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리 시티... 메트로밴쿠버내 가장 작은 표로 시장나올 수 있는 지역 3인 경쟁
메트로밴쿠버에 한인이 많은 4대 지역은 밴쿠버, 써리, 코퀴틀람, 버나비 순이다. 2011년 인구조사 결과 기준으로 이들 도시에는 7000여명의 한인이 거주하고 있다.
한인 많이 거주하는 지역 5위는 2500여명이 거주하는 랭리다. 숫자로 볼 때 랭리의 한인 유권자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지난 지방선거 전례를 볼 때, 대체로 투표참여율이 낮고 당선자와 낙선자의 표차가 크지 않아 한 표의 의미가 크다.
한편 이 지역에 대해 알아둘 점은 대체로 많은 이들 사이에서 랭리로 뭉뚱그려져서 불리지만, 행정체계 상으로는 랭리시(City of Langley)와 랭리타운십(Township of Langley)은 별개이며, 지방선거에서도 시와 타운십의 시장과 시의원을 따로 뽑는다는 점이다. 단 랭리 교육의원회에서 활동할 교육 위원은 인구 비례에 따라 시에서 2명, 타운십에서 5명을 뽑는데, 이들은 함께 랭리시와 타운십의 교육 관련 사안을 의결하게 된다.
오는 11월 15일 치러질 지방선거에 나온 후보의 숫자로 볼 때 시보다는 타운십이 더 치열하다.
랭리 타운십에는 잭 프로즈(Froese) 시장 현직 시장이 재출마 한 가운데, 릭 그린(Green) 전임 시장과, 세레나 오(Oh) 후보가 출마했다.
◀ 잭 프로즈 랭리 타운십 시장(좌측)과 릭 그린 전임시장(우측) 사진=후보 유세자료
그린 전임 시장은 2008년부터 2011년 시장으로 활동하다 프로즈 시장에게 2011년 지방선거에서 패배 낙선했다. 그린 전임 시장의 패배 원인은 이른바 '브라운색(Brownshak)'사건 때문이다.
2009년 비공개 시의원 회의에서 그린 시장은 BC주 정치적 거물의 부인들이 소유한 브라운색이라는 회사의 부당행위를 증명할 만한 익명의 투서와 기업 장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투서가 사실무근으로 드러나면서, 시의회의 고발에 따라 그린 시장은 역으로 연방경찰로부터 사생활보호법 위반에 관한 수사를 받게 됐다.
BC주정부는 특검을 임명, 그린 시장을 조사했으나 결과는 무혐의로 처리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그린 시장이 약 10만달러 공금을 법률 비용으로 쓴 것이다. 그린 시장은 정치적 탄압 수사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지출이라고 항변했으나, 2011년 지방선거에서 민심은 그린 시장에게 등을 돌렸다. 이 결과 2011년 지방선거에서는 프로스 현직 시장이 7706표로 당선됐고, 그린 전직 시장은 4466표, 3위로 낙선했다.
랭리타운십의 선거 이슈는 균형 발전이다. 써리와 함께 메트로밴쿠버에서 인구 증가가 두드러진 지역이다. 써리와 차이점은 써리시는 적극적인 개발 유치 방침이라면, 랭리는 개발을 대체로 선호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브룩스우드-펀리지(Brookswood-Fernridge) 재개발 사업안을 올해 4월 랭리타운십 시의회가 반대7, 찬성 2로 수락하지 않은 모습은 상징적이다. 향후 30년간 인구 4만2000명이 늘어나는 사업에 대해 주민 상당수는 "번잡해져서 교통·환경에 문제가 생긴다"는 의견을 공청회에서 제시했고, 시의회는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급격한 성장보다는 적절한 성장을 원하는 가운데, 지역 내 또 다른 이슈는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윌로비 같은 새 개발 지역에 대중교통편 보급이다.
한편 랭리 타운십의 시의원 후보로는 22명이 등록했으며, 이중 8명을 선출하게 된다. 교육의원 후보로는 12명이 등록, 이중 5명이 선출된다.
랭리시 시장으로는 테드 샤퍼(Schaffer) 시장대리가 출마한 가운데, 랜디 케인(Caine)후보와 레이 루이스(Lewis)가 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지난 2011년 랭리시 지방선거에서는 피터 패스밴더(Fassbender)시장이 선출됐으나, 패스밴더 시장은 지난해 써리-플릿우드 선거구의 BC자유당(BC Liberal) 주의원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무대를 바꾸었다.
◀좌로부터 테드 샤퍼 시장대리, 랜디 케인 후보, 레이 루이스 후보.
패스밴더 전시장은 현재 BC주의원(MLA)이자 BC주 교육장관이다. 패스밴더 전시장 공석으로 시장대리 활동을 한 샤퍼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시의원으로 1750표를 받아 시위원 중 3위로 당선됐다.
랭리시 지방선거의 특징은 당선자의 득표수가 메트로밴쿠버에서 가장 낮은 편이라는 점이다. 지난 2011년 시장선거에서도 패스밴더 전시장은 2455표를 득표해 983표를 얻은 다른 후보를 제치고 시장에 당선됐다. 시의원 당선자는 1등이 1973표, 최 하위는 1521표였다.
랭리시의 인구는 2011년 기준 2만5081명에 시내 면적은 10㎢에 불과한 작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랭리시에 살던 한인은 대부분 써리나 랭리 타운십으로 주거를 옮겨 이곳에 사는 한인 숫자는 과거보다 줄었다. 2006년 500여명의 한인이 랭리시내 거주했으나, 2011년 인구조사에서는 250여명으로 나타났다. 랭리시의 지방선거 이슈는 치안 강화다. 이 가운데 랜디 케인 후보의 등장은 작은 화재가 되고 있다.
케인 후보는 '의료용 대마초 자유화'운동을 오랫동안 벌여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시내 의료용 대마초 조제·판매 시설을 운영하다 시의회 명령으로 폐쇄당한 전력도 있다. 대체로 보수성이 강한 지역에 정반대 성격의 후보가 시장으로 활동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루이스 후보는 밴쿠버 토박이로, 1971년부터 랭리에 살면서 40년을 부동산 중개사로 근무했다. 1980년대 한 차례 교육의원에 도전했으나 낙선한 경력이 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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