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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사랑 2018.01.08 (월)
비누 사랑                                          권순욱     지난 5월 교회에서 마련한 효도 관광을 다녀오면서 받아온 선물 중에 요즘 내가 애용하는 것이 세숫비누이다. 그 비누를 사용한 지 한 달이 지나고 보니 비누의 원형은 점차 변하여 처음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게 되었다. 타원형을 이루고 겉에...
권순욱
'그래도' 섬 2018.01.08 (월)
' 그 래 도' 섬                          늘 물     남 윤 성     '그래도' 섬은 대체로 세상에서 잊혀진 자들이 찾아가는  섬이라 한다. '그래도' 섬은 대체로 세상에서  버려진 자들이 찾아 가는  섬 이라 한다. 생의 밀물 한떼 들어 오기도 하고  생의 밀물 한떼 나가기도 하고 들고 나고 하는 가운데   잊혀진 자의 입에  헛된 것...
남윤성
달랑 한 장 파리한 모습으로 달려있는 2017년 12월 저녁,   한줌이나 될까 몰라 마른 꽃잎 같은 아흔 여섯의 내 어머니 고관절이 부서져 응급실에 드셨다.   ‘우리주님은 내 기도를 잊으신 것일까 왜 나를 안 불러 가시는지’ 꺼질 듯 가물거리는 가슴 말에 내 사지가 말라가는 듯 아프다.  오래 사는 일이 그토록 미안해 할 일인가! 너무 오래 살아있다 늘 미안해하시던 어머니 그 모습 안타까워 함께 우는 12월의 어둔 저녁 아무도 모르는...
추정 / 강숙려
또 다시 한 해가 저물어 간다. 한 해의 끝자락에 서서 금년 한 해 있었던 일들과 신세진 모든 이들의 얼굴을 차례로 떠올려본다. 그리고 ‘산다는 것’은 결국 살아온 만큼 다른 이들에게 지불해야 할 대가가 큰 것임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하물며 주위 사람들로부터 받은 신세와 사랑은 그렇다 치더라도 오늘 하루와 내일과 또 내년 한 해를 한번 더 허락(?)하시는 그 분께 나는 과연 무엇을 드려야 할까? 그야말로 생때같은 자식을 먼저 보내고 찢어지는...
민완기
저녁 산책 2017.12.22 (금)
당신이 오지 않는 저녁 둑길을 따라 긴 산책을 나선다 물가에 속삭이는 잡풀과 흰 꽃들 그들의 작은 목소리를 알지 못해도 물 위에 퍼덕이는 백로와 청둥오리의 다정을 흉내 낼 수 없어도 마냥 흐르는 물소리가 좋다 막힘 없이 돌아가는 저 몸짓 여울을 훌쩍 흘러가는 넉넉한 소리 노을 속에 붉게 지는 해와 바람에 안기는 산과 구름이 모두 전설이 되고 역사가 되는 흐르는 소리의 은유를 알 것도 같다 그러나 당신은 내게 오지 않고...
강은소
아아, 12월 2017.12.18 (월)
몇번씩 듣고 들은 얘기 중에 이런 아름다운 장면도 있네   제자들의 발발발 ,열두 명의 그 맨발을 갈릴리 바다 소금물로 마알갛게 씻어주신 12월의 예수님   1월 2월 ...11월 모두 다 가고 , 12월   용서는 사랑 만큼이나 아파야 한다고 거리엔 모두가 예수로 넘쳐나는데 종탑에 걸터 앉은 캐롤은   먼먼 지구 밖으로 흘러내리는데 나는 왜 늘 사랑과 용서를 구걸하며 사는가   우리는 고쳐야 할 것이 많은 인간이다 우리는 버려야 할...
김영주
내가 하는 트럭커일은 밴쿠버에서 목재를 싣고 미국, 즉 캘리포니아 주로 배달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I-5고속도로를 따라 이틀을 달린 후 삼일 째 건축 도매상에 물건을 내리게 된다. 그후 다시 카나다로 물건을 싣고 와야 하는 데 바로 근처에 실을 물건이 없을 때는 더 먼 곳에 가서 실어와야 한다. 가끔은  네바다 주 아니면 아리조나 주에 까지 가서 실어오기도 한다. 그리고 카나다로 오는 물품들은 그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철제...
유훈
12월의 길목에서 2017.12.13 (수)
철 지나가고 해 지나갈 때마다 주문처럼 외우던 수많은 약속의 다짐들이 새벽 이슬로 내리는 12월. 안개 속 가물거리는 내 안의 너를 보며 놓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미련으로 버리고 싶은 자책 잊고 싶은 후회 욕심으로 늘어진 추한 마음 퇴색되어 희미해진 기억들까지 주머니 깊숙이 찔러 넣고 눈을 감는다. 팔팔했던 기회의 순간들이 도마뱀 꼬리처럼 잘려나갔어도 이젠 그다지 서글프지 않다. 받아들이고 극복하며 살아온 반백 넘은 세월 위에...
장의순
앙증맞은 연 분홍빛 벚꽃망울이 거리 곳곳에서 봄 노래를 불러주던 올 초봄 난 밴쿠버 시온 선교합창단원이 되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곳엔 칠십을 바라보는 따님과 함께 오시는 기억력과 체력이 정말 믿기지 않는 구십세 단원도 계셨고, 뒷태가 삼십 대라 해도 믿어질 만큼 어여쁘신 팔십 구세의 단원도 계신다. 나뭇가지 위에 돋아나던 연둣빛 새순이 어느덧 제법 녹음이 짙어 갈 무렵, 내게 합창단은 소풍의 꽃이라 말하는 보물찾기 놀이를...
섬별 줄리아헤븐 김
겨울꽃 2017.12.08 (금)
긴 겨울이 시작 되었습니다 시인은 서쪽 하늘을 범하는 검은 구름을 보고 만 있습니다 비가 그치고 잔 빛이 앞뜰을 무대처럼 밝히는 날 선홍빛 꽃을 심겠습니다 꿈 속에서 보던 그 꽃을 마당에 심겠습니다 겨울은 비를 내리고 어두움을 내리고 꽃도 숨길 것입니다 아무도 보지 못한 그 꽃을 시인의 마음 속에 심은 그 꽃을 겨울은 봄을 기다리는 방랑자가 되어 가슴에 안고 계절의 길목을 서성이다가 가끔 시인의 앞뜰을 다시 찾을 것입니다 그리고...
김석봉
새벽 기도 1 2017.12.07 (목)
서시 뽀오얀 버들개지 속눈썹 살포시 여는 은밀한 시간 차가운 이슬로 정갈히 몸 씻고 새롭게 태어나는 순결한 이 시간을 당신께 바칩니다.   기지개 켜는 나뭇잎 새들의 달콤한 새벽 꿈 다독이며 바위틈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맑은 샘물 노래 소리 이 우주의 내밀한 속삭임을 고이 길어 당신께 바칩니다.   셀 수 없는 하늘의 별과 바람, 강물의 달 그림자 무루 모두어 둥근 한 마음 빨갛게 향불 사르고 나의 전 존재를 들어 온전히 당신께 모두...
임완숙
12월을 기다리며 2017.12.01 (금)
11월로 접어드니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계속 내린다. 회색의 하늘과 떨어지는 빗소리, 바람소리에 마음을 내 맡기며 우울한 날들이 계속된다. 10월은 화려한 나무들의 성장으로 아름다웠고 잎들은 아픔을 핏빛으로 토해내고 모든 걸 내려놓았다. 빨간색 노란색 아름다운 단풍과 파란 하늘이 언제나 내 곁에 남아 있는 듯 바라만 봐도 행복했다. 빗줄기 속에 떨어지는 나뭇잎을 바라본다. 붉디붉은 단풍잎들이 내리는 비와 바람 속에서 춤추듯이 땅으로...
김베로니카
가을이 그리는 수채화를 보노라면고즈넉한 풍경 한 점이 애틋합니다   가을이 무르익은 어스름 녘가로등 그윽이 눈을 뜨고소슬한 바람 한 자락 갈잎 지는 곳나처럼 외로운 벤치 하나   쓸쓸함이 황홀한 그 자리에 앉으면풍경 저편에 사는 추억이 천리마처럼 달려옵니다   풀빛 유년과 가난이 조롱하던 학창시절 바람에 흔들리고 싶던 청춘 능금빛 사랑과 가을 잎새까지 처연한 슬픔마저도풀잎처럼 꽃처럼 향기롭습니다 돌아갈 수 없는...
임현숙
붕어빵 먹는 법 2017.11.30 (목)
붕어빵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화제가 있다. 어디부터 먹느냐 하는 것이다. 그야 당연히 머리부터지,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꼬리부터 먹는다는 사람도 있다. 누구는 숫제 뱃가죽부터 먹는다. 붕어빵 하나 먹는 법도 사람마다 다르다.   예전에 나는 꼬리부터 먹었다. 단 팥이 많은 머리 쪽부터 베어 물면 뜨거워서 입술을 델 것만 같았다. 맛있는 쪽을 먼저 먹고 나면 팥이 들지 않은 꼬리 쪽은 먹기 싫어질 것도 같았다....
최민자
로키산맥 대초원이 만나는 기슭의 고원은 버팔로가 살기 좋은 곳이었다. 원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사냥하기 좋은 조건임을 의미한다. 원주민들은 오랜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인 사냥법을 고안해 냈다. 바로 버팔로 떼를 낭떠러지로 몰아서 추락시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 번에 수백 마리의 버팔로가 추락한 자리를 버팔로 점프라고 부른다. 북미 대평원 일대에 여러 곳의 버팔로 점프가 발견되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사냥터가 헤드...
권순욱
헤매는 바람 2017.11.24 (금)
가끔헤매었다, 너는해 뜰 무렵이나혹은 저녁노을이 까무러칠 때 간혹싸돌아다녔다개똥풀꽃 흐드러지게 피어있는봄철 들판에 때때로머뭇거렸다미친 듯 장대비 쏟아지고번개가 하늘을 찢어발기는 그런 대낮 한때너는, 어리버리 갈 곳 잊었다 지랄같은 갈바람 헐떡이며 달려와볼이 붉은 계집아이 사타구니같은 잎들을잡아채 삼십육계 할 때도, 너는마냥 헤매었다 그러고 보면헤매고 싸돌아다니는, 너는그림자 없는 바람성자(聖者)렷다....
김시극
마음 인사 2017.11.24 (금)
바람 쐴 겸 공원을 찾았다. 오랜 만에 산책하는 기분이 삽상하다. 공원은 도시의 폐와 같다.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휴식을 베풀고, 젊은이들에겐 낭만을 안겨 주기도 한다. 귓가를 스치며 불어오는 바람결과 만나고, 녹음 사이로 속삭이는 새들과도 만난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오솔길에서 백발노인과 마주친다. 한 쪽으로 물러서서 노인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노인이 미소를 머금고 합장한다. 뜻밖의 합장에 저절로 고개 숙이며 인사 드린다. 백 년...
정목일
무릎 꿇은 어머니 2017.11.17 (금)
지난 9월 5일 TV에 생중계 된 서울 강서구 장애인 특수 학교 설립에 관한 서울시 교육감과 강서구 주민 토론회가 열린 곳은 강서구의 어느 초등학교 강당이었습니다.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특수 학교 설립을 찬성하는 쪽과 설립을 반대하는 측의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험악한 상황이었습니다. 장애인 특수 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측의 패널은 10명이나 되었으나 찬성하는 측은 장애인들의 어머니 4명 뿐이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청중들도 장애인...
김원식
어느날 2017.11.17 (금)
어느날 문득 일상에 묻힌 내 안의 누군가가 시간을 더듬는다 누군가였던 우리는 어디쯤에 와 있는가 남은 몇장의 카드와 셀폰 그 속에 간직된 사랑하는 사람들의 그립고 안타깝던 마음들과 순간들       옛날의 엄마는 사진 속에서  웃고 계셨다. 세상에 사랑을 주고 가신 엄마 가장 아름답고 슬픈 이름 외로운 내게 와서 엄마라고 불러준 아이들 가족 이곳에 영원히 머물순 없을까…     치열했던 어제의 터널을 지나 내일의...
전상희
테라스 난간에 매달린 으아리 잎들이 곧 떨어질 듯 말라간다. 초가을까지도 가녀린 줄기에서 크고 화려한 꽃들이 지치지 않고 피고지고 하더니 시간을 이기지 못하고 스러진다. 잔디도 푸르름을 잃고 누렇게 바랬다. 나무들은 여름의 치장을 버리고 본래 색을 드러낸 채 편안히 쉴 준비에 들어간 모양새다. 가을 차림새는 아무리 꾸며도 요란하지 않고 정취가 있다. 용담과 아스타가 진한 색을 뽐내고 좀 작살나무의 보라색 열매가 흐드러져도 그윽하게...
김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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