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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고 싶다." - 박신일 / 카나다 광림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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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2-00-00 00:00


"변하고 싶다."

박신일 / 카나다 광림교회 담임목사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밴쿠버로 돌아오는 길, 산뜻한 분위기와 친절을 기대해도 좋을 듯 넓고 새로워진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사를 찾게 되었다. 체크 인을 위하여 도착한 항공사 입구에 안내를 담당하던 직원이 서 있었다. 동일한 항공사가 양편으로 나뉘어 있어서 밴쿠버로 가려면 어느 쪽을 택해야 하느냐고 묻자, 안내하던 젊은 직원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간단히 입을 열었다. "왼쪽이요." 비록 더 이상의 말은 없었지만, 그의 말투와 손짓은 내가 무시당했음을 느끼기에 족하였다.
눈으로는 구별할 수 없어서 물어보았지만 새로운 공항에서 기대한 대답은 구시대의 유물이었다. 안내원의 할 일이 무엇이냐고 되묻고 싶었으나 또 한 번의 좌절감이 두려워 조용히 줄을 서고 말았다. 그러나 실망은 너무 성급하였다. 체크 인을 위하여 항공사 직원 앞에 섰을 때였다. 내가 원하는 좌석이 있는지 여부를 묻자, 그 직원은 자리가 있다며 주의사항을 설명하여 주었다. 바로 그 짧은 대화를 마치고 좌석을 지정하려는 사이에 다른 창구에서 그 좌석을 먼저 내어주고 말았다. 그러자 이 직원은 손님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해 주는 것이 자신의 업무인데 못해 주게 되어 미안하다고 거듭해서 말하였다. 그리고는 원하는 자리를 주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부탁하지도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밴쿠버에 도착하면 화물을 일찍 찾을 수 있도록 꼬리표를 달아준 것이다. 그 직원이 보여준 말과 태도는 잠시 상해있던 내 마음에 작은 감동을 던져 주었다. 나는 그 직원에게 이렇게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원하는 좌석을 얻지 못하였어도 당신이 일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고객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당신 같은 분이 있는 한, 이 항공사는 소망이 있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서로 다른 두 모습을 접하며, 사람은 잘못된 표정 하나에 상처를 입기도 하고 작은 말 한마디에도 이렇게 쉽게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존재이지 싶었다.
우리의 작은 태도가 바뀌면 주변에 행복해 질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틀린 방식이 맞는 것처럼 길들여져 있는지도 모른다. 최근 한국에서 이민오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우리가 습관처럼 하는 말이 있다. "요즘 우리 동네 한국사람이 너무 많아." 그 말을 하는 우리는 어느 나라 사람인가? 나도 이민 와서 살고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올 권리와 자유가 있는 법이다. 새로 오는 분들에게 "참 잘 오셨습니다, 어렵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길이 있겠지요."하고 우리가 이렇게 격려할 수 있다면,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작지만 넉넉한 변화가 아닐까 싶다.
어느 토요일 이른 아침, 가족과 함께 모처럼 찾은 버거킹 안에서 우연히 만났던 한 한국인 가족에게 인사를 한마디 건네지 못한 것이 아직도 후회가 되고 아쉬운 것은 무슨 일일까? 혹시라도 다음에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놓치지 않고 말하고 싶다. "한국분이세요, 반갑습니다." 나의 변화가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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