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대학생활 형성한 네트워크가 취업 비결"

박준형 기자 ju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8-27 14:48

안티바이러스 애널리스트 최원석씨가 전하는 키워드, '목표·열정·네트워킹'
"대학생활에서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는 것은 기본이다. 뚜렷한 목표를 설정한 뒤 열정을 갖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합 보안 솔루션업체 포티넷에서 안티바이러스 애널리스트로 일하는 최원석(34)씨는 "대학생활에 대한 이해가 본질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씨는 2011년 입사 후 5년째 안티바이러스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그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도 상당히 높아 즐겁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포티넷에 입사하기까지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졸업은 했지만 2년여간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서 수많은 좌절과 고독의 시간을 보냈다.

그가 포티넷에 입사하게 된 데는 대학 때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친구의 도움이 컸다. 그는 먼저 이 회사에 다니고 있었던 친구를 통해 회사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친구의 레퍼런스는 그의 회사 입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는 "친구를 통해 회사를 알게 됐고 레퍼런스도 받을 수 있었다"며 "대학에서 친구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네트워킹이 형성됐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19살에 이민온 뒤 캐나다 사회에서 인정받기까지 힘든 시간을 보낸 그는 현재 밴쿠버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그가 강조한 것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네트워크였다. 그는 "대학은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네트워킹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곳"이라며 "다른 사람들과 상호 관계하고 공부하면서 성취하는 과정이 나중에 졸업 후 취업할 때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은 목표를 갖고 열정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며 "앞으로 어떤 것에 열정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비전을 찾아야 하고 이를 위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열정을 계속 키워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한인 학생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담을 천천히 내뱉는 그에게서 후배들을 위한 진정성이 묻어났다. 끝으로 그는 "취업하기 위해서 네트워킹을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생활 자체가 공부하는데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포티넷 안티바이러스 애널리스트 최원석씨. 박준형기자 jun@vanchosun.com>

언제 이민왔나?

"2000년 한국에서 대학교 1학년 재학 중 가족과 함께 이민왔다. 한국에서는 기계항공우주공학을 전공했다. 이민와서 처음에는 컬리지를 다녔고 이후 SFU에 엔지니어링 전공으로 입학했다."

늦게 왔는데 이민 초기 정착하는데 힘들지 않았나?

"중학교 때 미국에서 공부했던 경험이 있어서 영어가 아주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힘들게 고등학교를 다닌 뒤 여기 대학교에 입학해서 공부하려니까 힘든 부분이 있었다."

한국과 캐나다의 교육에서 어떤 차이점을 느꼈나?

"기본적으로 대학에 대한 개념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한국 대학에 비해 캐나다 대학은 소수의 학생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들이 많다.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로 배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더 자유롭게 발표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있다."

졸업 후 취업이 바로 된 것인가?

"2009년 졸업했는데 당시 경제가 좋지 않아 취업이 어려웠다. 2011년 학교에서 열린 취업설명회를 통해 지금 회사에 원서를 냈고 취업하게 됐다."

현재 하는 일은 정확히 무엇인가?

"포티넷 밴쿠버지점에서 일한다. 포티넷은 네트워크 방화벽을 만드는 회사다. UTM(통합보안장비)이라는 새로운 분야인데 보안 솔루션의 통합 패키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하는 일은 안티바이러스 분야의 애널리스트다."

막상 입사하고 일을 해보니 어떤 장점이 있나?

"바이러스를 분석한다는 것이 적성에 맞는다. 학교 전공도 잘 살리는 일이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너무 좋다. 이 직업의 특성상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굉장히 독특한 분야이고 트렌드 변화도 빨라 많이 배우고 많이 공부해야 하는 일이다."

졸업 후 2년 만에 취업이 된 것인데 어떤 어려움을 겪었나?

"코업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취업으로 이어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데 내 경우는 잘 안 됐다. 한국 학생들이 많지 않다 보니 졸업 후 취업에 있어서 직접적으로 도움받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막상 졸업 후 취업하려니 막막한 것들이 많았다. 네트워크가 잘 형성돼있으면 현실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교내 한국인들이 많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정확히는 1년 6개월 정도 쉬면서 과외도 하고 학원에서 학생도 가르쳤다. 취업이 안 되니 너무 힘들었다. 밤에 잠도 잘 못 자고 외롭고 고독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대학을 다니면서 많이 놓쳤던 부분들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들을 찾게 됐나?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대학생활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됐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어려운 이유는 고용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말로는 알고 있지만 막상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생활에 대한 이해가 본질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열정을 갖고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등학교 때처럼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는 정도로만 대학생활을 하면 굉장히 힘들다.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갖고 대학생활을 해야 한다. 목표가 뚜렷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하게 되고 소통하면서 다양한 정보도 얻게 된다. 수업과 시험은 기본이고 그 외의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캐나다인들과의 교류도 중요하다.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잘 소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언어는 노력하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은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과 의견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도 지금 대학생들은 자기 표현도 자유롭게 하고 네트워크 형성을 자유롭게 잘 하는 것 같다."

취업에 어떤 것들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대학에서 친구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네트워킹이 형성됐던 것이 도움이 됐다. 캐나다 회사들은 내부에서 레퍼런스를 많이 받는다. 아무래도 같이 학교를 다니면서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친구들이 있으면 좋다. 내 경우에도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친구를 통해 이 회사에 대해 알게 됐다. 그 친구를 통해 회사에 대한 정보를 듣고 레퍼런스를 받을 수 있었다."

먼저 취업한 인생의 선배로서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한인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취업하기 위해서 네트워킹을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생활 자체가 공부를 하는데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목표를 갖고 열정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 나도 많이 못했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다. 이 부분이 한국인들이 특히 놓칠 수 있는 부분이다. 캐나다 대학은 자기가 앞으로 어떤 것에 열정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비전을 찾아야 하는 곳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대학생활을 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열정을 계속 키워나가야 한다. 고등학교는 목표가 확실하고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소스도 모두 주어진다. 하지만 대학은 기본적인 목표는 주어지지만 그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네트워킹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곳이다. 다른 사람들과 상호 관계하고 공부하면서 성취하는 과정이 나중에 졸업 후 취업할 때 기반이 될 수 있다."

아쉬움을 표현한 한인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한다면?

"몇 차례 한인사회 네트워크에 참석한 적 있는데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얼굴 한 번 내비치는 수준에 그치는 느낌이었다. 이미 일하고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얘기하는 것은 취업을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실력은 있는데 자기 비전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억눌려 있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서로 도움을 줄 수 있고 취업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네트워크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

박준형기자 jun@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46_ 건축사 박경래
한인사회에서는 “1.5세”라는 용어가 있다. 태어난 곳은 한국이지만 캐나다에서 학창 생활의 전부 혹은 일부를 보낸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에겐 공통의 기억이 있다. 자신의...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45_시인 오석중
시(詩)에 연애를 걸기 시작한 건 열여섯살 때였다. 쓰고 싶은 것이 있었고 그래서 썼다. “시 한번 참 잘 쓰네”라는 얘길 듣게 되면 기분이 좋아져서 또 쓰게 됐다. 일상의 깨달음이 시어로...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44 _ 이우석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토피노, 한국과 캐나다의 연결고리”밴쿠버아일랜드가 품은 여러 보석 중에서도 “토피노”는 자연색에 가장 가깝다. 밴쿠버에서는 좀처럼 접할 수 없는 파도의 높이와 소리를 보고...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43- 고(故)최귀암 장학금 최은선씨
비교를 통해 느껴지는 상대적 우월감 혹은 박탈감은 내겐 늘 경계의 대상이었다. 오직 나만을 들여다보니 내가 가진 수많은 것들이 축복처럼 다가왔고, 그것을 남과 나누는 기쁨을 알게...
“내 성공의 기쁨은 언제나 잠시 뿐이었다”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42
낯선 달리기 대회가 열린다. 주최 측의 설명을 그대로 옮기자면 “이 땅의 소수자, 그 중에서도 장애인이 중심이 되는 대회”다. 다시 말해 사회적 약자, 이른바 주류가 아닌 비주류에게...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41-유캔스케이트 유현아
미리 정해버린 마음속 한계선은 세월과 함께 더욱 선명한 색을 띤다. 확실히 이 선(線) 밖으로의 이탈은 가능성에 대한 집착이라기보단 그저 무모한 도전 쯤으로 폄하되곤 한다. 나이가...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40-세번째 영한 시집 <프레이저 강가에서> 출판한 시인 안봉자
옛날엔 그랬다. 좋은 것을 독점하면 뭔가 허전하고 이웃에게 저절로 미안해지는 그런 시절이 있었다. 주머니는 늘 비워져 있기 일쑤였지만, 양배추로 만든 김치라도 낯선 땅 밴쿠버에 함께...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9
캐나다에 학문적 기반을 두지 않은 사람을 이곳의 교수 사회는 그닥 반기지 않는다. 모든 것이 낯설 새 이민자에게 좀처럼 취업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과 거의 같은 맥락이다. 어찌 보면...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8-음악가 우수현
행복한 사람을 만났다. 타인의 평가 혹은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선택한 대상에 만족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다. 그는 자기 이름 뒤에 따라붙는 직합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7-스티브 한씨
쉽게 달궈지고 또 그만큼 빨리 식어 버리는 양은냄비는 적어도 아닌 듯 보인다. 밴쿠버의 부동산 시장을 두고 하는 얘기다. 지난해의 주택 거래 열기는 확실히 “광기”로 읽힐 정도로...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6-진영란 무궁화 여성회 회장
이민 와서 기뻤던 일을 추억할 때도 혹은 쓰린 경험을 들춰낼 때도 그녀의 웃는 얼굴은 거의 한결 같았다. 지나간 일에 얽매이지 않는, 지금 주어진 자신의 자리에 만족하는 사람만이 가질...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5-냅캐나다 기술 팀장 문두진씨
밴쿠버에서 일자리를 구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땅에서 키워지고 교육받은 1.5세나 2세 역시 높기만 한 취업 문턱 앞에서 한숨을 지을 때가 많다. 좀 더 암울하게 얘기하자면...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4-한국문협 밴쿠버 지부 김해영 회장
한국에서의 삶은,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생의 밧줄을 팽팽하게 쥐고 있을 뿐이지 뒤를 돌아볼 겨를”은 좀처럼 허용하지 않았다. 성공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거의 한결같아 보였고,...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3-에버그린카이로프랙틱클리닉 박세환 원장
미지의 세계를 앞에 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믿음직한 가이드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려 든다. 운전할 방향을 명확한 어조로 지시하는 네비게이션이 있다면 낯선 길도 낯설게 다가오지...
서예가 춘강(春江) 서정건의 새해 메시지
그의 하루는 고요하지만 풍족하게 꾸며진다. 아내와의 아침 산책을 거르지 않고, 소박한 식탁에 오를 땅의 선물들을 직접 가꾼다. 고서(古書)를 통해 옛 스승들의 지혜를 더듬는 한편...
"친구가 되려는 마음, 공감하는 마음이 중요", 핫초코로 전하는 따뜻한 손길
"돕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하고 친구가 되려는 마음,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매주 토요일이면 밴쿠버 이스트 헤이스팅스가(East Hastings St.)에 젊은...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2- 오유순 이사장
그녀의 인생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남편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종교학자이고, 아들 셋은 저마다의 분야에서 흔들리지 않을 기반을 일찌감치 구축해 놓았다. 첫째는...
10년 경력의 전문 피트니스 트레이너 박진근씨
버나비 메트로타운에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굿라이프 피트니스(Goodlife Fitness)에 건장한 체격의 한인이 눈에 띈다. 굿라이프 피트니스 세일즈 매니저 박진근(35)씨다. 한눈에 봐도 몸이...
망치 잡는 것이 즐거운 완벽주의자, 리노베이션 전문가 노성문씨
지난 9일 리노베이션 공사가 한창인 웨스트밴쿠버의 한 주택. 문을 열고 들어서자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건장한 한인 청년들이 시선을 잡아끈다. 대부분 20~30대인 이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문용준 기자의 차 한 잔 합시다 31-요리 전문가 우애경
그녀의 삶에서 무료한 구석은 찾아보기 어렵다. 요리 전문가로서 케이터링 사업에도 열심이지만, 그만큼 자원봉사 활동에도 충실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곳 한인사회에서“재능 기부자...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