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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초 아껴 음악 매진...영원한 연주자로 남겠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8-04-06 15:27

밴쿠버 심포니와 28,30일 협연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브루흐(Bruch)바이올린 협주곡 1번 선보여 2년 한 번 밴쿠버서 음악회 가지려 노력



<▲오는 28일, 30일 밴쿠버 심포니와 협연을 갖는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씨>

“천재소녀, 신동, 바이올린의 ‘대가’라는 칭찬의 말보다는 삶과 음악의 밸런스를 아는 연주자로 남고 싶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장, 우리 이름으로 장영주, 인터뷰 전에 그녀를 독자들에게 어떤 말로 소개할 지 선뜻 머리속에서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아 이런 사람이었지, 장영주라는 사람이..”금세 인간 장영주의 매력에 빠져들며 정리가 됐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38)씨가 오는 28일, 30일 두 차례에 걸쳐 밴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갖는다.밴쿠버 오피움 극장(Orpheum Theatre)에서 펼쳐질 밴쿠버 공연을 앞두고 그녀와 사전 인터뷰를 가졌다.  

“밴쿠버는 너무 아름다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유럽과 미주 공연으로 늘 바쁘긴 하지만 2년에 한 번 정도는 밴쿠버에 가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공연을 핑계로 밴쿠버에 있는 친구들도 볼 수 있으니까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난 그녀는 4살 때 바이올린을 배우고 6세에 줄리아드 음대 예비학교에 입학했다. 8살이던 1989년 뉴욕필을 비롯해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을 시작했고 1990년에는 세계적인 지휘자 주빈 메타의 지휘로 뉴욕필과 협연하며 세계 무대에 데뷔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다. 

대가 메누힌에게 ‘가장 훌륭하고 완벽하며 이상적인 바이올리니스트’라는 극찬을 들었던 그녀는 이제 후배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세계적 연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녀는 이번 밴쿠버 공연에서 지휘자 콘스탄틴 트링크스와 호흡을 맞춰 브루흐(Bruch)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밴쿠버 심포니는 실력도 우수하고 여러 번 협연을 해봐서 호흡이 잘 맞아요.  브루흐의 협주곡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작품의 깊이도 뛰어나지만 너무 아름다운 곡이라 모두 좋아하실 거 같아요” 

그녀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명이다.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 미국에서 뉴욕 필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시카고 필, 보스턴 심포니,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LA필, 샌프란시스고 심포니 및 피츠버그 심포니 등 거의 모든 세계의 유수한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그녀가 협연했던 지휘자로는 다니엘 바렌보임, 제임스 르바인, 쿠르트 마주어, 주빈 메타, 리카르도 무티, 앙드레 프레빈 등 이루 세기도 어렵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그녀가 사람들의 환호에 만족하고 안주하는 스타일의 연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쉬운 무대는 없어요. 리사이틀부터 많은 단원과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하는 협연까지 공연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음악 연차가 늘면서 따라오는 고민이 많아져요. 안정감도 생기지만 그보다는 연주자로서 음악적 방향에 대한 새로운 시도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는 거 같아요” 
그래서 그녀는 올 2월, 2014년 이후 4년만에 한국에서 다른 연주자들과 함께 한 합동 콘서트라는 새로운 도전을 선보였다. 

그녀는 ‘사라장과 17인의 비르투오지’라는 이름의 특별콘서트 작품들을 모두 직접 선택했다. 비탈리의 샤콘느, 비발디의 사계, 피아졸라의 곡을 선정한 그녀는 새롭고 현대적으로 해석된 작품들로 인해 연주자들과 음악적 동질감을 더 크게 느꼈고 이 기운이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매년 100회 해외 공연...비행기 탑승 힘들어
삶과 음악의 균형 아는 연주자 되고 싶어

새로운 장르에서 자신감을 얻은 그녀는 이번에 미국에서 9명 정도의 연주자들과 함께 유사한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다른 공연에 비해 준비 기간이 다소 오래 걸리긴 하겠지만 성취감도 그만큼 크니 힘들더라도 반드시 마무리 짓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음악에 대한 그녀의 사랑과 도전을 실감케 하는 부분이다.

“솔직히 음악이 없는 저의 삶은 상상이 안가요. 하지만 가족과 친구와 함께 하는 소소한 일상의 시간들은 음악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제 음악의 빛을 발하게 하는 근원이니까요. 가족들은 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음악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줬어요. 힘든 점은 갈수록 비행기 타는 게 싫어진다는 거에요. 가족들과 함께 할 시간이 짧은 것도 아쉽구요. 부모님도 그렇지만 애완견인 치위(Chewie)와 떨어져 있기가 너무 힘드네요. 비글종인데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 공연이 끝나면 바로 필라델피아 집으로 직행해요. 저를 너무 행복하게 해주는 존재라 결혼 생각도 안 드는 거 같아요(웃음)”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의 트위터를 도배하고 있는 견공 치위를 보니 그녀의 애정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지금처럼 최선을 다해 즐겁게 공연에 임하고 싶다는 그녀의 말을 들으니 천상 연주자로 태어난 사람임을 실감하게 한다.  

“가끔 학생들을 지도할 기회가 있는데 저는 가르치는 데 소질이 정말 없다는 걸 실감해요. 도로시 딜레이 선생님은 대단한 분이세요. 전 앞으로 후배 양성보다는 계속 연주자로 활동하지 않을까 싶어요. 또 한국사람이니까 한국 공연 요청이 오거나 제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달려갈 거에요. 그게 저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 대한 도리겠지요. 단, 치위를 데리고 갔으면 좋겠어요(웃음)” 

그녀는 무대에서 전혀 긴장하지 않는 연주자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무대에서 청중을 만날 때가 너무 행복하다는 그녀의 말은 긴장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청중들과 호흡하다 생긴 자연스러운 무대 매너라 하는 게 맞아 보인다. 

음악적 통찰력과 폭넓은 감정을 담은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장은 무대위에서의 탁월한 기량에 더해 앞으로도 세계 무대에서의 활발한 연주를 약속했다.

‘나 자신보다 음악에 더 집중했어요. 달력을 보고 하루하루가 아깝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신동 음악가를 넘어서 최고의 연주가로 거듭난 그녀가 오래 전 한 이 말이 오늘도 제 2의 사라장이 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바이올린 활을 잡고 있는 수 많은 음악도들에게 많은 위안이 될 것 같다. 그녀가 기다려진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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