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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 구입부터 명당 정보까지, “낚시야, 놀자”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7-26 13:25

경력 40년, 밴쿠버 대표 '강태공' 강신정씨
1992년에 만들어진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주인공은? 우선 등장하는 이름은 말할 나위없이 브래드 피트겠지만, 20여 년 전 극장 간판에 대한 기억이 보다 선명한 몇몇 사람들은 물 흐르는 대로 살아가는 노년의 낚시꾼을 맨 먼저 떠올릴지 모른다. 

확실히 이 영화는 남자 배우의 풋풋함이나 반항기 뿐 아니라 낚시의 매력도 고스란히 담아냈다. 온통 초록빛인 자연을 배경으로 낚시줄을 감거나 푸는 영화 속 인물들의 몸짓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이런 황홀한 풍경이 현실에서 연출되는 곳이 바로 밴쿠버다. 


“무(無)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취미”
밴쿠버는, 범위를 조금 더 넓혀 BC주는 적어도 낚시꾼들에게만큼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곳처럼 보인다.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강과 호수가 코앞이고, 서쪽으로는 바다와 맞대고 있다. 손맛 좀 아는 사람들에겐 밴쿠버 자체가 축복이고 행운이다.

이런 환경에 이끌려 삶의 터전까지 바꾼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강신정씨.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일명 강태공으로 통한다.

“캐나다에 이민 온 지 20년이 좀 넘었는데, 첫 정착지는 캘거리였어요. 그런데 몇 년 살다 보니 바다가 너무 그리워지더군요. 그때 내가 살 곳은 밴쿠버란 생각이 들었지요.”

강신정씨가 속칭 ‘수수깡 낚시’를 거쳐 본격적으로 낚시에 입문한 것은 지난 1974년. 이때부터 한국의 바다와 강은 그의 놀이터가 됐다. 골프부터 바둑까지 갖가지 잡기를 두루 즐겼지만, 이민 온 후 지금 남은 것은 낚시와 당구, 이 둘 뿐이다. 단순 비교하는 것이 좀 무리가 있겠지만 그는 골프보다도, 등산보다도, 그리고 바둑보다도 낚시가 훨씬 좋았다.

“낚시의 최대 매력은 성취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 바로 그거에요. 한마디로 무(無)에서 유를 창조하는 취미인 거죠. 내게 없던 고기를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낚시라고 생각합니다.”

낚시터를 찾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벗을 사귀기도 쉽다. 그들과 어울려 좋은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낚시가 주는 또 다른 묘미다. 이런 유쾌한 선물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나름 준비가 필요하다. 










“규정 모르면 낭패, 숙지 또 숙지해야”
“BC주의 낚시 법규는 상당히 까다로워요. 이걸 모르고 무작정 낚싯대를 걸어놓다 보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죠.”

초보자들에겐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낚시터마다 잡을 수 있는 어종이 따로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항구에서 대략 1시간 거리의 바다에서는 우럭 같은 고기는 낚을 수 없다. 게다가 어종에 따라 쓸 수 있는 낚시 바늘의 종류도 정해져 있다.

“어획량도 정해져 있어요. 이를테면 놀래미나 가자미는 여덟 마리, 명태의 경우에는 네 마리까지만 잡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이런저런 복잡한 규정이 워낙 많기 때문에, 만약 초보자라면 기존 낚시꾼들을 따라다니며 조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아요.” 

또 다른 그리고 기본적인 준비물은 바로 낚시 면허(fishing license). 면허는 민물 낚시 면허와 바다 낚시 면허, 이렇게 두 가지다. 

“면허는 낚시 용품점이나 보트 대여점에서 판매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많이들 구입하더군요.”

민물 낚시 면허는 BC주정부 웹사이트(www.fishing.gove.bc.ca)에서 살 수 있으며, 가격은 BC주민의 경우 연간 36달러, 하루는 10달러다. 65세 이상이라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연간 낚시 면허를 5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16세 이하는 면허 구매 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연간 면허의 유효기간은 4월 1일부터 다음 해 3월 31일까지.

바다 낚시 면허를 사려면 캐나다 해양수산부 웹사이트(www.pac.dfo-mpo.gc.ca)를 찾아야 한다. BC주민을 대상으로 발급되는 연간 면허 가격은 22달러5센트, 시니어인 경우 11달러55센트다.

  


“낚싯대, 처음에는 빌려 쓰는 게 더 좋다”
면허를 구입했다면, 이제 챙겨야 할 것은 장비와 채비. 낚시꾼들은 낚싯대와 릴은 장비로, 바늘이나 미끼 등은 채비로 분류한다. 이소룡 같은 빠른 몸짓을 가졌다 해도 맨손에 걸려들 고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장비 및 채비 구비는 필수다. 그렇다면 입문자들에겐 어떤 낚싯대가 가장 좋을까? 

“그건 좀 복잡한 문제에요. 잡으려는 어종에 따라, 공략 방법에 따라 장비가 달라지거든요. 때문에 처음에는 무턱대고 구입하려 들지 말고, 남의 것을 빌려서 낚시를 경험해 보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주변에 낚시 고수들이 있다면 한번 부탁해 보세요. 대부분의 낚시꾼들은 인심이 좋아서 아마 도움을 줄 겁니다.”

그래도 내 것을 쓰는 게 더 편하다면, 어쩔 수 업이 지갑을 여는 수밖에 없다. 이때는 저렴한 것보다는 적어도 중저가 정도는 골라야 나중이 편하다.

“싼 낚싯대는 금방 망가질 수 있어요. 고기들이 고수의 미끼만 골라 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쩌다 큰 것이 걸려들면 감당하기 어렵죠. 낚싯대의 경우 한 100달러 정도 되는 것은 구입해야 오랫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 이젠 면허와 장비를 갖추고 낚시터에 섰다. 지금부터 하나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매너 숙지.

“낚시터에서 너무 떠드는 사람을 보면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낚시 후에는 뒷정리도 중요한데, 이걸 깜빡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확실한 뒷정리, 이거 두 개만 지킬 수 있다면 누구나 낚시를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강태공이 직접 일러주는 당일 낚시 코스 5>


풍광과 고기, 둘을 동시에 낚을 수 있는 민물 낚시
“지금이 바로 사카이 연어 철”


밴쿠버는 낚시터로 둘러싸야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호수에서는 주정부가 봄, 가을에 방류한 송어를 낚을 수 있다. 프레이저강에서 아담스레이크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 역시 낚시꾼들을 홀린다. 

1)칠리왁 리버(베더 리버)
칠리왁에서 컬쳐스레이크 쪽으로 낚시터가 산재해 있다. 대상 어종은 연어. 빼어난 경관을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 코스로도 추천할만 하다.

2)라이스레이크(Rice Lake)
노스 밴쿠버 산중에 있는 호수. 방류된 양식 송어를 낚을 수 있다. 낚시와 등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3)프레이저 리버
1번 고속도로에서 119번을 빠져나가면 만날 수 있는, 사까이 연어 낚싯터. 아직 연어 낚시를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정을 점검해 봐야 한다.

4)핏메도우 수로
골든 이글 골프장 앞 부근. 붕어, 잉어, 빠가사리 등을 낚을 수 있다. 밤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모기약은 반드시 지참할 것.

5)디어레이크
송어, 잉어, 빠가사리 낚시터. 보트 계류장 부근에서 바베큐 파티도 할 수 있다.



멀미 걱정 별로 없는 밴쿠버 바다 낚시
“보호 어종 반드시 숙지해야”


밴쿠버에서의 바다 낚시는 비교적 안전하다. 밴쿠버 아일랜드가 거대한 방파제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파도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멀미 걱정도 별로 없다. 그래도 민감한 사람이라면 멀미약은 준비해 둘 것. 강신정씨는 “배 위에서는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고참이나 낚시 가이드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보호 어종이 따로 정해져 있다는 것도 반드시 숙지할 것. 멋모르고 마구 낚다 보면, 벌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1)걸프 아일랜드 부근(Galiano, Mayne 등)
 링카드, 우럭, 옐로아이를 낚을 수 있는 곳. 한인 챠터(Charter) 배를 이용하면 좋다.

2)선샤인 코스트(Secret Cover 부근)
페리를 이용해 간다. 렌트 보트가 있어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링카드, 우럭, 가자미를 잡을 수 있다.

3)Langdale, Gibson 부근
호슈베이에서 렌트 보트를 타고 30분 거리. 대상 어종은 가자미와 놀래미.

4)펜더 하버 지역
페리 이용. 챠터배가 여러 곳에 있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게 흠이다. 대신 리조트나 숙박 시설은 좋다. 잡을 수 있는 고기는 링카드와 우럭.

5)에그몬트 지역
링카드, 우럭, 그리고 굴을 맛볼 수 있는 곳. 페리를 이용해 갈 수 있지만 당일 다녀오려면 다소 무리해야 한다. 가족 단위 캠핑 장소로도 유명하다. 


이밖에 낚시와 관련된 보다 풍부한 정보는 밴쿠버 낚시 동호회 ‘밴피싱’(cafe.daum.net/VanFishing)을 통해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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