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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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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3-03-11 00:00

박준형/ Interculturalist
이문화 전문가'Culture Compass' 대표

우연한 한국인

태어날 때부터 이곳 캐나다로 오겠다고 작정한 사람은 드물다. 살다보니 그 어떤 이유엔가 택한 곳이 캐나다에서도 이곳 밴쿠버일게다. 어떤 이는 이곳에 온지 20년 이상이 되었지만 역시 이곳이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다고 하고, 어떤 이는 온지 6개월 만에 실망하고 다른 곳으로 떠난다. 어디에 산다고 해서 우리의 삶의 질이 달라질까, 아니 우리 자신이 변할까.

외형적으로 좋아 보이던 밴쿠버를 속속 들여다보면 안 좋은 구석도 많다. 공기가 좋다고 하지만 차 창에 먼지가 쌓이고 도로에 차들 늘어서는 것 보면 공해도 문제되고, 물이 좋다지만 병균을 죽이기 위해 클로린을 넣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학교 좋다지만 재정의 문제로 학교폐교하고, 선생들 감원하고, 안전하다지만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매일 밴쿠버선 곳곳을 장식하고, 캐나다인 순진하다지만 비즈니스로 만났을 때는 멋도 모르는 한국인들 돈 떼어먹는 일이 부지기수고, 다문화 사회라지만 소수민족의 발언권은 여전히 문제삼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한국인은 소수민족(visible minority)중 에서도 잘 보이지(visible) 않는다.

우리는 복잡다단한 환경속에서 산다. 나아가 국경 없는 지구촌의 한 일원이다. 오늘의 내가 내일은 다른 사람으로 변해 있고, 오늘은 밴쿠버에 있지만 내일은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에 있다. 이런 변화의 시대에는 '어디서 사느냐'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무엇을 했느냐 보다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관건이다.즉, 지역적, 역사적, 문화적 주체성보다는 자기자신에 대한 정체성이 생존의 조건으로 작용한다. 자신에 대한 정체성은 자신의 뿌리에 대한 자각과 아울러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이해의 합이다. 자신이 태어나서 성장한 한국과 완전히 이질적인 캐나다에 살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서만 강조하면 정서적 불구요, 나아가 캐나다인의 포장만 그럴싸하게 덮어쓰는 것 또한 문화적 고아다. 아이들 영어 조기 적응을 위해 영어라는 기능만 강조하는 것도 정서적 불화요, 지나치게 한국적인 이미지만 주입시키는 것도 문화적 고립의 원인이다. 나아가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캐나다 사회에 살면서 영리적 한국사회 구축에만 힘쓰는 것은 문화적, 인종적 편견을 부채질한다. 지난 L.A. 폭동 또한 한인들이 주기(공헌)보다는 빼앗는다(착취)는 심리의 팽배로 발발했다는 것을 한인 비즈니스 주체들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조기유학으로 왔건, 이민으로 왔건, 그 어떤 목적으로 이곳에 왔건 온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돈이 많아 왔건 없어 왔건, 학식이 많아왔건 무식해서 왔건 선진국인 이곳 캐나다에서 먹고 사는데는 기본적으로 차별이 없다. 이곳 사람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MAKE A DIFFERENCE(차별화)'는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고향이라는 애정에서 시작한다. 식당 보조를 하건, 신문사 사장을 하건, 목회를 하건 간에 내가 이곳 사회를 위해 한국인의 이름으로 무엇을 하는가에 따라 우리 자랑스런 대한민국인의 차별화는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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