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서초동 대검찰청 앞 집회… 조국 지지·반대 레이저 구호
'정경심 구속 국민이 명령한다'
12일 오후 7시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외벽에 이런 글씨가 나타났다. 조국 법무장관 지지자 수만명이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을 에워싸고 이른바 '조국수호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조국 집회)'를 열던 중에 벌어진 일이다. 군중 속에서 "아이씨" "뭐야" 등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 상황은 다양한 표현으로 되풀이됐다.
12일 오후 7시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외벽에 이런 글씨가 나타났다. 조국 법무장관 지지자 수만명이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을 에워싸고 이른바 '조국수호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조국 집회)'를 열던 중에 벌어진 일이다. 군중 속에서 "아이씨" "뭐야" 등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 상황은 다양한 표현으로 되풀이됐다.
이날 주최 측이 레이저 빔을 쏘아 대검찰청 외벽에 나타내려고 준비한 문구는 조국·정경심 부부를 응원하는 내용 일색이었다. 이들은 이미 지난번 집회에서 '정치검찰' '사법적폐 바꾸자' 등 문구와 노무현 전 대통령 얼굴 사진 등을 대검찰청 외벽에 띄운 바 있다. 이번엔 변수가 있었다. 조국집회 현장에서 불과 수백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반(反)조국 집회가 열렸는데, 이들도 똑같은 레이저 빔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반조국 진영은 조국집회 측 문구가 뜰 때마다 '맞춤형 문구'로 대응했다. '(조 장관을) 반드시 지키겠습니다'가 뜨면 그 아래 빈 공간에 '문재인 탄핵'을 띄우고, '(조국 집회에) 지치지 말고 끝까지 갑시다'가 뜨면 '조국아 깜빵 가자'고 띄우는 식이었다. '우리의 사명이다' '조국 구속' 등이 짝을 이뤄 조국 장관을 비판하는 하나의 문장처럼 읽혔다. 이런 장면을 찍은 사진들이 인터넷에선 화제가 됐다. '환상 궁합' '찰떡 콤비' 등의 댓글이 달렸다.
비판도 제기된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피의자를 조사하는 검찰 건물에 피의자 응원 문구를 쏘고 고함을 지르는 건 명백한 수사 방해"라고 했다.
조 장관 지지자들은 이날 집회에서 조 장관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동일시하거나 '계승자'라는 식으로 표현했다. 대형 스크린에서는 노 전 대통령 영상이 수차례 나왔다. 연단에 선 사회자가 "조국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가 지킵니다. 다시는 노무현 대통령처럼 '지못미'(지키지 못해 미안하다)하지 않습니다!"라고 하자 군중은 환호했다. 군중 속에서 노 전 대통령 얼굴 그림과 함께 '보고 계십니까' 문구를 적은 노란 깃발이 펄럭였다. 일부는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 조 장관을 한 페이지에 그린 피켓을 들었다. 주최 측이 '소장용'이라고 나눠준 것이다.
관변 집회 논란도 계속됐다. 다수 발언자가 연단에서 사법 개혁과 무관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업적'을 자랑하거나, 패스트트랙 안건 신속 국회 처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사항에 야당이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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