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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밴쿠버를 좋아하는 이유 - 손태현 / 몬트리올 은행 노스 버나비 지점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2-03-05 00:00

손태현 / 몬트리올 은행 노스 버나비 지점

내가 밴쿠버를 좋아하는 이유

필자는 직업상 한 달에 몇 번씩은 새로 밴쿠버에 도착한 이민자 가족을 만나게 된다. 그분들과 상담을 할 때에 금융문제와 별로 무관한 질문도 가끔 받게 된다. 그 질문 중 대부분은 '정말 이곳에 잘 왔을까?'하는 의문을 가지고 필자를 통하여 다시 한번 확인하려 하는 의도인 것 같다. 아마 이민온 지 처음 얼마동안은 매사에 한국과 비교하게 되시리라 생각된다.

처음 한국에서 이민을 생각할 때 많이 고민도 하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심사숙고 해서 결정하신 일이겠지만 본인이 살아보지 않고서 결정한 일이라 여기서 막상 어려운 일에 맞닥뜨리게 되면 좌절도 하게 되고 괜히 온 것이 아닌가 생각도 하시게 될 것 같다. 특히 한국의 경우 중 고등학교 이후 영어를 접하거나 사용할 기회가 한정되므로 영어권에서의 새로운 출발에 제약이 많을 수 밖에 없으리라 생각된다.

한때 한국에서 캐나다 이민에 대해 말할 때 천당에서 하나 모자라는 구백구십구 당이라고 소개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아마도 이곳에 이민오시기 전에 캐나다에 대해 너무 좋은 말만 들어서 그런지 새 이민자 분들은 많이 실망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이곳에는 명품백화점도 없고, 거리도 그리 번화하지 않고 한산하기까지 하다. PNE라는 놀이공원은 롯데월드나 서울랜드에 비할 바 없이 옹색하기까지 하다.

얼마 전에 새로 이민오실 분으로부터 한 통의 문의 편지를 받았는데 그 요지는 필자는 왜 한국을 떠나서 하필이면 캐나다로 왔는가? 캐나다는 한국보다 무엇이 좋은가 였다. 그 질문을 놓고 필자도 다시 한번 자문해 보았으나, 솔직히 말해서 꼭 집어 뭐가 한국보다 좋은지는 필자는 잘 모르겠다. 교육환경이 한국보다는 나아 보이기도 하고, 사회보장 시스템이 좀 나은 것 같기도 하다. 또 이곳의 삶이 좀더 여유가 있어보이기도 한다. 사실 사람마다 가치의 기준이 다르므로 그것을 얼마만큼 좋다, 어떻게 좋다 라고 말하기는 무리일 것이다.

이제 이민 5년째를 맞고 있는 필자에게 굳이 물으신다면 공기 좋고 자연 좋고 하는 외부적 조건보다는 한국의 틀에 박힌 생활을 떠나서 이곳에서 내 가족과 좀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고, 지금 돌이켜 보면 아무 일도 아니었지만 이민초기 어려웠던 때에 그 일을 통해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갈 수 있었던 것과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과 한국에서는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함으로써 또 다른 성취감을 가졌던 것이 좋았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사실 그러한 것들을 한국에서도 할 수 있고 경험 할 수 있겠지만 필자에겐 이민이라는 인생에서의 중요한 전환점을 통해서만 경험 할 수 있었다고 믿는다.

부디 새로 오시는 이민자들께서 캐나다에서 자기나름대로의 새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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