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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자 아닌 저소득자- 헬렌 김 / 써리 델타 이민자 봉사회 카운셀러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2-03-21 00:00

헬렌 김 / 써리 델타 이민자 봉사회 카운셀러

저소득자 아닌 저소득자

캐나다에 이민 오면 모두가 갑자기 저소득층이 되는 것을 보는 듯하다. 어떻게 하면 정부에서 저소득층을 돕기 위해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에 대상자가 될 수 있는지 상당히 철저히 조사하고 그에 맞추고자 마치 노력이라도 하는 듯 하다. 한편 정부의 혜택이 관련이 안 되는 곳에서는 모두가 한국에 금송아지 한 마리 갖고 있지 않으면 캐나다에 이민 올 수가 없기라도 한 듯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한인 이민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라는 것을 아무도 쉽게 부정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며칠 전, 아주 드문 내용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캐나다에 이민 온 지가 상당히 오래 되었으며 고가의 주택과 승용차를 고유하고 있으나 소득이 없는데, 정부 보조를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과 함께, 본인과 같은 상황에 있는 주변의 상당수의 사람들이 정부 보조를 받으면서 지내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오히려 필자에게 되묻는 내용이었다. 정부 혜택을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는지 아주 직설적으로 질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그런 혜택을 남용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밝힌 전화 통화는 이번이 처음이었으며, 앞으로도 거의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소득자가 아닌 저소득자가 된다면, 과연 그 부담을 누가 지게 되는가. 캐나다에 온 이민 가정으로서 특히 2세가 있는 경우는 한번쯤 심각하게 생각하기를 바란다.

캐나다 같이 넓은 땅이 있고 물 뿐 아니라 자연 자원이 풍요로운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면 후세도 우리가 누리는 것과 흡사한 정도로 자연을 누리게 할 수 있을까 까지 고려하며 지내는 이곳 사람들을 알고 있는 필자는 일을 하면서 뿐 아니라 이민자의 한 사람으로서 낯이 부끄러울 때가 많다.

자연 자원과 환경까지도 보존하기를 원하는 이곳에 어떻든 좋다고 여겨서 온 우리들이라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되, 훗날 결국은 후세가 짊어져야 할 짐을 저소득자가 아닌 저 소득자가 바로 자신의 자녀들에게 멀지 않아 넘겨주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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