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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중국어를 배워야 할 때 - 정봉석/ 송산서당 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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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2-03-15 00:00

정봉석/ 송산서당 강주

지금은 중국어를 배워야 할 때

지난 10년 동안 외국어 학습에 두드러진 변화가 있었다면 영어를 제외한 제 2외국어인 불어나 독일어 같은 유럽계 언어가 뒷전으로 물러나고 중국어나 일본어 등 동아시아 언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곧 세계 문명의 중심축이 지난 1세기에 유럽에서 미국으로 전이된 결과로서 영어가 세계를 주름잡게 되었던 터이나, 이제 아시아 태평양 시대의 도래라는 역사적 필연이 중국어에 대한 수요를 폭발시키고 있는 것으로 봐도 대차가 없을 것이다. 한국의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서 불어나 독일어가 거의 도태를 당하고 중국어나 일어가 안방을 차지하고 있는 현상이 이를 웅변하고 있다. 가깝게는 우리가 살고 있는 밴쿠버의 중 고등학교에서조차 제2외국어로 중국어나 일본어를 불어보다 더 선호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우리 교민들의 자녀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곳에서 자라난 2세들은 영어가 모국어인 탓으로 불어를 거의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소위 1.5세들은 영어 배우기에도 바쁜데 불어나 중국어와 같은 제2외국어를 습득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나 할까? 그러나 범위를 좁혀 한국어가 모국어인 학생들의 경우라면 불어보다는 중국어나 일어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고 싶다. 한국, 중국, 일본의 동양 삼국 중 우리나라는 중국어나 일어를 익히기에 언어지정학적인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선 한자가 동양 삼국의 공통 분모인 만큼 한자를 외국어로 의식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 국어사전의 어휘 중 7할 이상이 한자어에서 유래되었으니 중국어 어휘가 생소하지 않을 것이다. 일어의 경우라면 우리말과 문법적 구조가 대동소이할 뿐만 아니라 발음 또한 전혀 우리말과 무관한 생경한 것이 아니다. 이런 까닭에 중국인이나 일본인이 한국말 또는 상대방의 언어를 익히는 노력에 비해 한국인들이 그 절반의 노력으로 중국어나 일본어를 습득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하는 것이다. 다만 문제의 관건은 그 놈의 한자라는 것이다. 해방 이후 한글 전용과 한자 병용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문교 행정의 난맥상의 이면에는 한자를 배우는 노력으로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 현실 감각이 작용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탈중국친서양(脫中國親西陽)의 필수불가결한 도구가 영어라는 언어였다. 지금도 그놈의 영어를 익히기 위해 오늘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시간과 정력 그리고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고 있는가. 그러나 이제 다시 천운순환하여 중국 대륙의 정치적 경제적 입지가 미국과 버금가는 현실이 가시화될 때 우리는 다시 그 동안 천덕꾸러기나 애물단지로 도외시되었던 한자 배우기에, 중국어 배우기에 열을 올리게 될 것인가? 영어를 배우는 것이 세계화의 지름길이라면 중국어나 한자를 미리 익히는 것도 보다 현실적인 세계화의 기본 도구가 될 것이다. 한자는 아시아의 세계 문자이다. 라틴어가 유럽의 한자라면 한자는 동아시아 문명권의 라틴어이다. 그래서 지금으로부터 1400년 전 대당제국문명이 만개할 당시 중국의 문물을 배우기 위해 건너간 신라의 유학생들이 3만 명이 넘었다고 하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보인다. 그 당시 신라 전체의 인구가 300만 정도로 추산한다면 지금 현재 미주대륙에 불고 있는 한국의 유학 바람은 비교도 되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현재 8년 동안 밴쿠버에서 정통 한학을 수련하기 위한 서당을 운영해왔고 최근에는 중국인을 모셔다가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필자에게 조그만한 꿈이 있다면 이러한 중국어 학습에 필수불가결한 한자 전문 교육 기관으로서 미력이나마 교민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

우리는 영어도 열심히 배워야 하고 중국어도 이제 미리 익혀야 하고 일본어도 부수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동양 삼국의 언어를 영어와 더불어 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는 언어 감각이야말로 아시아 태평양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선견지명(先見之明)이자 무서운 저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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