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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영원한 주제는 사랑이다.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음악의 주된 이야기는 사랑으로 이어진 슬픔과 환희의 표현들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시학 론에서 가장 완벽한 문학 장르는 비극이라고 단언했다. 사랑이라는 주제는 연민과 회한을 통해 격정을 덜어내는 진솔한 스토리야 말로 예술의 절정을 말해 준다. 우리들의 삶속에서 비극은 슬픔 그 자체로 각인되어 남지만 예술이 보여주는 슬픈 장르는 가슴을 적셔주는 아픔과 눈물로 이어지다...
자명
수양매화 2023.04.17 (월)
   사월 중순, 경기도 축령산 자락에 둘러싸인 아침 고요 수목원에서 한 여인을 만난다. 단번에 눈이 황홀해져 어쩔 줄 모르고 오랫동안 바라만 본다. 여인은 방문 밖으로 긴 주렴을 늘어뜨리고 그 안에서 홀로 가야금을 뜯고 있는가. 내 가슴에 덩기둥, 덩기둥 가야금 소리가 울리고 있다. 10만 평의 수목원을 가득 메운 꽃들 중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벚꽃, 매화, 목련 등 하얀 빛깔의 꽃이다. 나무 한 그루 씩이 거대한 꽃 궁궐을 이루고 있다....
정목일
나는 잠의 나라에서 온 사람물 빛 수련 위로 물 새들 날아오르고꽃가루 속에 입술 묻었던 나비들물 안개 따라 날아오른다공기 방울, 물방울 같은 나비 날개들하늘하늘 잠들 곳을 찾아 날아오르고나는 먼 나라에서 온 집시처럼섬 같은 외로움 찍으며 간다물속에서 팔딱거리는 은빛 물고기들노을 빛 햇살 가르며 튀어 오르는데나는 물 속 돌 틈에 기대 앉아물고기처럼 한 쪽 발 담근다
이영춘
디지털 적토마 2023.04.11 (화)
  디지털 문화의 첨단기술,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에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이 매우 유용할 것이며, 앞으로 인공지능 없는 우리 생활을 생각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신석기 혁명을 시작으로 몇번의 획기적인 혁명이 있었다. 그 혁명을 통해 인류는 그 때마다 비약적인 발전의 단계를 거쳐왔다. 인공지능 역시 인류의 발전을 한 단계 끌어 올릴...
정효봉
착각 2023.04.11 (화)
내가 단단한 결정이라는 착각 우리가 개별 포장이라는 오산 나는 나 너는 단지 너라는 착오  물감처럼 우리는 혼색되고 있다 마주치면 물들어 퍼져나가는 파레트 오케스트라 합주 공중에서 섞여 춤추는 소리의 물결 커다란 봉투 안에 뒤섞인 색색깔 별사탕  떨림과 떨림그 사이 사이 구멍.별과 별 사이 우주만큼이나 무수한 구멍들 그러니 당연하지 가끔 나도...
이인숙
농부 이반의 염소 2023.04.11 (화)
  러시아 민담에 ‘농부 이반의 염소’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반은 이웃인 모리스가 염소를 키우면서 점점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게 부러웠다. 부러움은 차츰 질투로 변해갔다. 어느 날, 하느님이 이반의 꿈에 나타나 “이반아, 너도 염소를 갖고 싶으냐?”고 물었다. 이반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모리스의 염소를 죽여주십시오.”라고 했다. 하느님은 말없이 사라졌다.이 이야기를 읽으며 섬뜩했다. 열심히 풀을 뜯어먹고 매일 많은 젖을 내는...
정성화
모도에서 2023.04.11 (화)
모도의 베미라미 조각공원벗어버린 조각들이 둘이 마주보거나서로 꼬옥 끌어안고 있거나함께 엎드려 있기도 하다 모래밭으로 내려선다바닷가 바위 위 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작품명 버들선생’멀리서 보면 버드나무처럼 보이는데가까이 다가서 보니 구세 먹은 둥근 쇠기둥에줄기가 모두 쇠사슬로 늘어져 있다바람의 세기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도소리도 다르게 들리니신비롭기도 하고 괴기스럽기도 하다바닷물이 꾸역꾸역 밀려와버들선생...
조순배
이민을 오던 해부터 스물 두 해 째 출석하고 있는 교회의 부엌으로부터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제일 처음, 교회 주보를 통해 앞으로 주방에 여자 성도 분들의 출입을 사절한다는 안내가 나갔을 때에만 해도 사실 이렇게 대대적인 변화와 큰 파급효과를 가져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작년말 새롭게 피택을 받은 장로 6명과, 기존 시무를 맡아오던 두 분의 장로까지 도합 여덟 분의 사나이가 의기투합하여, 그 중에 한 분이 친교부장을 맡아...
예주 민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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