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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C 이공계, 실제 대학생활은 이렇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7-03 13:28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12 UBC AKCSE 정윤선·황현지·이주희
본보의 수요일자 교육면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필요한 읽을거리로 채워져 있다. 특히 재캐나다한인과학기술자협회(AKCSE) UBC 지부 소속 학생들이 3년째 연재 중인 “UBC 입학설명회”는 독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이공계 관련 대입 정보 뿐 아니라 향후 진로 선택시 필요한 조언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코너가 관심을 끄는 한 이유다. “UBC입학설명회”의 3기 필진, 정윤선·황현지·이주희씨를 만났다.



“예습 없이 수업 이해하기 어려워”

세 사람의 꿈은 모두 다르다. 융합과학 4년생인 정윤선씨는 현재 치대 입학을 준비 중이다. 과학 분야 복수전공제라 할 수 있는 CMS(Combined Major in Science)의 황현지(3년)씨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같은 국제단체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새내기 티를 갓 벗은 같은 학과의 이주희씨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미래의 직업으로 약사를 꼽았다.



대학 생활과 고등학교 생활, 둘의 가장 큰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정윤선(이하 정)_공부해야 할 분량이나 그 수준이 고등학생 때와는 아예 달라지는데, 그게 저로선 꽤 충격이었어요. 고교 학습이 지식을 습득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대학교에서는 이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까지 학생들에게 요구하지요. 이 같은 교육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였는지, 저 경우엔 1학년 1학기 때가 대학 생활 중 가장 힘든 시기였던 것 같아요.

이주희(이하 이)_이른바 “벼락치기”로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워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이 방법이 통했지만, 평소에 학습 체력을 길러놓지 않으면 버티기 어렵다는 게 제 결론이에요.


어떻게 극복했나요?
정_극복했다기보다는 천천히 적응해 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연습 문제 풀이를 통해 시험에 익숙해지는 것, 그게 제가 찾은 방법이었어요.

황현지_(이하 황) 대학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예습이 필수에요. 천재들도 물론 있겠지만, 예습 없이 수업을 쫓아간다는 게 대부분의 학생들에겐 불가능한 일일지도 몰라요. 대신 교과서를 한번이라도 훑어 보고 수업에 들어가게 되면 애매모호한 용어 같은 것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아요. 공부에 큰 도움이 되거든요.  

정_맞는 말이에요. 교수들이 수업 전에 강의노트를 미리 공개하곤 하는데, 이것도 예습용으로 매우 훌륭한 자료입니다.


공부 이외에 힘든 점은 없습니까?
이_저는 한국 국적자이고 유학생 신분으로 UBC에 들어왔어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 유학생들이 제 눈엔 더 잘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어떤 면에서 힘들어 하죠?
이_아무래도 심리적인 부분이 큰 것 같아요. 타지에서 혼자 공부해야 하니까 외로움 같은 것도 있을테고…. 1년도 안 되서 학교생활을 포기하는 학생들도 꽤 있어요. 저도 많이 힘들었어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아까도 얘기했지만 대학 공부와 고등학교 공부는 그 차원이 아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UBC 입학설명회 저희가 작성하고 있습니다”. 는 밴조선 e-book으로도 제작됐다. 
사진 왼쪽부터 황현지, 정윤선, 이주희씨.




“가장 큰 고민은 진로, 의사나 약사가 1학년 때 가장 흔한 꿈”

요즘 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뭘까요?
정_아무래도 진로에 대한 생각이 가장 많겠지요. 이공계를 선택한 한인 학생들 중 상당수가 1학년 때는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곤 해요. 그러다 원하는 성적이 안 나오면 그제서야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 시작하지요.

학생들의 꿈이 좀 한정된 느낌이에요. 의대 아니면 약대, 이렇게 말이죠.
황_한국식 사고방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주변에서 의사가 좋다, 약사가 좋다, 라는 얘기를 하도 많이 하니까 아이들도 막연히 그 길을 가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정_동의해요. 많은 학생들이 중간에 전공을 많이 바꾸니까요. 대학 신입생일수록 열린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전공을 바꾸다 보면, 자칫 시간을 낭비하게 되지 않을까요?
황_그렇다고 해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4년만에 대학을 졸업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에요. 대학 과정을 빨리 마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 길을 찾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1학년 때는 여러 과목을 골고루 접해 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이_솔직히 저는 그러지 못했어요. 학교 수업 따라가는 것만도 벅찼거든요.

정_그럴 수 있을 거에요. 1학년 때는 들어야 하는 교양과목이 워낙 많은 데다가 대학생활에 적응해야 하니까. 2학년이 되면 차츰 여유가 생기게 되는데, 이때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수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UBC 학생들이 공부에,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학점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황_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결국에는 학점이 큰 영향을 미치게 되지요. 다른 활동을 아무리 많이 했다 해도 학점이 좋지 않으면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할 가능성이 낮아져요. 이게 현실이에요.

공부 이외에 다른 활동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은데…, 인맥을 쌓기 위해서라도 말이죠.
정_저는 3학년 들어서야 클럽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이게 후회되는 부분이에요. 좀 더 빨리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죠. 다양한 사람들의 여러 가지 생각을 접할 수 있다는 것, 이게 제가 생각하는 클럽 활동의 최대 장점이에요.

황_솔직히 주중에는 여가 활동에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려워요. 강의 틈틈이 친구들과 만나 잠깐 얘기하는 것이 거의 다죠. 대신 금요일이 되면 한결 여유를 느낄 수 있어요. 이때는 학생들과 다운타운으로 몰려가 놀기도 해요.

이_악기 하나 다루는 게 제 꿈이었는데, 대학 들어간 후부터 기타를 배우게 됐어요. 학교 생활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저는 악기 연주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UBC입학설명회”를 어떠한 방식으로 연재할 계획인가요?
정_일단 여름 기간에는 학교 소개가 주가 될 거에요. 기숙사, 도서관, UBC내 맛집 등에 대해 기사를 쓸 생각이고, 이후에는 각 학과별 졸업생 인터뷰가 진행될 겁니다. 이를 통해 전공 정보 뿐 아니라 졸업 후 진로에 대해서도 알아볼 예정이에요. 이 과정이 기사를 연재하는 저희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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