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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진학, 참 잘한 것 같아요”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5-16 15:33

[유망주] 카이스트 1학년 황대희 군

써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난해 카이스트에 진학한 황대희(18세)군은 어릴 때부터 전자조립완구를 좋아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학생 과학 발명품 경진대회에서 서울시 서부교육청장상을 수상할만큼 과학에 호기심을 많은 학생이었다. 밴쿠버로 유학을 와서는 UBC, 토론토 대학교, SFU, 워털루 대학교 등이 주최하는 과학캠프와 대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런 황군이 지난해 이론과 실기를 겸한 한국의 과학기술대학인 카이스트(KAIST)에 진학한 건 아주 자연스럽다. 한창 기말고사를 치르느라 바쁜 황군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카이스트에서의 학교생활을 물어봤다.


<▲ 황대희군은 밴쿠버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한국 과학기술원, 카이스트(KAIST) 생명과학부에 진학했다.>



밴쿠버에는 언제 왔나?
사교육 없이 생활을 즐기도록 자녀교육 방침을 정하셨던 부모님을 따라 2002년 초등학교 3학년 때 밴쿠버로 유학을 왔다. 써리에서 유학을 하면서 프레이저 우드 초등학교와 프레이저 하이츠 고등학교를 다니며 부모님과의 약속대로 캐나다에서 어떠한 사교육도 없이 8 년을 스스로 공부했다. 그 결과, 고등학교를 1년을 조기 졸업했고 지난해 9월 최연소(17세)로 KAIST 에 입학하게 됐다.  

카이스트로의 진학을 결심하게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고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밴쿠버 조선일보에서 카이스트 입시 전형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그렇게 카이스트라는 학교를 처음 알게 됐고, 미래 과학자를 목표로 한 학생으로서 내가 찾던 바로 그 연구중심의 학교라는 생각이 들어 진학을 꿈꾸게 됐다. 10 학년 때 카이스트를 한번 방문하고나서 더욱 마음을 굳힐 수 있었다.

카이스트는 세계적인 노벨상 후보군의 외국교수 등 우수한 교수진과 최고의 시설∙환경을 갖췄다. 소규모 학급 인원으로  모든 과목을 교수님으로 부터 직접 수업을 받고 학생이 원한다면 자기 전공 분야의 석박사 연구실에서 함께 개별 연구를 하거나 교수님과 공동저자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다. 그 외에 ▲  무료로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마칠 수 있는 전학년 장학제도 ▲ 석박사 연계과정을 통한 속성 교육 ▲전과목 영어수업 ▲ 병역 혜택 ▲ 20 대 중∙후반에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20 대에 교수가 될수 있는 등의 기회가 주어지는 곳이 바로 카이스트다.  

입학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주중에는 학교수업 중심으로 공부를 열심히 했고 주말마다 4 년간 써리 시립 양로원, 써리 시립 박물관에서 700 여시간 넘게 봉사활동을 했다. 방학 때는 대학교에서 주최하는 칠드런스 사이언스 캠프같은 행사를 대학생들과 함께 스태프로 일했고 방학 때마다 토론토 대학교, UBC,  BCIT에서 바이오 테크놀로지 연구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AP (우등반)과목을 Calculus 1만 제공했다. 그래서 입학시 필요했던 나머지 물리학, 생물학 등 다른 과목의 AP 와 SAT 는  모두  혼자 스스로 공부해서 시험을 치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10 학년 때부터 SAT 1, SAT 2, AP, TOEFL 등은 책을 사서 혼자 공부하고  AP 시험을 치르면서 점수를 확보했다.


<▲ 카이스트 내 학생모임 ICISTS은 매년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 황군은 ICISTS 소속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은 ICISTS 워크숍에 참여한 황군의 모습.>



캐나다 시민권자 신분으로 카이스트에 진학했나?
아니다. 캐나다에서 유학생으로 공부한 한국 시민권자다. 나처럼 만 3 년 이상 외국에서 공부한  유학생들은 3차전형에 지원 할 수 있다. 한국의 일반 대학과 달리 카이스트는 외국고 출신(3차전형),  한국 영재고 출신(4 차전형), 외국인 전형(특별전형) 입학생은 외국대학과 같은 9 월에 첫학기가 시작된다. 한국에서 9 월에 입학생을 받는 학교는 카이스트가 유일하다. 캐나다 시민권자 학생이더라도 한국서 태어났거나 영주권 학생이라면 모두 3 차전형에 유학생과 함께 지원해야하며 외국인 전형은 해당이 안된다. 모든 입학생에게는  동일한 장학금 혜택이 주어진다.

학교가 요구하는 성적은  고등학교 성적  Top 1 %(GPA 기준), SAT 2200 선, AP 모두 5 점 선이다. 과학∙수학 분야에서의 창의성을 주로 보며 자기 소개서를 통해 인성을 평가한다. 국제∙전국대회의 과학∙수학 대회 수상경력 등 우수성 입증자료도 10 부 제출해야 하는데 이 때 학교  교내상은 인정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GPA 이며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살피는 비중이 비교적 큰 것 같다.

카이스트에서 1년을 보낸 소감이 어떤지.
요즘 기말고사를 치르고 있고 시험이 끝나면 5월 27 일 종강을 한다. 카이스트는 한국의 과학고∙영재고 출신으로 대부분이고 어릴 적부터 수재 소리를 듣고 자라온 학생들이 많다. 미적분과 물리 수업과 실험실에서 보면 확실히 뛰어난 학생들이 모여있다고 느낀다.

나는 지난해  9월 입학하자마자 첫 달을 멋모르고 같이 즐기다가 생각지도 못한 점수가 나와 당황했다. 이후 정신을 바싹 차려 공부했더니 이제는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카이스트를 선택한 것은 나에게 최고의 선택이었다. 그래서  만족스러운 학교생활을 하기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황군처럼 외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카이스트에 진학한 학생들이 많나?
3 차전형에는 전세계 각국에서 지원자가 몰리는데 캐나다는 매년 1~2 명, 미국에선 20 명 정도가 지원한다.  매년 3차전형으로 입학하는 외국 유학생, 영주권, 시민권 학생들은 약 70여명 정도다. 석∙박사를 마친후 미국 아이비리그 이상의 명문대학에서 박사 또는 포스닥 과정에 지원했을 때 카이스트 학생들 대부분이 합격하여,  좋은 결과를 받고, 연구 과학자나 교수의 길을 택한다. 그만큼 카이스트의 세계적 인지도는 높다고 볼 수 있다.


<▲ 황군은 2011 카이스트 입학수기 공모전에 당선되어 학사과정 모집 홍보자료 모델로도 섰다.>

카이스트의 장점을 꼽는다면?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는 전학년 학비 장학제도를 들 수 있겠다.  생활비도 거의 들지 않는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모두 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기숙사비가 1 학기당 30만원(2인1실)에 불과하다. 모든 학생들은 교내식당에서 저렴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또, 학점에 상관없이 전교생에게 매월 국가 이공계 장학금을 개인 통장에 입금해준다. 

활발한 동아리 활동도 카이스트를 다니는 즐거움인 것 같다. 보통 학교 생활은 교수님께 직접 강의를 듣는 오전∙오후 수업과 조교가 가르치는 과목별 연습반을 야간에 듣고 보통 밤 10 ~ 11시에 끝난다. 그 때부터 동아리별 모임이 시작된다. 선후배가 같이 어울려 교내 또는 학교 외부의 식당에서 야식을 먹으며 카이스트 학생들 나름대로의 즐거운 생활을 보내는 것이다.

카이스트는 학생수가 적은 학교인데도 동아리 단체가 약 100 여개나 된다. 나 역시 ICISTS, 지적재산권 모임 , 공부의신 멘토 연맹 등 3 개의 동아리에서 활동 하고 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것은 아쉽지만 공동체 모임을 통해 공부를 떠나 많은 것을 배울수 있어서 좋다.

카이스트 학생들끼리는 함께 생활하고 최종적으로 사회에서 같은 분야에서 연구 활동을 하게 되니까 단순히 동기와 선후배가 아닌 학업과 진로에 대해 서로 깊이있게 대화할 수 있는 형제애가 생긴다.

최근 카이스트는 학생과 교수의 자살문제로 언론의 사회면에 다수 오르내렸다. 이 점에 대해 재학생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선 안타까운 마음이 그지없다. 우리 모두 도움을 주었어야 했는데 그런 여건이 안됐다는게 가슴 아프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기 때문에 학생들 모두가 마음을 안정 시킬 수 있는 따뜻한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고로 언론에서는 정확치 않은 오보가 많이 보도 되었는데 일반 대학 같으면 이렇게까지 크게 문제가 안 되었을 것 같다.'국민의 세금으로 양성하는 교육기관의 실패'라는 투의 언론 보도까지 있었지만 실제 카이스트 학생 상당수는 영어수업을 해야 하는게 맞고 서남표 총장님의 개혁은 계속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학생들이 서남표 총장님을 존경하고 있으며 나 역시 마찬가지다.

본받고 싶은 멘토가 있나?
부모님이 나에게 최고의 멘토이시다. 밴쿠버 유학생활동안 학업보다는 캐나다 생활을 먼저 이해하고 모든 것을 즐겨야 하는게 먼저라고 강조하셨다. 또, 공부보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거나 그룹활동을 해야 하는걸 게을리하지 말라고 권하셨다. 그런 생활방식이 몸에 밴 덕분에 카이스트에서도 친구들과 동아리 활동을 즐기며 잘 적응하고 있다. 부모님께 항상 감사하다.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의 꿈은 예전부터 카이스트 생명과학부 교수다. 연구하는 과학자 겸 교수로서 후배이자 제자인 대한민국 미래 영재 학생들과 함께 연구활동을 한다는 것은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국민의 지원에 대한 고마움과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훗날 대한민국의 발전에 꼭 기여하고 싶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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