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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런 멋을 간직한 축제의 도시 '몬트리올 '을 가다

박준형 기자 ju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3-27 15:23

2. 무더위에도, 강추위에도 축제는 계속된다


<▲재즈의 향연 가득한 플라스데자르>
몬트리올은 1년 내내 각종 행사가 끊이지 않는 축제의 도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 방문해도 몬트리올에서는 축제를 즐길 수 있다. 각양각색의 표정으로 여행객들을 유혹하는 축제들은 몬트리올 여행을 더욱 알차게 해준다.

▲문화·예술의 광장 '플라스데자르'(Place des Arts)

다운타운 생뜨까뜨린느(Sainte-Catherine) 거리를 따라 동쪽으로 한참 걸어가다 보면 거리 끝자락에 자리 잡은 탁 트인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는 몬트리올 축제의 중심지, 플라스데자르다.

플라스데자르는 몬트리올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의 광장이자 지역적으로 다운타운과 올드몬트리올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장소이다. 광장 주변으로 수많은 공연장을 비롯해 호텔과 레스토랑, 쇼핑몰 등이 집중돼있다.

축제의 중심지답게 플라스데자르는 천의 얼굴을 갖고 사계절 내내 시민들을 향해 오라고 손짓한다. 여름엔 시원한 분수와 함께 아이들의 놀이공원이자 가족들의 안락한 휴식처가 되고, 겨울엔 얼음 장식과 조명, 크리스마스 트리 등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날씨가 좋을 때 광장을 방문한다면 푸른 잔디밭에 앉아 시원한 맥주에 푸틴과 소시지를 곁들이며 무료 야외 공연을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재즈페스티벌(Montreal International Jazz Festival)

플라스데자르를 빛내는 수많은 축제 중 가장 대표적인 축제가 바로 몬트리올 국제재즈페스티벌이다. 광장에선 매년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재즈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1980년부터 시작된 재즈페스티벌에는 전세계 유명 재즈음악인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년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몬트리올을 찾는 방문객 수가 약 250만명인 것으로 집계될 정도로 규모나 인지도 면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축제 기간 수십개의 공연장에서는 연일 수준급의 연주가 이어진다. 재즈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정통 재즈뿐만 아니라 팝과 힙합, 랩, 포크 등 다양한 음악인들의 다채로운 음악이 펼쳐져 각자의 취향대로 골라 즐기면 된다.

광장 한가운데 설치되는 주무대를 비롯한 5~6곳의 크고 작은 무료 공연장에서는 야외 파티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아름답고 흥겨운 재즈 선율에 몬트리올 도심 전체가 들썩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장에 어둠이 자욱이 깔리면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라 절정으로 치닫는다. 음악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다 보면 절로 엉덩이를 흔들고 어깨를 들썩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훌륭한 재미를 선사한다. 음악에 몸을 맡긴 채 자유롭게 춤을 추는 이들, 멋진 음악을 배경으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 강아지와 함께 광장 곳곳을 누비는 아이들 등 각자의 방식대로 축제를 즐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몬트리올 시민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자유로움마저 느낄 수 있다.

▲국제영화제(Montreal World Film Festival)

재즈페스티벌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 플라스데자르는 영상의 물결로 넘실댄다. 8월 말부터 9월 초순까지 약 열흘동안 몬트리올 국제영화제가 진행되는 것. 몬트리올 국제영화제는 1977년 제1회를 시작으로 3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출품작들은 영화제 기간 몬트리올 시내 곳곳에서 상영된다. 플라스데자르를 비롯해 메조뇌브 극장(Théâtre Maisonneuve), 임페리얼 극장(Cinéma Impérial), 시네플렉스 카르띠에 라탱(Cineplex Quartier Latin) 등이 영화제의 무대로 사용된다.

가난한 여행객들도 아쉬워할 것 없다. 영화제 기간을 전후해서 시민들을 위한 무료 야외 상영이 이뤄진다. 한여름 무더위를 피해 광장에 모여 다같이 영화를 보는 경험은 영화팬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국제불꽃경연대회(Montreal International Fireworks Competition)

플라스데자르를 벗어나 올드몬트리올로 발걸음을 옮기면 화려한 불꽃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매년 6월부터 8월까지는 몬트리올 국제불꽃경연대회가 진행되는 기간. 메트로를 타고 다운타운을  벗어나 장드라뽀(Jean-Drapeau) 역에서 내리면 불꽃축제가 열리는 놀이공원 라 홍드(La Ronde)에 도착하게 된다. 라 홍드에선 이 기간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밤 10시에 몬트리올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놀이가 시작된다.

1985년에 시작된 불꽃축제는 해마다 8~10개국에서 참가해 환상적인 불꽃쇼를 선보인다. 대회 마지막날 우위를 가리며, 우승국에겐 황금주피터 트로피가 수여된다.

라 홍드 외에도 무료로 불꽃쇼를 감상할 수 있는 지점이 있어 수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라 홍드 근처의 자끄까르띠에 다리(Pont Jacques-Cartier)와 생로랑 강변, 올드포트 등이 대표적인 명당으로 손꼽힌다.

자끄까르띠에 다리의 경우 불꽃놀이가 시작되기 1~2시간 전부터 차량 통행이 금지된다. 다리 위를 힘겹게 걸어올라가면 이미 일찍부터 나와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머리  위로 쏘아올려지는 불꼿에 사람들의 탄성이 끊이지 않는다. 음악에 맞춰 다양한 모양과 화려한 색감, 엄청난 규모로 터지는 불꽃들은 예술로 승화된 불꽃놀이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불꽃쇼가 진행되는 동안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기분 좋은 황홀감에 빠지게 된다.

▲F1 몬트리올 그랑프리(F1 Grand Prix Montreal)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책임지는 동안 대낮엔 경주용 차량들이 몬트리올을 책임진다. 매년 6월 첫째주는 F1 몬트리올 그랑프리가 열리는 기간이다. F1 그랑프리는 국제자동차연맹 주최로 개최되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로 월드컵과 올림픽에 이어 전세계 3대 스포츠 행사로 명성이 자자하다.

몬트리올 경기는 주말 3일간 진행된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 엄청난 굉음을 내며 쏜살같이 달리는 차량들을 보고 있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TV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박진감 넘치는 경기에 관중들의 열기는 후끈 달아오른다.

경기에 앞서 다운타운에서 열리는 전야제 행사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이 기간 레스토랑과  바가 밀집한 크레상가(Crescent St.)는 축제의 장으로 변모한다. 거리 곳곳에는 실제 경기에 나서는 경주용 차량들이 전시되며, 타이어 교체하기, 시뮬레이션 운전하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들도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모은다.

해가 떨어지는 오후가 되면 가수들의 공연과 함께 각종 먹거리와 놀거리가 넘쳐나면서 거리 일대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또 하나 남성팬들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 늘씬하고 아름다운 레이싱모델들과의 포토타임도 진행된다.

▲이글루페스트(Igloofest)

겨울철에도 몬트리올 사람들의 축제 사랑은 이어진다. 한겨울 살을 에는 듯한 찬바람을 뚫고 올드포트에 도착하면 거대한 얼음 장식이 한눈에 들어온다.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이글루페스트를 알리는 사인이다. 올드포트를 얼음으로 뒤덮은 이글루페스트는 하얀 눈과 얼음에 화려한 조명이 더해져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글루페스트는 일렉트로닉 음악축제다. 특히 세계 유명한 실력파 일렉트로닉 음악가들이 출연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강추위 속에서 흥겨운 일렉트로닉 음악에 취해 몸을 흔들다보면 열기는 후끈 달아오른다. 무아지경에 빠져 흐르는 땀은 추위도 잊게 만든다.

이외에도 한여름밤 장드라뽀 공원을 록음악의 열기로 가득 채우는 오쉬아가(Osheaga music & arts Festival), 캐나다는 물론 불어를 쓰는 세계 각국의 수많은 음악가들이 참가하는 프랑스음악축제 프랑코폴리(Les FrancoFolies de Montreal), 전세계 코미디언들이 찾아와 도시 전체를 웃음으로 물들이는 코미디축제 저스트훠러프(Just for Laughs), 한겨울 화려한 조명 속에서 얼음미끄럼틀을 탈 수 있는 몬트리올 뤼미에르(Montréal en Lumière aka High Lights Festival)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몬트리올 대표 축제들이다.

박준형기자 jun@vanchosun.com


<▲불꽃이 수놓은 몬트리올 밤하늘. 사진 제공=Flickr/Matias Garabedian(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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