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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런 멋을 간직한 축제의 도시 '몬트리올 '을 가다

박준형 기자 ju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4-10 17:06

4. 눈이 즐겁고 입이 행복한 맛의 향연

금강산도 식후경. 아무리 즐거운 여행이라도 먹거리가 빠진다면 앙꼬 없는 찐빵에 불과할 것이다. 여행 중 절대 빼먹으면 안 될 것이 바로 그 지역의 대표 음식을 맛보는 것이다. 그동안 몬트리올 구석구석을 돌아봤으니 이번엔 보기에도 좋고 맛은 더욱 좋은 몬트리올 맛집을 찾아가볼 차례다.


<▲먹음직스럽게 진열된 장딸롱 시장의 과일들>


◆ 생로랑(Saint Laurent)·생드니(Saint Denis) 거리


언더그라운드에서 베리우깜(Berri-UQAM)역 쪽으로 나오면 생로랑·생드니 거리와 마주치게 된다. 생뜨까뜨린느 거리가 다운타운 중심가라면 생로랑과 생드니 거리는 숨겨진 번화가다. 아기자기한 카페가 즐비하고 독특한 패션의 옷가게가 즐비한 열정이 넘치는 젊은이들의 거리다.
특히 생로랑과 생드니 거리에는 숨겨진 맛집이 많아 몬트리올 시민들이 자주 찾는다. 거리를 걷다 보면 유독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식당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유명한 식당을 찾아 음식을 하나씩 맛보다 보면 여행으로 지친 심신이 절로 치유되는 느낌이다.


◆ 푸틴


몬트리올에 왔으니 가장 먼저 맛봐야 할 음식이 바로 퀘벡 전통음식 푸틴이다. 푸틴은 감자튀김에 녹인 치즈와 소스를 끼얹어 먹는 요리다. 퀘벡에서 가장 큰 도시답게 몬트리올 곳곳엔 푸틴 음식점이 즐비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푸틴 음식점은 생드니 거리 인근에 위치한 라방키즈(La Banquise)다. 라방키즈는 몬트리올 최고 푸틴 맛집으로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총 30여개의 메뉴가 있어 자신의 입맛대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도 푸짐한 양의 푸틴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라방키즈의 푸틴은 짭짤하면서 고소한 맛이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일품이다. 여기에 부드러운 치즈까지 입안을 가득 맴돈다. 단, 너무 많이 먹을 경우 기름지고 느끼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훈제 소고기 샌드위치


생로랑 거리를 대표하는 맛집은 슈왈츠(Schwartz)다. 생로랑 거리를 따라 다운타운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 모습이 눈에 띤다. 슈왈츠 음식을 맛보기 위해선 1시간 정도 줄을 서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시간이 빠듯한 여행객들에겐 테이크아웃을 권한다.
슈왈츠는 훈제 소고기로 만든 요리를 파는 식당이다. 1928년 처음 문을 연 뒤 10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는 동안 몬트리올을 대표하는 맛집으로 자리를 잡았다. 대표음식은 훈제 소고기 샌드위치. 식빵 사이에 훈제 소고기와 허니머스터드 소스를 넣은 샌드위치로, 보기엔 무척 단순해보이는 음식이다. 하지만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단순한 모양에 실망했던 것이 괜히 미안해진다. 푸짐한 훈제 소고기의 풍성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부드럽고 담백한 고기에 허니머스터드 소스가 절묘한 조화를 이뤄 자칫 퍽퍽할 수 있는 맛을 잡아준다.


◆ 포르투갈식 전기구이 통닭


슈왈츠 바로 옆에 자리한 꼬꼬리꼬(Coco Rico)는 숨겨진 맛집이다. 상대적으로 슈왈츠의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꼬꼬리꼬의 포르투갈식 전기구이 통닭은 놓치면 후회할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기름을 쫙 뺀 전기구이 특유의 고기에 살짝 매운 양념을 더한 맛이 일품이다. 노릇노릇한 겉과 부드러운 속이 조화를 이룬 맛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특히 전기구이 통닭에서 떨어지는 육즙을 이용해 볶은 감자는 한 번 먹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맛. 이에 더해 꼬꼬리꼬에서 직접 만든 코울슬로까지 곁들이면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 베이글


몬트리올에 왔다면 다른 지역 사람들도 일부러 와서 먹는다는 베이글도 맛봐야 한다. 몬트리올 베이글은 뉴욕과 함께 양대산맥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 그중 생비아터(St-Viateur) 베이글은 하루 평균 6000개가 넘는 판매량을 자랑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끈다. 이곳은 기계 없이 직접 손으로 만든 베이글을 화덕에서 나무에 불을 붙여 굽는 옛날식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베이글이 다 거기서 거기지. 무슨 차이가 있겠냐”고 생각한 사람들은 갓 구운 베이글을 맛보는 순간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깨닫는다. 담백하고 쫄깃한 맛은 먹는이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베이글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수많은 베이글 중 훈제 연어를 베이글 사이에 넣어 먹는 것이 가장 유명하다. 바쁜 여행객들은 갓 구운 베이글에 참깨만 뿌려진 기본형만 먹어도 충분히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 장딸롱 시장(Jean-Talon Marche)


주린 배를 채웠으면 디저트를 먹기 위해 장딸롱 시장을 찾을 것을 권유한다.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정착한 지역인 리틀 이태리에 위치한 장딸롱 시장은 몬트리올 대표 재래시장이다. 날씨가 따뜻한 5월부터 10월까지 수백개의 노점상들이 야외에 문을 연다. 대부분 몬트리올 주변 농장에서 직접 공수해온 과일과 채소들이다.
아기자기하게 포장된 형형색색의 과일과 채소들은 유난히 신선해보여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노점상마다 보기 좋게 진열된 과일과 채소들이 식욕을 자극할 때쯤 곳곳에 시식 코너들이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장딸롱 시장에선 사과와 복숭아, 자두, 토마토, 포도, 오렌지 등 신선한 과일을 직접 먹어볼 수 있다. 시장을 한바퀴 돌며 자유롭게 과일을 시식하다보면 어느새 배가 부를 정도다. 재래시장답게 상인과 흥정만 잘하면 싼값에 많은 양의 과일과 채소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과일과 채소가게뿐만 아니라 생선과 고기, 치즈, 향신료, 아이스크림, 빵 등 다양한 가게들도 밀집해있다. 특히 시장 입구에 자리한 생선가게에선 생굴을 맛볼 수 있으며 즉석에서 튀겨주는 생선튀김은 매우 인기가 좋다. 여름이면 집과 마당을 꽃으로 장식하는 몬트리올 시민들을 위해 꽃시장도 활성화돼있다.
시장 구경에 지칠 때쯤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발걸음을 옮겨보면 거리 연주자들의 자유로운 공연도 즐길 수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흥겨운 음악을 들으며 여유를 즐기는 몬트리올 시민들의 일상에서 소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박준형기자 jun@vanchosun.com



<▲장딸롱 시장>

<▲슈왈츠 샌드위치. 사진 제공=Flickr/Alan Levine(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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