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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들
2022.06.01 (수)
정가표가 없었네흥정이 필요 없었네공기처럼 물처럼늘 그렇게 곁에 있었네—검은 머리 부모님들치맛자락에 매달리던 어린것들꽃다운 나의 지난날왜 진작에 몰랐을까가장 귀한 것들에는가격표가 없다는 것을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았던나의 젊음도어느 날 문득 뒤 돌아보면이미 돌아오지 않는 세월의 강을 건너훨훨 가버리고 없는데왜 좀 더 일찍이 몰랐을까그들이 내 곁을 영원히 떠나고 말면이토록 사무치게 그리울 줄을The Precious ThingsBong Ja AhnNo...
안봉자
우리 시대의 아버지
2022.06.01 (수)
대한민국의 근대 역사는 실로 기적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이조 말기로부터 시작된 근대화 과정에서 오랫동안 나라를 지켜왔던 유교의 풍습이 무너지고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는 혼란의 과정을 겪어왔다. 각종 정변은 물론이고, 일제의 침략, 그리고 6.25전쟁을 통해 국민들은 큰 아픔을 겪었다. 이 시대를 잡초와 같이 살아온 우리 부모님들의 세대는 나라를 지키려 목숨을 잃었으며 전쟁 이후에는 가난속에서 가족을 지키려 온몸이 부서져라...
김유훈
결, 결, 결
2022.06.01 (수)
결缺마음에 결缺이 났다.결缺은 항아리의 한쪽 손잡이가 떨어져 나간 것을 표현하는 형성 문자다. 무거운 항아리를 옮기는데 필요한 손잡이가 없으니 항아리가 제구실을 못 한다는 뜻이 ‘이지러지다, 없어지다, 모자라다’는 의미로 이어진다. 결점이나 부족한 것이 없는 완전무결한 사람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나름 바르게 걸어가려고 노력한 시간이 흩어진다. 어느새 결이 난 마음, 한번 이지러진 마음은 쉽게...
강은소
6월의 연가
2022.06.01 (수)
길 섶에눈부시게 피어 올린양귀비 한 송이가슴에 맺힌 한삭일 길 없어바람결에눈물 바람 하고 있는데어디선가 날아온나비 한 마리갑자기 붉은 입술에황홀한 입맞춤을 하니가녀린 허리를한껏 뒤로 제치고뒷걸음질 친다바람 탓일까기분 탓일까
유우영
인생의 이사 날
2022.05.25 (수)
인생 그것생각해 보면 아득히 먼 기찻길 같지만멀고도 가까운 외길이었다 아버지 가시고 외로운 들꽃처럼 홀로 서셨던 어머니이제 엄니 가시고 우리 모두 홀로 선 것 같았던 길도따지고 보면 외길일 뿐이었다나 또한 가고 나면 다시 못 본다는 슬픔이 조금 있을 뿐우리 그러했듯이 내 아이들도 모두 그러할 것이기에내일을 또 사는 일이다 이제 나는 내 인생의 세 번째 큰 이사를 할 것이다부모 곁을 떠났던 출가의 이사와 고국을 떠나...
강숙려
뿌리 내리기
2022.05.25 (수)
4월이 오면 나는 봄바람이 난다. 물병과 아이폰을 챙겨 넣은 망태기를 어깨에 메고 나 만의 산책길을 향해 집을 나선다. 재작년 옮겨 심은 참나물 뿌리가 제대로 잘 자라주면 좋겠다는 바램과 설레임으로 발걸음이 빠르다. 메이플 리지 동네 듀드니 길로 올라 오다가 230 가에서 오른 쪽으로 들어가면 작은 공원이 있다. 공원 옆으로 잡풀을 헤치고 어렵게 안으로 들어가면 아늑한 공간이 나온다. 마치 나를 위한 참나물 밭처럼 파란 참나물이 무리지어...
김춘희
내 향기 내기
2022.05.25 (수)
내 향기 내기- 내 삶의 봄을 기다리며 - 최원현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안에 은은한 향기가...
최원현
선인장
2022.05.25 (수)
거칠어도 속이야늘통통 탱글탱글하지만수십 년 여름 내내어둠을 멀리하고태양의 뿌리만핥아온 대가갈증과 원망이라는가시 옷만 걸치게 되었다해가 뉘엿뉘엿 기울자때를 기다려 지금그간 벼리고 벼려왔던독기 서린 침을저 푸르딩딩한 살갗에 갖다 대고깊숙이 찌르기에 이른다깜짝 놀란하늘의왼쪽 어깻죽지붉은 피를 흘리며어둠 속에 서서히 스러져가고 있었다황량한 사막에서내일 한 송이 꽃 피우기 위해뜨거운 기운마셔보고또...
하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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