨하루종일 철학을 한다다른 얼굴로다른 배경을 두르고다른 운명을 연기하는 내...
김해영
당당한 13 번 2023.08.14 (월)
   “ 아빠, 늦겠어요. 빨리빨리요.” 아들 마음은 벌써 아이스 하키 토너먼트 경기장에 가 있었다. 아들과 난 3박4일 일정으로 치러지는 아이스 하키 토너먼트에 참여하기 위해 출발하였다. 아내는 삶은 계란, 김밥, 그리고 아들이 좋아하는 과자를 준비해 주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호텔에 도착하니  미리 온 선수들과 학부모들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배정된 방에 짐을 풀고 잠시 아들과 시간을 가졌다. 우리는 상대편 팀에 대해 연구하고...
정효봉
  최근에 두 권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조정래 작가의 “홀로 쓰고 함께 살다”와 나태주 시인의 “봄이다. 살아보자” 이다. “홀로 쓰고 함께 살다”는 조정래 작가가 문단 50년을 기념하여 독자와의 대화를 쓴 책이고, “봄이다 살아보자”는 시인 세월 50년을 살며 적은 나태주 시인의 산문집이다. 두 권 모두 소설가와 시인으로 50년 간 문인으로 살아오면서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서술한 공통점이 있다. 50년을 꾸준히 작가로서 한 길을...
정재욱
상처만 바라보다 희망 없다고창밖 너머 흔들리는 나뭇잎햇볕 한줄기에도 반짝인다만 권 진열된 도서관 서가에는창조와 멸종 모든 얘기 가득하고나는 무엇을 뽑을가 그 앞에 서서...이기는 방편 만을 풀어 놓는 지식과어울리는 방법으로 감싸 안은 지혜대화에도 때로는 간격이 필요하듯외면하고 돌아설 수 없는 그 많은 길살며 버림 받은 일 한 두 번 인가외딴 섬 파도 소리만 벗 삼을 수 없듯엇갈린 이 길에서 걸음 멈추고고개 돌려 저쪽에도 길이...
조규남
바다의 신음 2023.07.31 (월)
바다는 회한의 바람 소리를 넘어끝없이 밀려온다크고 검은 파도를 만들며첫 마음을 준 빛의 약속을 찾아폭풍 속 회오리를 넘는다해안은 긴 여정의 귀착크고 힘찬 마지막 역진그리고 찾아오는 갑작스런 흰 거품들번지는 그 하얀 선을 넘지 못한 바다귀착의 혼돈에 서버린 욕망의 굴욕운명처럼 가로선 하얀 선, 네 앞에서모든 것을 내려놓고욕망의 끝자락에서땅속을 흔들며 구르며끝 없이 신음한다금단의 하얀선 앞에서.
김석봉
캐나다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하려고 할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조언이 방 또는 물을 파는 장사를 하라는 것이었다. 즉, 술을 파는 바(bar)가 있는 호텔을 하든지, 아니면 또 다른 물인 기름을 파는 주유소를 하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시작한 사업이 술을 파는 바가 있는 호텔이었다. 이야기에 앞서 일단 여인숙부터 호텔까지, 그 명칭을 간단히 정리해 볼까 한다. 한국에서는 여인숙, 여관, 모텔, 호텔 등, 그 명칭에 따라 대충 시설 정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박정은
Welcome back home! 2023.07.31 (월)
   매년 휴가의 대부분은 한국에 계신 어머님을 방문하는 데 사용한다. 이민을 오면서 동생 가족과 함께 사시는 어머님은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9 남매의 장남인 아버님은 내가 다섯 살 때 갑자기 돌아가셨다. 어머님은 시 부모님을 모시고, 네 명의 출가 전인 고모들과 삼촌들과 함께 살며 출가시키셨고, 우리 3 남매를 키웠다. 그리고 또 작은아버지의 세 명의 자녀를 고등학교까지 키우셨다. 우리 집은 늘 북적였다. 어머니는 손님 아닌...
박광일
짬뽕 2023.07.31 (월)
짬뽕이 먹고 싶었는지짜장이 먹고 싶었는지확실하지 않았지만소풍 가기 전날 설렘처럼, 만남이 설레었다메뉴판을 보며 훅 올라 오는 부담짬뽕 짜장 하나 먹는데, 웬 부담 하면서도제천 역전 귀퉁이, 아이스 바로 만든 발 출입문 중국집엄마 손잡고 들어가 짜장 곱배기 시켜입에 검은 분칠하며 짜장면 처음 먹던 날엄마도 먹어봐됐어 엄만 괜찮아 하곤뜨거운 보리차 한 잔을 다 마셨지짬뽕도 친구가 나눠 준 간 짜장 조차 생각보다 맛이 없어메뉴 판...
전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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