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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주 ‘펜타닐’로 인한 사망자 폭증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3-03 13:53

진통제가 마약으로 오용돼 150여명 사망
진통제로 사용되는 펜타닐(Fentanyl)이 마약으로 오용되고 있다며 BC주내 치안·보건 당국이 2일 일반에 주의를 촉구했다.

캐나다연방경찰(RCMP), 밴쿠버시경(VPD) 등 치안 당국과 BC앰뷸런스서비스, BC주보건행정청, 밴쿠버코스탈보건청, BC질병통제센터(BC CDC)등 보건 당국은 공동 성명을 통해 펜타닐의 위험성과 해악을 널리 알려야 한다며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펜타닐은 합성 진통제로 다른 진통제에 비해 독성이 50~100배 높다. 일반적으로 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통증이 매우 심한 부위에 붙이는 흡수약(Patch)형태로 공급된다. 이 약을 쓸 때는 반드시 과용을 막기 위한 감독이 따라야 한다.

문제는 최근 불법 조제된 펜타닐이 물약이나 가루, 알약 등 다양한 형태로 BC주내 나돌고 있다는 점이다. 당국은 약 형태 뿐만 아니라 사탕 등 마약처럼 보이지 않는,  형태로도 유포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하고 있다.

펜타닐은 마약 복용자가 아닌, 약물에 내성이 없는 일반인에게 특히 치명적이다. 예컨대 ‘기분 좋게하는 가루’나 ‘기분전환용 사제 담배’ 또는  ‘잘 듣는 진통제’나 ‘맛있는 사탕’으로 전달돼 이를 복용했다가 사망에 이르는 사건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닥터 마크 라이사이샨(Lysyshyn) 밴쿠버코스탙보건청 의료보건과장은 “지역 내 펜타닐로 인한 사망자 대부분은 이를 주사약으로 쓴 사람들이 아니었다”며 “대부분은 코로 약을 들이마셨거나, 흡연했던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BC검시청(BC Coroners Service)은 지난 3년간 펜타닐 오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한 가운데, 지난해 약물 오·남용으로 숨진 300여명에서 4명 중 1명이 펜타닐 중독이라고 밝혔다. 2012년에 약물 오·남용 사망자 중 펜타닐이 원인이었던 비율은 단 5%였다.

엘레니 갤라니스(Galanis) BC질병통제센터 임시 센터장은 “펜타닐 관련 사망자 수가 주내에서 과거 몇 년간 극적으로 증가했다”며 “이번 공동 성명은 여러 관련 기관이 펜타닐의 위험성에 대해 함께 알리고, 마약에 대해 계몽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고 말했다. 갤라니스 센터장은 “이번 발표로 펜타닐로 인한 사망이나 부상을 줄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신종 마약 ‘펜타닐’의 해악을 알리는 BC주 공공기관의 포스터. 시체 안치소부터 유흥업소, 마약 제조자의 모습을 담고 있다. 마약은 독성이 얼마나 강하든 간에 아무런 표시 없이, 다양한 형태로 밀매 또는 전달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마약으로 인한 죽음 4건 중 1건은 펜타닐이 원인이었다. 글=권민수 기자/ms@vanchosun.com 제공=밴쿠버 시경(VPD >



 “중독은 사람을 가리지 않아요. 누구든, 언제든 해를 입히지요”
13세 대마초 중독으로 시작… 결국 펜타닐 때문에 사망한 데이비드씨


펜타닐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에 대해 BC주 치안·보건 당국이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실제 사례도 소개했다. 로리(Lorrie)라고 이름을 밝힌 이 여성(사진 좌측)은 자신의 둘째 오빠인 데이비드(사진 우측)의 사례를 나눴다.

로리의 가족은 밴쿠버시내 던바 지역에 거주했고, 아버지는 전문직 종사자, 어머니는 전업 주부로 밴쿠버내 평범한 가정이었다. 이 가정에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약간 말썽꾸러기 기질이 있지만 운동도 참 잘하고 똑똑했던’ 데이비드가 13세 무렵부터 마리화나(대마초)에 손 대면서부터다.  데이비드는 대마초에 대해 의존도가 높아졌고, 상황은 해를 거듭하면서 계속 악화돼 갔다.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헤로인 같은 헤어나오기 힘든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로리씨는 “중독은 가정과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누구든, 언제든, 해를 입힌다”며 마약 중독은 “재앙”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데이비드는 자신이 마약 중독자란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속어로 ‘chipping’ 이라고 부르는, “헤로인에 중독되지 않고 유흥 목적으로 종종 쓰는 상태"라며 자기 합리화를 했다. 정신을 차리고 누이동생 앞에서 약을 끊어야겠다고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정작 약을 끊지는 못했다. 어느 날 목욕을 하겠다며 자신의 아파트에 물을 받아놓던 중 데이비드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경찰은 로리의 부모를 찾아와 사망소식을 알렸다. 곧 이어 부검결과 사인은 헤로인·코카인과 함께 발견된 펜타닐이 지목됐다. 로리씨는 “오빠는 마약을 했어도 건강을(생명을)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가 적량인지는 알았다”며 “펜타닐을 사들인 오빠는, 펜타닐이 헤로인보다 10배 이상 독성이 강하다는 사실을 몰랐고…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로리씨가 둘째 오빠의 죽음과 관련해 아쉬워하는 부분은 제도적 도움이 존재하나 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제도적인 도움이 마약을 당장 끊게는 못하지만, 최소한 오·남용을 막아 파국을 피할 수 있는 장치는 된다. 로리씨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오빠를 다시 본다면 혼자서 약하지 말고, 누군가와 함께 있으라 하고 싶다”며 “누구에게 무엇을 샀는지는 알고 있으라고 하고 싶다”고 눈물을 흘렸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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